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보통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난 네트워크가 많아, 난 네트워크가 적어". 그 의미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거나 적다는 뜻일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거나 모임에 나갈 때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좋은 관계를 맺으면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좋은 관계란, 한쪽으로 흐르는 관계가 아니라 균형 잡힌, 주고받는 관계다. 그리고 매번 사람을 만나는 이유가 어떤 목적이 있어서는 아닐 것이다. 설령 목적을 갖고 만난다 해도 나쁜 것은 아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그리고 누군가를 나쁜 일에 이용하는 일만 아니라면 말이다.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아쉬운 점은, 사람들은 계속 "받기 위해" 만난다는 것이다. 난 그렇지 않아!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사실 그렇다. 어떻게 하면 잘 받을까, 2를 주고 8을 가져간다던지, 4를 주고 6을 가져간다던지 아무튼 만남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은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뭔가 원하는 것이 있어 만나는 관계는 특히 더 그렇다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감추든 오픈하든 말이다. 누구나 내 것을 챙기려는 마음이 깔려있다. 하지만 이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것을 그냥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도 나에게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그래서 사람을 만나고 기회를 잡고 싶다면,
먼저 내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만큼 실력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내가 실력이 없어 줄 게 없는데 남에게 무엇을 받을 수 있을까?
사실, 인생의 기회는 네트워크가 넓은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 네트워크가 좋은 사람이 인생의 기회도 잘 잡는다면, 그 사람을 한번 유심히 살펴보자. 아마도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주고받는 일이 많겠지만, 주로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사람"일 것이다.
즉, 테이커(taker)가 아니라 기버(giver) 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내가 주는 것이 무엇인가도 중요하다.
예전에 한 선배가 있었다.
"기회를 얻으려면 네트워크를 넓혀야 돼! 넌 뭐하냐? 사람들과 술도 안 먹고. 한잔씩 해!, 그래야 기회가 생겨"
그는 그렇게 술자리를 많이 만들고 비싼 술집도 자주 갔었다.
그가 얻으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필요할 때 얻을 수 있는 도움을 위해서였다. 마치 추수를 생각하고 곡식을 심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나중에 선배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약간의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원하는 양질의 도움은 아니었다. 연락이 끊긴 지인들도 많았다 한다. 나는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선배는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는 것보다 친한 지인을 많이 만들어 친밀도 높은 인적 연합을 형성하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연합은 각자에게 더 중요한 일이 생기거나 만날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게 된다. 술로 만든 관계는 술이 없으면 유지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렇게 허망한 네트워크가 또 있을까?
그는 자신의 사업으로 지인들을 도울 수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먼저 고민했어야 했다. 그리고 제안 했어야 했다.
기버(giver)가 되려면 우선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은 자신의 분야에 실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내 잔에 물이 반 밖에 차 있지 않은데 남에게 나누어 줄 수는 없다
그렇게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다 보면 내 실력이 지속적으로 알려질 것이다.
그것은 다가오는 "운과 기회"에 나를 노출시키는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어떤 일이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서 기회를 잡고 싶다면 기버(giver)가 되어야 한다.
기버가 되려면 내 잔이 채워지거나 넘쳐야 한다. 잔을 채우지 않고서 기버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받는데 익숙한 사람은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 나 스스로 확장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회는 줄 수 있는 사람에게 온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배경 사진: Photo by Hunters Race on Unsplash
사진: Photo by Samuel Regan-Asant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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