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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태준열 Sep 27. 2021

생산자의 마인드를 갖는 다는 것

내가 인사담당이었을 때, 그리고 조직의 수많은 문제들을 열정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나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공부하고 고수들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새롭게 얻었다고 생각 한 지식과 인사이트를 현업에 적용도 해 보았고 운 좋게도 썩 괜찮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물론 실패로 인하여 사람들의 질타를 많이 받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개인적으로 꽤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다(직무 전문성과 정신적 성숙). 나름 어려웠던 상황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계단을 하나 더 밟고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성장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거침없이 "결핍"과 "도전에 대한 응전"이라고 말할 것이다. 결핍은 불편함을 야기시키고,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포착하게 하며, 이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결국 이것은 도전이 되어 응전 의지를 일으키고 행동을 요구하게 한다. 행동 과정에서는 어김없이 시련이 일어나고 풀기 힘든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흔히 말하듯, 이를 넘어설 때 또 한 번의 성장이 다가오게 마련이다.

예전에 인사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름 고수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코칭을 받아 본 적도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그분들은 오랜 시간 동안 해당분야에 천착하신 분들이었고, 경험도 많으신 분들이라 배울 점이 많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랬고, 그래서 나는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그분들을 도왔다. 하지만 한 가지, 컨설팅의 방향과 결과들이 타당하고 의미 있게 느껴지긴 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담당자로서의 의문이 생겨났다.

"다 맞는 말이긴 한데 과연 이대로 사람들이 움직여줄까?"

"현실적인 것일까?", "이와 같은 패턴으로 얼마나 성공했을까?"

"이 솔루션은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고려했을까?"

"이걸 하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 것일까?"

"솔루션은 잘 만들어졌지만, 꼭 이렇게 무언가 많이 고려되어야 하는 것일까?"

"왜 이렇게 복잡할까?"

"시스템을 정착시켜 가는 것은 내부 구성원의 몫이라고 했는데, 우리에게 이걸 해 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을까?"

"우리 조직의 역량을 얼마나 알고 설계를 한 것일까? 그것을 감안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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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났다.

나는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난 뒤 내가 왜 이렇게 찝찝했는지 그 원인을 알았다.

그것은 도전에 대한 응전을, 결핍에 대한 채움을
돈을 주고 쉽게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우리는 생산자보다 소비자가 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세련되진 못해도, PPT 장표가 아름답진 못해도, 스스로 생산자가 되어야 했다. 생산자는 제품이 팔릴지 아닐지, 소비자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말해 실제로 워킹(working)이 될지 아닐지 수많은 고민을 하고 테스트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자는 그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고, 다른 방식을 적용하며,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경험은 생산자에게 반드시 축적된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렇지 않다. 생산자의 제품을 구입한다. 편리할 순 있어도 그 제품을 만들거나 수리할 순 없다.

이런 생각 이후에, 나는 쉽든 어렵든 인사컨설팅을 받는 것보다(소비자) 스스로 제품을 설계하고 만든다는 생각으로(생산자) 일에 임하였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있었다.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도 배우고 학습 할 수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논문을 쓰는 과정도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배운 것을 실제 조직에 적용해 보고 성공과 실패 모두를 맛보기도 했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생산자"가 되는 과정을 배워나갔다.

물론 생산자가 된다는 것이 만능 처방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언가 스스로 만들어 나갈 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결핍을
채우며 개인과 조직을 성장시킬 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 진정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통의 터널을 통과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제 해결"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마치 효율을 높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내부에 축적되지 못하여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한 삶의 비밀은 나 스스로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꼭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도 괜찮다. 뭔가 내 노력과 고민을 통해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면 된다. 그리고 사람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한 경험과 마인드가 내게 축적된다면 언젠가 진짜 수익을 창출 해 내는 생산자가 될 것이다.

좋은 것을 사는 소비자보다 좋은 것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의 경험이 당신을 새로운 영역으로 점프하게 할 것이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