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은 Jul 31. 2023

#2. 생존이 급한데 무슨 조직문화 타령인가요?

아니요, 당신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인지하지 못한 것뿐.

일단 생존이 중요한데 무슨 조직문화인가요?

여긴 조직문화랄 게 없어요.

저희도 조직문화 해야 하는데 아직 담당자를 구하지 못했어요.

조직문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부터 대화를 이어보고 싶은 말이었다.


생존에 조직문화가 불필요하다면 생존 이후에는 조직문화가 필요한 걸까? 조직문화가 없다라는 건 무정부상태와 같은 걸 텐데, 그럴 리가? 조직문화 담당자가 생기면 조직문화가 새롭게 생기거나 바뀌는 걸까?


웬만한 기업에 컬처 매니저, 컬처 에반젤리스트 등의 이름의 조직문화 포지션이 존재하는 것처럼 시장 내 조직문화의 이해도와 중요도, 그 수요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이런 대화가 크게 낯설지 않은 걸 보면 조직문화는 여전히 기업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영역이라 여겨지는 것 같다.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한번 뜯어보자. 조직과 문화의 복합명사다.


조직(이하부터 기업에 한정)은 개인과 달리 특정한 의도를 갖고 만들어진 집단이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 또는 기여하고 싶은 바를 기반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그 조직의 목적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곳이다.


문화는 문화를 정의하는 여러 표현들이 있지만 검색 결과로 갈음하고, 여기서는 "공유가치(Shared values)'*라는 말로 대체해 보자.


정리해보면 조직문화는 해당 조직이 특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유하고 있는 가치, 거기서 파생된 여러 생활양식들을 총망라한 단어다.


이렇게 보면 조직문화의 전제 자체가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왜 조직문화를 언급하면 뭔가 유행을 따르는 일 그래서 기업의 현실에선 우선순위가 아닌 일 혹은 구성원에게 "무작정" 잘해주는 것, 조금은 사치스러운 일 또는 별도의 비용을 들여서 해야 하는 일로 간주되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 기업의 초기 시절로 돌아가보자.


우리는 어떤 목적을 갖고 사업자를 냈고 이루고자 하는 바(미션/비전)가 있었다. 이를 위해 무엇부터 시도해 나갈지 사업 로드맵(사업전략)과 어떤 가치를 지켜야 우리게에 경쟁력이 될지(핵심가치)도 '로'하지만 구상해 봤다. 혼자 하기엔 버거운 일이다.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인재상) 생각하고 초기 멤버를 몇 모았다.


초기멤버의 특성상 신뢰잔고가 두텁더라도 모두 엄연히 나와 다른 사람들이다. 우리가 함께 일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인지(행동규범) 함께 고민했다.


(업무범위가 점차 늘어나고 기능들이 정의되기 시작할 때 조직설계도 이뤄지고 각자의 R&R이 조금은 정리가 된다. 이외 경영관리, 성과관리 등도 다루어야 하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이 과정을 하나의 도식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corporate way 축약ver.


곧 두 명 이상이 모일 때부터 그 조직의 문화는 형성된다. 조직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공동의 목표가 되었고, 그를 이루기 위해 꼭 지키기로 한 가치가 있으며, 그로부터 여러 생활양식들이 파생되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축적되고 학습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문화라 말한다.


조직문화의 성패는 사업전략을 효과/효율적으로 달성하냐 못하냐에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는 생존과 무관하다거나 특정 담당자가 할 일이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다. 되려 생존과 성장을 위해 조직문화 관리가 필수인 셈이다. 이어 시장환경이나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경우 문화 측면의 변화관리도 병행된다.


또, 조직문화의 전제가 위와 같기에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를 제외하고는 단순히 어떤 문화가 옳다/그르다, 좋다/나쁘다로 단정지을 수도 없는 일이다.


흔히 좋은 복지를 제공하는 회사의 사례를 좋은 조직문화라는 프레임을 씌워 많은 채널에서 보게 되는데, 이것 역시 이게 전부가 아니라 그 이면에는 전략 수행에 필요한 조직 내 생산성 또는 몰입도 강화의 고민이 있었을 테고 그를 위해 개시한 여러 활동 중 일부일 거다.

 

 

다시 말해 조직문화를 관리한다는 것은 무작정 어떤 트렌드를 따르거나 사치스러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미션/비전 실현을 위해 조직을 전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맥킨지 7S 모델(하단 그림)에서도 shared values의 중요도를 가장 높게 본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가 1914년 정오의 악마라는 책에서 한 말)'은 널리 회자된 적 있다.


이 말의 의미를 경영에 적용해 보면 조직문화에 있어 우리가 조금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당신이 문화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문화가 당신을 관리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도 못할 것이다.

- 에드거 샤인 -









지속가능한 조직운영 시스템을 함께 고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 조직문화 역시 전략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여기고 이를 지속가능한 조직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라 표현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각자의 원대한 목표를 최적의 방법으로 이뤄낼 수 있길 희망하고 응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0.조직문화를 고민하는 당신이 읽어야 할 단 하나의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