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밀물과 썰물: 우리 몸의 노래와 시간의 리듬

삶의 색 위에 사랑을 입히다

by HAN
아가야, 슬픔이 흐르면
가슴에 손을 얹어 봐.
따스한 움직임 속에
내 사랑이 함께 있단다.


언젠가 제가 만들었던 노래의 한 구절입니다.

저에게 심장의 박동은 변치 않는 사랑의 노래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호흡은, 그 사랑에 대한 우리의 진솔한 답가(答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심장의 리듬은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생명의 기본값이지만,

호흡은 잠시 멈추거나 깊게 들이쉴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 선택의 여지 안에, 우리는 삶의 주체로서 참여하고 응답합니다.


저는 그림을 그리며 세상에 예쁘지 않은 색은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기쁨의 밝은 색부터 슬픔의 어두운 색까지,

모든 색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흔적 또한 그 자체로 소중하며,

결국에는 ‘고운 빛’으로 저장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글의 제목 그림은 무채색의 오일파스텔 배경 위에

밝은 빛 아크릴 물감을 더해 완성한 작품입니다.

삶의 색 위에 사랑이 덧입혀진 모습입니다.


이 글은 그런 마음으로 써 내려간 기록입니다.


호흡: 영혼의 답가이자 몸의 스위치

우리의 숨결은 대부분 뇌간의 호흡 중추에서 시작되는 무의식적 활동입니다.

그러나 이 원초적 리듬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유일하게 의식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자율신경계 기능이라는 점입니다.


깊고 느린 호흡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격해진 심장을 진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몸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평화로운 위로의 언어입니다.


결국 한 번의 숨은 60조 개의 세포에 에너지를 보내는 생명의 바람이자,

우리 안의 폭풍을 잠재우는 고요한 리듬의 중심입니다.


호흡과 쉽.png

왼쪽은 뇌간의 호흡 중추에서 시작되는 호흡의 생리적 조절과

우리가 의식적으로 부교감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보여줍니다.

오른쪽은 시교차상핵(SCN)을 중심으로 한 24시간 생체리듬의 조정 체계를 설명합니다.


생체리듬과 수면: 시간의 약속, 영혼의 기록

우리 뇌 속에는 '시교차상핵(SCN)'이라는 작은 마스터 클락이 있습니다.

이 ‘시간 중추’는 눈을 통해 들어온 빛 정보를 바탕으로

신체의 리듬을 조율하고,

아침에는 코르티솔, 밤에는 멜라토닌을 분비하며

우리 몸의 주기를 맞춰줍니다.


이 리듬에 따라 우리는 잠들고 깨어나며,

낮 동안의 경험을 기억 속에 정리하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기억의 재구성: 중요한 기억은 저장되고,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됩니다.

뇌 속 청소: 깊은 잠 동안 뇌척수액이 노폐물을 씻어냅니다.

신체 회복: 성장호르몬이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고 면역 체계를 정비합니다.

감정의 균형: 꿈을 통해 정서적 긴장을 해소합니다.

생명의 밀물과 썰물 - 호흡, 수면, 그리고 전자약.png

수면의 단계, NREM과 REM의 기능,

그리고 전자약이 수면 장애에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과학적 도식입니다.


리듬이 흔들릴 때, 전자약의 속삭임

하지만 때로 우리의 리듬은

스트레스, 질병, 환경적 요인에 의해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전자약은 몸의 신경계와 직접 소통하며

원래의 리듬을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미주신경 자극기(VNS): 심박과 호흡을 안정시킵니다.

설인신경 자극기(HNS): 수면무호흡증의 기도 개방을 돕습니다.

시계유전자 조절: 시차 문제나 불면증에 대한 리듬 재설정도 가능합니다.

숨, 쉼, 전자약.png

호흡기, 수면, 그리고 전자약의 상호작용을 정리한

개념 인포그래픽입니다.

생리학적 현상과 전자약의 작용 원리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삶을 기록하는 리듬

호흡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연주하는 ‘실시간 답가’이며,

수면은 그 노래를 영혼에 새기는 ‘기억의 기록’입니다.

이 리듬 안에서 우리는 생명을 살아가고,

하루하루를 아름다운 흔적으로 남깁니다.


다음 이야기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 몸이라는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리듬과 기능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 정교한 연주가 멈추거나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다음부터는 그 기능의 상실, 즉 질병의 세계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뇌의 작은 이상이 전신의 움직임을 얼어붙게 만드는 병,

파킨슨병을 마주합니다.

전자약은 이 얼어붙은 리듬 속에 어떻게 새로운 박동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요?

그 회복의 여정을 함께 시작해 보겠습니다.

호흡과  수면.jpg 삶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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