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준열 Oct 12. 2021

글쓰기, 읽기, 말하기의 힘


내가 한 IT 회사의 조직개발 실장으로 재직할 때였다.


당시 나의 상사, 그러니까 임원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한창 코칭에 꽂혀 있었다. 자격증 획득과 실습을 위해 부하직원들을 대상으로 참 어지간히도 코칭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분께 불만 아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지위를 이용해 직원들을 실습대상으로 활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코칭을 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도 없는데 억지로 코칭을 받으라고 하는 게 맞나?" "이게 코칭인가?" 이렇게 코칭 초보자인 내 눈에도 그분의 말과 행동은 뭔가 억지스러웠다.


드디어 그분의 코칭이 나에게도 다가왔다. 그룹코칭을 공부하는 과정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상사는 나와 팀원들에게 이런 미션을 주었다.


"실장과 팀원들 모두 글쓰기를 해 봤으면 합니다. 오늘 하루를 보낸 느낌과 생각을 에세이 형식으로 써보고 그것을 나에게 제출해 주세요. 내가 피드백해 주겠습니다"


나는 순간 화가 났다

"뭘 제출하라고?"


"이건... 마치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 숙제 검사를 받는 느낌인데?"

"참 잘했어요~태권브이 도장이라도 찍어줄라나?"

"아.. 정말 미치겠네" "코칭 좀 작작 하시라고 해..."

"본인이나 잘하시라고 해"


"대충 써서 보내드리자"

난 팀원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정말 그렇게 대충 쓴 듯 안 쓴 듯하며 글을 보내드렸다. 그런데 매번 대충 쓰다 보니 쓸 거리가 없어졌고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뭔가를 더 했어야만 했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기로 했다. 소스를 뽑아내기 위함이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 무심코 넘겼던 작은 이슈나, 사람들의 숨은 의도, 사건, 사고 등을 나의 생각으로 다시 재배열, 해석하기 시작했고 리더들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작정하고 보니 나름 "생각할 거리" 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후부터 나는 신문 오피니언이라든지 사설면을 평소와  다르게 읽었다. 즉, 쓰기 위해 문장을 구조적으로 뜯어보면서 읽었던 것이다. 독서를 하더라도 방향을 갖고 했으며 지식과 공감을 이끌어 내는 문구는 나의 기록 창고에 저장을 했다(당시 에버노트, 지금은 노션이다^^)




정확 치는 않지만 대략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나 스스로도 느낄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통찰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이슈에 대한 관점, 문제정의, 구조화에 더 강해졌다. 생각이 숙성되고 언어능력(말, 글) 더 강해졌다. 그러다 보니 표현에 확신이 생겼고 뇌피셜이 아닌 근거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더 많은 아티클과 참고서적을 읽게 되었다. 

아무튼 나는 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발전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내 상사분께 오히려 감사함을 느낀다. 비록 그분의 접근방식이 나이스 하진 못했지만, 그리고 내가 그분을 비난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분은 한 조직의 리더(실장)를 관리자 측면에서 그리고 개인의 삶 측면에서 모두 성장시킨 것이다. 나는 그분이 자신의 성장만을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과정이 그랬다 치더라도 그 상황 속에서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성장은 오는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2019년 1월 <존버 정신>이라는 책의 저자가 되었고 2011년 11월 <Snergy Trigger>란 제목의 전자책도 출간하게 되었다. 연이어 2022년 1월, 초보 팀장들을 위한 책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도 출간하였다. 이렇게 나는 기획출판을 3권이나 하게 된 작가이자 리더십 컨설턴트, 코치, 강사가 되었다 모두 글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물론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작가가 되기 위함만은 아니다. 

글을 쓰는 것 자체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든다.



글쓰기와 생각하기, 말하기, 읽기는 무엇이 먼저이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람도 경험상, 이 연결이 잘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기업을 이끌어 가는 리더 또한 글을 쓰고 생각하고 말하고 읽기(독서)를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적어도 경영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당신이 진정으로 성장을 원한다면 "조망권"을 높여야 한다. 내가 지금 5층 높이에 있다면 5층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망권을 10층으로 높인다면 그만큼 내가 볼 수 있는 시야는 넓어지는 것이다. 글을 쓰게 되면 나의 조망권이 높아지는 것이다.


혹시 지금 나에게 장착된 무기가 별로 없다고 생각 드는가?

내가 잘하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가?

지금보다 더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은가?


그럼 오늘, 작게, 아주 작게 일기부터 써 보자. 쓰게 되면 생각이 정리되고 책을 더 읽고 싶어 지며, 읽은 것은 또다시 쓰는 재료가 된다. 그러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당신만의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숙고하고 잘 쓰고 잘 읽고 잘 말하는 능력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될 것이다.



글을 쓸 줄 안다는 것은 앞으로 내 업무나 직업을, 그리고 사업을 이끌어 가는데 무기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Reload, 나만의 무기를 장전하는 것이다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배경 사진: created by Zac Durant_unsplash


리더성장과 자기계발의 모든 것

https://cafe.naver.com/inseongdang


태준열 리더십코치의 신간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87676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