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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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그가 그녀에게 청혼한 것은
바로 그 사흘 동안이었다.
그녀는 “어쩌면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
“키스해 줘.”,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
“당신을 사랑해.” 등의 말을 했다.
말하자면 그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셈이다.“
- <겨울 꿈>, 스콧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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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황금빛 옷을 입은 에나멜 인형처럼’ 화려하지만 동시에 매우 공허하다. 그들은 성공을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진짜 성공이 아니다.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사랑을 얘기하지만,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다.
주인공은 아름다운 한 여자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는 그녀와 결혼할 수는 없다. 그에게는 그녀를 붙잡아 둘 힘이 없었으므로.
사랑에는 힘이 필요하다. 나만 사랑해서는 그 사랑을 이룰 수가 없다. 상대방을 내 앞에 앉혀놓을 힘. 그 힘이 없다면 상대방은 이내 떠나가 버린다.
내 힘이 부족해서 상대방이 떠나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질책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깊이 사랑했던 상대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그러나 한참이 지난 뒤, 사랑했던 그 사람이 ’시들었다‘는 소식을 듣게 될 때. 자신이 사랑했던 과거가 모두 사라져 버렸음을 알게 될 때. 그럴 때 우리는 상실감에 몸부림 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