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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 Dec 14. 2023

나무야

관절 인형과 꿈

나무야

내가 너를 그냥 '나무야'라고 부르는 건

나를 '사람아'라고 부르는 것과 같겠지?

그래도 오늘은 너를 그냥 그렇게 부르고 싶어

요즘 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오롯이 한 사람이고 싶거든


오늘 많이 춥지?

비바람에 낙엽이 눈처럼 흩날리는데

낙엽이 추운지 솜털이 섰더라고

빗물에 질퍽한 바닥을 뒹구는 낙엽이 걱정돼

그래도 낙엽들이 함께여서 괜찮을까?


나무야

낙엽을 보면서 네 생각을 했어

너는 낙엽들마저 보내고 혼자 외로울 텐데 괜찮아?

네가 그저 묵묵히 서 있어서 더 마음이 쓰여

그래서 우연히 관절이 접히는 인형을 보면서 든 생각을 말해주려고


삶의 굴곡은 관절이 접히고 펴지는 것과 비슷한 거 같아

관절이 접혀야 스스로 동작을 바꿀 수도 있고 움직일 수도 있는 것처럼

외로움과 버거움은 스스로 꿈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거 같아

지금의 시기를 지나고 나면 넌 조금 더 꿈에 가까이 가 있을 거야

넌 꿈에 대해 생각해 봤어?


내 생각에 꿈는 건 소중한 것을 찾는 여행이고

소중한 것은 내가 타고 있는 배의 모퉁이에 있을 거 같아

자신 있게 준비한 나만의 무기가 무뎌지고

의지가 사그라질 때 게 되는 거

너무 작아서 지나친 그것

내 눈에 넌 아래 사진의 모습이야

내가 지금까지 찾은 소중한 건 사랑의 빛 담아 바라보는 눈

널 그 눈으로 봤거든

이 정도면 네 모습 네가 봐도 멋지지?

힘내서 소중한 걸 찾기 바라

나도 다시 힘내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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