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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gSeongKwon May 17. 2016

[책Book] 서울의 발견

도시인문학 강의  : 승효상 외9명

로버트 파우저 "서울의 오래된 골목이야기"

p.159~

골목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보면 '골목'은 "큰길에서 들어가는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이라고 나와 있다. 영어사전에는 "alleyway, byway, narrow path"  작은 길이라 한다. 골목은 역사적 공간, 물리적 공간, 정신적 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역사적 공간으로서 골목은 자동차가 생기기 전에 주로 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자동차라는 교통수단이 생기고 난 후에는 더 이상 골목을 안만들기 때문에 '역사적인 공간'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골목은 5년, 10년, 20년 전에 만든 공간이 아니고 아주 오래된 역사적 공간으로서 그 도시의 역사, 구조를 다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골목은 출발부터 역사적 공간이 된 것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골목이 많은 곳은 대부분 오래된 도시다. 주로 문명사회 중심의 도시다. 예를 들어 로마, 아테네 그리고 동양에서는 서울, 교토처럼 오래된 도시들은 문명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왕이 살았거나 중요한 종교시설이 있었는데 그러한 도시들은 다 골목이 있다. 그래서 골목은 역사적인 도시에 많고 골목 그 자체가 역사를 반영하는 공간이다. 

  물리적 공간으로서 골목은 물리적으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옆에 건축물이 있고 뒷배경하고도 어떤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골목은 경사가 조금 있어서 장마철에는 물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골목은 사람이 있고, 어떤 환경하고 소통하는 그런 공간이다. 골목은 물리적인 공간에 있기 때문에 늘 변하는 것이다. 어떤 집이 낡아서 집을 고치면 그 골목의 경관이 변하게 되고, 날씨 때문에 골목이 변하고,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서 갑자기 변하는 경우도 많다. 

... 중략

  정신적 공간으로서 골목은 추억과 기억이다. 추억과 기억은 다르다. 기억은 객관적인 메모리memory인데 추억은 어떤 애착이나 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골목에 살던 사람이 모두 추억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별로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을수 있다. 그래도 골목에 살았구나 아니면 골목에서 태어났구나 이렇게 추억이나 기억이 있는 것이다. .... 골목에는 낭만과 신비주의mysticism, 이국성이 있다. 


  제인 제이콥스는 도시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다양성 4원칙을 말한다. 첫째, 복합 용도mixed uses로 한 동네에 주택만 있거나 상업시설만 있는게 아니라 여러 가지 용도의 시설이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짧은 블록short blocks으로 블록이 너무 길면 걸어다니기에 조금 지루하다. 세번째는 다양한 건물bulidings of various age and states of repair로 오래된 건물이 있어야 하고 새 건물도 있어야 하고 큰 집도, 작은집도 있어야 한다. 네 번째는 높은 인구밀도density다. 인구밀도가 높으면 지역산업이 잘 된다. 인구민도가 낮으면 지역산업이 발전하기 어렵다. 북촌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인구밀도가 낮아지고 상업시설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근린 생활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북촌을 보면 세탁소가 필동에 하나 있다. 인구밀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그곳에 사는 사람을 위한 편의시설이 활기를 띠는 것이다.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서울 골목

  19세기까지 골목은 도시 흐름의 중심이었다. 가치가 굉장히 높았다. 아마 한양을 생각하면 19세기까지는 골목에 면해 있고 골목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위치의 집이 좋은 집이었다. 골목은 19세기까지는 굉장히 중요한 도시의 소통, 흐름 역할을 했다. 문제는 20세기부터 도로가 도시 ㅎ름의 중심이 되자 골목이 파괴되고 나아가 자동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골목은 자동차가 다니지 못하니깐 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그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보편적인 현상이다. 도시의 흐름을 통해서 공동체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데, 지금은 중심이 도로로 변했기 때문에 골목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모르겠다. 


서울 골목의 이론 접근

  제인 제이콥스와 로버트 벤투리의 공통점은 계획되지 않은 융기적으로 형성된 도시의 가능성, 그러니까 계획되지 않은 어떤 랜덤한 것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 그래서 골목은 랜덤성이 높아서 예측하지 못한 발견에 대한 기대가 있다. 파리나 비엔나에 가면 모든게 예쁘다. 그런데 조금 있으면 지루해진다. 서울의 랜덤성을 조금 새롭게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로버트 벤투리가 애기했던 것처럼 서울 골목의 매력은 랜덤성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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