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조직의 리더급이라면 팀원들의 역량수준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팀장이었을 때 팀원들을 유심히 관찰하곤 했었다. 물론 직급과 경험 정도에 따라 당연히 깊이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직급을 떠나서 보더라도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역량의 차이는 분명 있었다. 그것을 관찰할 수 있는 포인트는 많다. 질문할 때, 보고할 때, 문서를 작성할 때, 실수했을 때,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들이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을 보면 "아, 이 사람은 어느 정도의 의식 주준을 갖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나도 타인에게 그렇게 인식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선, 일을 잘하는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지난 25년간의 직장생활, 인사, 조직개발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바로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자신의 일, 그와 관련된 다른 일에도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관심이 없으면 별로 하고 싶지 않고 하고 싶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두 번째, 다면적 검토를 한다. 즉, 주어진 일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는 것이다.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대입해 보는 것이다.
세 번째, 검토가 끝난 후에는 지체 없이 행동한다. 머뭇거리면 기회를 놓친다는 것을 알고있다
네 번째, 피드백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엇을 개선해야 더 좋아질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첫 번째와 네 번째의 패턴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시스템처럼 말이다. 이런 사람은 일을 잘할 수밖에 없다.
그럼 이 다섯 가지 조건 중 더 중요한 아니, 가장 중요한 것이 있을까?
개인의 경험과 의견이지만 나는 두 번째, 다면적 검토를 꼽는다. 그동안 인사 일을 하면서 얻은 데이터는 이렇다. 지금 일을 잘하는 사람, 앞으로도 일을 잘할 사람은 주로 "사고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 "일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일머리라고만 표현하고 싶진 않다. 사고력이 좋은 사람은 직장 밖 어딜 가서도 인정과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사고력이 좋은 사람은 대게 아래와 같은 6가지 특징이 있다.
(성찰) 나를 항상 돌아보고 생각한다. 스스로 돌아보기 때문에 역지사지가 비교적 잘 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소통이 매끄럽다.
(학습) 지속적으로 학습한다 그리고 궁금증을 해결한다.
(축적) 암묵지의 경험을 기록하고 숙성하여 내 것이 되게 한다. 생각이 부족한 사람은 그나마 알고 있던 지식과 경험도 휘발되어 날아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정의) 문제를 잘 "분석하고 정의"한다. 문제를 잘못 진단하고 정의하여 배가 산으로 간 경우는 우리 주변에도 숫하게 많다
(구조화) 어떤 일이든 구조화를 잘한다. 계속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며 구조를 만든다. 구조화가 안되면 한눈에 볼 수 없다. 그러면 이해력이 떨어진다
(정리) 생각을 확장시키기도 하지만 반드시 담는작업, "정리"를 한다.
이렇다 보니 그들은 표현을 해야 할 자리에서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사람들의 주목과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자주 쓰임을 받게 되고 그럴수록 더 자주 사람들 앞에 나설 기회를 부여받는다. 그들은 그렇게 성공 "가능성"을 높여간다.
어떤 일이든 기회를 잡고싶다면, 무엇보다 나 자신의 "사고력"을 높여야 한다. 지금까지 봐 왔던 많은 사람들의 역량 차이는 주로 "사고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상하고 수준 떨어지는 리더와 높은 의식을 가진 리더와의 차이는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며 그것은 반드시 "생각의 수준"에서 출발을 한다.
누구나 살면서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인생의 기회를 잡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회가 있는 곳에 기야한다. 기회가 있는 곳에 가면 기회가 보일 때가 있다. 그러면 그것을 잡아야 하는데, 잡는 유일한 방법은
말하고 쓰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결국 "생각"이 먼저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
비근한 예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기업가나 연예인, 예술인, 운동선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 대부분 말을 잘한다. 그리고 잘 보면 그 사람이 평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 왔는가를 알 수 있다. 최근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이정재 씨를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를 뉴스 초대석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는 한때 큰 슬럼프도 있었고, 그 때문에 적지않은 고민도 했던 것 같다. 항상 그렇지만 말의 깊이는 고민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에게서 생각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예전(2~30대)과 달리 연기선이 굵어졌고 내면을 잘 표현하는 사람으로 변신하였다. 그가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역시 그의 생각(사고력)이 한층 더 발전되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 이정재씨의 변화를 앞서 말한 사고력이 높은 사람의 특징과 한번 맞추어 보겠다.
(성찰) 자신을 돌아보았기 때문에 겸손해졌고,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있는 것일 것이다. (학습) 연기에 대한 끝없는 의심,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 것이다. (축적)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을 새롭게 축적했을 것이다. (정의) 매너리즘의 원인을 생각했을 것이고 그것을 정확히 정의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 (구조화) 자신의 문제를 이해 가능하도록 심플하게 만들었을 것이며 (정리) 자신의 고민과 긴 슬럼프의 이유가 이제 다 정리된 것이다. 이제는 그 정리됨을 통해 변모된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배우 이정재씨의 연기변신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형태의 "변화"는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을 때 온다
그리고 이럴 때 반드시 기회는 온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배경사진: created by Yosep Surahman_unsplash
삽입사진: created by Eddie Jones_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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