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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 and Terri Aug 27. 2020

캐나다 MBA의 학교 생활

학교에서 수업 외에는 어떤 걸 하나요?

자, 이제 공부를 떠나 학교 생활 편이다.


대부분의 MBA 과정은 학교 수업 + 인턴/풀타임 구직 외 본인이 하고 싶은 활동이 없다면 아무것도 안 해도 졸업은 가능하다. (심지어 한 학기 교환학생이나 교수와의 연구 과제를 진행하면 인턴을 안 해도 된다) 실제로 간혹 아무 활동들도 하지 않고 모임도 안 나오고 잠수 타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어찌 2년 동안 학교 다니면서 이것들만 할 것인가. 물론 위에 적힌 두 개만 해도 벅차긴 하지만, 중간중간 짬을 내서 학교 생활을 보다 보람차게 할 수도 있고 동기들과 친해지는 계기 또한 만들 수 있다.


평생 한 번 할까 말까 한 MBA다. 2년 간 학교 다니면서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건 훌륭한 선택이다.


물론 McGill은 작은 학교라 아래 활동들이 아주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한 학년에 70명인데 모두가 열정적으로 활동하진 않으니 대부분 굉장히 소수로 돌아가긴 한다. 그러나 큰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의 얘기들을 들어보면 매우 잘 되어 있다고 하니 MBA들이 어떻게 사는지 대략적으로 엿볼 수는 있을 것이다.


1. Club Activity

- 소위 한국 대학 동아리 활동과 비슷하다. (앞으로 Club 또한 동아리라고 쓸 예정) 사실 인원수가 인원수인지라 소수 클럽들을 제외하고는 크게 잘 돌아간다는 느낌은 없다. 동아리 가입비는 $5~$10이고 이 가입비로 보통 연사 초청을 하거나 동아리 행사 때 음식 등을 준비하는 비용으로 쓴다.

나 학교 다닐 때만 해도 MT 다니고 이렇게 방에서 술 마시는 게 동아리였다. (화석 인증)

- Consulting Club의 경우 대부분의 MBA 학생들이 희망하는 컨설팅 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동아리이다. 케이스 분석 인터뷰 준비를 하기 위해 보통 가입을 많이 하고, 학년의 80% 넘게 가입을 한다. 주말에도 모여서 같이 공부를 하는 등 굉장히 성실한 활동을 강요하는 모임이지만... 나는 굳이 하지 않았다. (사실 초반에 모두가 컨설팅 노래를 외치면서 우르르 가입을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딱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2학기가 되면 절반 이상이 유령 회원이 된다고들 한다.

- Tech, Marketing, Finance, Entrepreneurship 등의 클럽들도 있으나 사실 활동이 많지가 않다. (본인도 Tech와 Marketing 클럽에 가입이 되어 있긴 함) 보통 학기마다 인턴십 경험 공유, 연사 초청해서 강연 진행 1~2회 정도가 전부인 듯?

- 오히려 운동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다. 테니스/배드민턴, 축구, 볼링 등을 주말에 많이들 하고 1~2주마다 한 번씩 모인다고 듣긴 했다. 이것도 나는 주말에 육아에 집중하느라 활동을 하지 못했다.

- 그 외 동아리로는 Culture (인도 명절 Diwali, Salsa Night 등 이벤트 개최), LGBT, Women in Business, 사회적 기업, French Speaking 동아리가 있다. 본인도 French Speaking 동아리에 가입해서 2주에 한 번 정도 간단한 술자리를 가지면서 친목도 다지고 간단한 불어 연습도 하고 있다.


2. Case Competition

- 요즘도 한국 대학생들이 공모전을 많이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서는 Case Competition의 인기가 상당하다. 결승에 진출하거나 우승을 하면 본인이 그만큼 특정 주제 Business Case를 잘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스펙이 될 수 있고, 특정 기업에서 주최하는 Case Competition의 경우 입사 시에도 큰 도움이 되긴 한다. 그리고 결승전 참석 시에는 대부분의 경우 학교에서 항공권 및 숙박비를 지원해 주기 때문에 금전적 부담이 들어갈 일이 크게 없다. (친한 동기 한 명도 공모전 결승에 진출한 덕분에 미국 콜로라도까지 무료로 여행하고 덤으로 라스베가스 여행을 하고 왔다고 자랑했다)

- 나는 사실 학부 때 동아리 활동 외에 다른 활동을 크게 하지 않아... 부끄럽지만 공모전에 참가해 본 경험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한국 공모전과의 차이를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여기 공모전들은 단순히 '대학생들아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아라'가 아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다. 수업의 일부로 참가했던 UPenn 주최 People Analytics Case Competition을 예로 들어보면, 국경 없는 의사회 직원들의 Career Roadmap 및 현재 승진 구조의 문제점 등을 Data Visualization으로 해석해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학부 때 친한 친구들이 참가했던 '새로운 세탁기 아이디어 제시'등에 비하면 상당히 수준이 높긴 하다.

우리나라 공모전들은 아쉽게도 너무 '대놓고'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것 같긴 하다....


3. Career Service

- 어찌 되었든 MBA의 주목적은 '좋은 곳에 취업'하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 원하는 곳에 취업(인더스트리 내 더 좋은 곳 혹은 커리어 전환)하러 오는 곳이라, 여기서 MBA를 마치고 박사 과정이나 다른 진로를 택하는 학생들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Career Service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1학년 1학기가 시작될 때 Career Coach 또한 배정된다.

- 전담 Career Coach는 주로 Mock Interview(모의 인터뷰)를 도와주거나 Resume / Cover Letter 또한 봐주기도 한다. (나는 초반에 Cover Letter로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고, 좋은 Resume 덕분에 여름 인턴십을 구한 운 좋은 케이스다. MBA를 시작하면 꼭 Resume 첨삭을 Coach들에게 다시 받자.) Mock Interview 또한 오히려 실제 면접보다 더 빡빡하게 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Interview 방에 들어갔다 나오면 안색이 안 좋아져 있다... 아무튼 내 개인적으로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Career Coach들이 MBA 나온 컨설턴트, 회사 임원, HR 출신들이라 대부분의 경우 내가 반박할 여지가 딱히 없다...

- 그리고 다른 Career Team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인턴십이나 풀타임 포지션이 뜨면 알려주기도 하고, Fit이 잘 맞겠다 싶은 학생들에게 따로 메일을 보내 추천해 주겠다고 하는 등 도움을 준다. 아무튼 인사도 반갑게 하면서 친하게 지내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은 분명하다.

- 그 외에 초반에 LinkedIn 작성하는 방법, Cover Letter 쓰는 법, 인터뷰/네트워킹 하는 법 등의 워크숍부터  및 각종 네트워킹 이벤트를 Career Service에서 진행한다. 모든 워크숍이 다 좋진 않았으나 그래도 초반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11월에는 1학년 전체가 토론토로 Career Trip을 가는 이벤트가 있다. 호텔에서 다 같이 2박 3일 자면서 거기서 매일 네트워킹 이벤트과 회사 방문, 모의 인터뷰 등을 하는데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적기로 한다.


4. 그 외 이벤트

- 1학년 1학기 때는 모두가 스케줄이 똑같기 때문에 보통 시험이 끝나면 뒤풀이를 다 같이 하러 가곤 했다. (여담이지만 1학년 전체가 큰 교실에서 다 같이 시험을 본다....) 그 뒤로는 Club에서 주최하는 이벤트 아니면 삼삼오오 모임이 만들어지곤 한다. 1학기 때는 뒤풀이나 생일파티에 참석을 하곤 했으나, 2학기 때는 하필 빡센 과목들 위주로 듣는 바람에 수업 외적인 모임에는 많이 참석을 하진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3월 초 이후 모든 게 Lock-down에 들어갔기 때문에...

보통 뒤풀이 하러 자주 갔던 학교 내 대학원 펍 Thomson House. 일단 시내 바와 달리 시끄러운 음악이 안 나와서 좋았다.

- 학교 및 Club들 주관으로 진행하는 워크숍들이 굉장히 많다. 주제도 Agile Communication, Sustainability, Culture Awareness 등 굉장히 다양해서 나도 한두 번 정도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가끔 졸업생들이 방문해서 현재 재학생들을 만나는 이벤트들도 있는데, 이런 이벤트 등이 네트워킹을 하기 좋은 기회인 만큼 참석해 보는 것도 좋다.

- 맥길 대학원 학생회는 대부분 MBA들이 대표로 활동한다. 다른 과정 학생들은 Representative만 있고, 따로 조직을 갖춰 활동하진 않는다. 그래서 MBA 학생들의 무려 10%(!) 정도인 7명이 학생회장 및 학생회로 활동한다. (사실 Club들도 워낙 많아서 거의 3~40%가 특정 조직 President 혹은 Vice President로 활동하고 있다...)

- 그리고 McGill 한국인 학생 모임과 대학원생 모임도 있다. 한국인 학생 모임(MECA)은 이런저런 활동들을 많이 하고, 물론 학부생 위주이지만 개인적으로 나도 Career Coaching 및 Mentor 역할을 맡고 있다. 두세 번가량 워크숍을 진행했었고, 그때마다 학부생들을 만나면 참 열심히 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 마지막으로 캐나다 대학들 주관으로 MBA Game이라는 스포츠 이벤트를 1월(!)에 진행한다. 추운 겨울에 진행하고, 주말이 낀 2박 3일이라 굳이 참석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대학연합 체육대회 느낌으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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