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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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는군.
지금 흘러간 내 생애 전부를 보고 있네.
나는 속았어! 그 애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네.
결코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어!
틀림없는 사실이야. 예전에도 안 왔으니까
이번에도 그 애들은 안 올 거야.”
- <고리오 영감>, 오노레 드 발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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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에게 한없이 내어주는 남자가 있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주고, 빚까지 내서 더 주려고 했던 남자. 그는 바로 고리오 영감이다.
그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낡고 좁은 방에서 조금씩 죽어가더라도 괜찮았던 것이다. 두 딸만큼은 원하는 걸 다 가지고, 최대한 높이 올라가기를 바랄 뿐. 그러나 과연 두 딸은 만족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 그는 그녀가 자기 아버지 시체라도 밟고 무도회에 갈 수 있는 여자라는 사실을 예감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랑은 이처럼 어긋난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자신의 사랑이 지나쳤음을, 자신을 향한 딸들의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고리오 영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