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lack Compan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창환 Oct 02. 2019

18. 이라크, 그린존 (13)

[ 150m 에서 시작하지. 어차피 탄약도 별로 없어. 무리를 흩트려서 각개 격파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군. 가장 좋은 건 하나씩 우리한테 뛰어 오는 거야. 내가 좀 늙었지만 그래도 칼질은 안 잊었다고. ]

[ 아이린에서 전달, 앞으로 50m 남았음. ]

[ 무기 정보. ]

[ AK 8명, PKM 1명, RPG 1명. 방탄복 확인되었습니다. ]

[ 정예 경보병 소대로군. 이란 쪽 친구들이라고? 무자헤딘 친구들만 아니면 좋겠군. 방탄복이 아니라 폭탄을 두른 건지 모르니... ]

[ 아, 그 부분은 안타깝게도 자기장 쪽 센서가 반응하는 걸 확인... ]

[ 알았어, 알았다고! 기분 정말 깨는구먼. 젠장. ]

[ 맥주, 꼭 대접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25m. ]

[ 젠장, 오려면 빨리 좀 와라. 끝나거나 맥주 좀 마시게... ]

[ CAT 팀은 어떻습니까? ]

[ ... 전사들이로군. ]


노딩턴 대위는 두 눈을 의심했다. 모니터에 제대로 출력되고 있는 것이 맞다면 알바니아 소속인 이 친구들은 적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2차 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 작전 때 파이프 오르간을 불며 해안가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전진하던 영국 코만도 부대원들의 재림이나 다름없었다. 그린팀과 마찬가지로 적들이 자기들 품 안에 뛰어들기를 바라지만 그린팀처럼 기다리지 않았다. 이 자리가 자신의 마지막 자리인 듯 그들은 전사로써의 용맹을 보이고 있었다. 작전이든 진심이든 이제 이 전투는 머리싸움의  단계는 지나쳤다.


[ 이 친구들, 뭐라고 하는 거야? ]

[ K64에서 전송. 요약하면 이야기돼서는 안 되는 가족들의 험담과 여동생에 대한 욕구... ]

[ ... 진짜 전사들 이구먼. 적의 반응은? ]

[ 아이린입니다. 멈춰 선 채 듣고 있는 중입니다. ]

[ 금방이라도 돌격하겠구먼. 저 친구들은 총질 한번 않고 잘도 저러는군. ]


곧 반응이 왔다. 적들 또한 CAT 팀의 도발에 격한 반응을 보이며 흥분하는 것이 관측되었다. 그들도 똑같이 흥분하여 손을 흔들고 고래고래 욕설을 퍼붓는 게 영상에 잡혔다. 평소의 작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막바지에 이르러 이런 변수가 생겨 났다. 전투가 아니라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이제 누군가가 총질을 시작하면 바로 지저분한 싸움이 생길 판이었고 상황은 아이린이나 센트럴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양상으로 흘러갈 거였다. 노딩턴 대위는 감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 했다. 그때였다.


[ RPG! RPG! ]


적군의 반응은 직설적이었다. 가장 강력한 화력이 곧장 쏟아졌고 폭심 지역은 순식간에 먼지에 휩싸였다. 노딩턴 대위는 발사 지점과 착탄  지점 간의 거리 계산을 즉각 살펴보았다. 그린팀으로부터 2m 앞에 로켓이 꽂혔다. 다행이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흥분한  적들이 그린팀과 CAT 팀이 있는 곳으로 쏟아붓기 시작했다. 선제권을 빼앗긴 상태이기 때문에 노딩턴 대위는 아찔했지만 한편으로는 적군의 화력이 한 점에 제대로 집중되지 않는 면을 살펴보기로 했다. 애초부터 그린팀은 육박전을 기대했다. 총보다는 격투술로써 근접전으로 끌어들여 화력의 우세를 지워 버리려고 했기에 지금의 상황은 작전상 유도된 결과였다. 보기가 힘든 것만 빼면...


[ 그린팀, 상황 보고! ]

[ 뭘! 총 맞고 있잖아! 보고 있으면서 뭘 더 얘기하라고! ]


루 중위는 다급해서 물었겠지만 닥터 왓슨의 고함만 듣고 입을 다물어야 했다. 순식간에 지휘권을 상실한 지휘자가 된 루 중위는 간섭하는 대신 상황을 잘 살펴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해야 될 행동을 짚어 주기보다는 적들의 행동을 알려 주는  것만으로도 족할 것이다. 게다가 지금 그린팀은 공격을 받느라 눈이 안 보이는 상태이니 오히려 적의 행동을 재빨리 알려 주는 게 더 필요했다. 접근전에서는 둔덕 하나, 나무 좌우면으로의 노출 하나만으로도 생명이 오고 갈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적들은 드디어  접근을 시도했다. 그린팀의 화망의 범위를 넒힘으로써 공격을 느슨하게 만드는 동시에 그린팀의 감시도 느슨하게 만들 수 있었다. 가뜩이나 적은 인원만 남아있던 그린팀은 이제 없는 병력을 나눠 우회하는 적군 그룹에 대항해야 했다.


[ 그린팀, 적군이 우측면의 능선으로 우회 시도 중. 8명이다. 전달. ]

[ 확인, 아이린. 일단 정석대로 해야겠군. 다른 곳에서는 안 오지? ]

[ ... 거긴 섬이나 다름없습니다. ]

[ 마음 놓고 싸울 수는 있겠구먼. 그래도 지원은 불러. 집에는 가야지. ]

[ 아이린에서 전달, 루 중위가 요청 중입니다. ]

[ 아무렴, 이곳에 우릴 불러 내었으니 집에 갈 차도 그 친구가 해줘야지 않겠어? ]


편안한 말투였지만 누가 보더라도 안정을 가장한 말이라는 건 다 알 수 있었다. 적이 발사한 총탄이 무전을 날리고 있는 닥터 왓슨의 주변에 먼지 구름을 만들고 있었고 CAT팀은 공격당하는 와중에도 상체를 과감하게 노출하며 적을 모욕하는 걸 잊지 않았다. 전투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딩턴 대위는 상황을 다시 한번 숙지했다. 9명의 그린팀과 20명의 적군, 그중에 8명은 다시 나눠져 그린팀의 우측면 능선으로 접근 중. 탄약이 부족한 그린팀은 제대로 응전하지 못하고 적군이 거리를 좁히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CAT팀 또한 그린팀처럼 적이 접근하기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그린팀과 CAT팀 중에 그린팀의 일원이 응전에 나섰고 상체를  숙인 채 언덕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 아이린에서 그린팀에게. 콜사인 부여, 그린팀 1-2. 전달. ]

[ 확인, 그린팀 1-2. 현재 우회 기동 중. 대응하기 좋은 위치가 있나? ]

[ 아이린 1-2, 분석 중입니다. 적의 위치와 동적으로 대조 중이라... ]

[ 기계 믿지 말고 눈으로 보라고. 적들 숨고 나서 공격할 셈이야? ]

[ 그린팀 1-1에서 아이린에게. 이봐, 루! 정신 차려! 내가 처음에 뭐라고 했어! ]


루 중위는 눈을 질끈 감고 이를 악물었다. 땅에서 구르고 있는 병사들에게 맞추지 못하는 지휘 그룹은 언제나 병사들을 사지에 몰아넣는다. 지금 이 상황을 따라잡지 못하는 건 다 죽이자는 거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이 상황에?


[ 그린팀, 아이린 1-2입니다. 전방 20m 지점에 인터셉트하기 좋은 돌출부가 있습니다. ]

[ 확인, 건 포인트로 써먹기 좋겠군. 일단 여기서 막겠다. 적의 위치는? ]

[ 15초 뒤에 보일 겁니다. ]

[ 확인, 그린팀 1-1에게 전달해줘. 여기서 막겠지만... 열세라고. ]

[ 확인, 아이린. ]


열심히 달려간 그린팀 1-2는 곧장 자리를 잡았고 적의 진출 방향 쪽으로 경계를 취했다. 오르막길을 달려오고 있는 적군들이 아무래도 느렸고 그런 간만의 차이가 그린팀 1-2에게 귀중한 이점을 제공해 주었다. 적군들은 추정된 코스를 따르면 1-2의 전방 50m의 좁은 개활지에 모습을 드러낼 테고 그들을 향해서 1-2는 SAW를 조준 중이었다. 우회하는 적군은 일단 막기만 할 수 있다면  성공인 셈이니까...


[ 날려 버려! ]


짧은 평문과 함께 공격이 시작되었다. SAW가 곧장 불을 뿜었고 달려오던 적군 중 2명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단출하지만 집중된 화력이 개활지를 순식간에 먼지 구릉으로 바꿔 버렸고 루 중위는 적외선 영상을 통해 SAW와 M4에서 발사된 탄환이 검은색으로 표시되는 적군들의 몸통 부근에 명중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8명의 적들은 그렇게 순식간에 화망에 의해 벌집으로 변해 버렸다. 루 중위는 떨리는 목소리로 먼지구름 때문에 상황을 모르고 있을 1-2팀에게 알렸다.


[ 아이린 1-2가 그린팀 1-2에게. 공격 유효, 공격 유효. 적성 세력은 무력화됨. 이상. ]

[ 확인, 아이린. 복귀한다. ]


루 중위는 1-2가 재빨리 일어나서 오던 길을 되돌아 가는 걸 확인한 뒤 본대인 그린팀 1-1의 좌표로 카메라를 전환했다. 그때까지도 총탄이 만든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닥터 왓슨 일행은 끈떡지게 기다리며 상대방의 탄약량을 낭비시키고 있었다. 어찌 보면 참으로 대담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가장 위험한 방법이기도 했지만 닥터 왓슨은 이러한 10여 년 이상 전장에서 굴러 다니던 사람들이었고 이 정도 총격전이야 많이 겪었던 상황이기도 했다. 오히려 약 올리는 듯한 반격을 가해 적으로 하여금 공격의 기미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재주를 부릴 수 있는 건 그들만이 가진 재주였다. 노딩턴 대위는 이러한 미묘한 이점을 잘 살리기로 마음먹었다.


[ 아이린 1-1, 확실히 무슨 방법이 있긴 한 것 같은데 저로썬 짚어낼 수 없네요. 알려 주실 수는 없습니까? ]

[ 기다려 봐, 일단 다가와야 뭘 하든가 말든가 하지. ]

[ 이미 올만큼 온 것 같은데 뭘 기다리십니까? 일제 사격이라도 할 겁니까? ]

[ 게릴라끼리 싸우는 꼴인데 무슨 방법? 기다려봐! ]


공격, 응전, 공격, 응전... 계속 무의미해 보이는 소모전이 계속되었지만 상공에 떠있는 드론을 통해 바라보고 있는 노딩턴 대위 눈엔 차츰 거리를 좁혀 오고 있는 적군들의 거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교전에 들어가기 전에 루 중위가 전방위로 요청한 구조  요청에 놀라서 아파치 편대가 급히 날아오고 있었지만 초 단위로 변하는 이곳 상황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았다. 루 중위는 여전히 상부와 주변 유닛들에게 요청을 멈추지 않고 있었고 무의미했지만 지금 이 시점에 그가 할 일은 그거 외엔 없어 보였다.


[ 그린팀이 아이린에게. 이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뭐지? ]

[ 지원 병력과 호송 수단이죠. ]

[ 틀렸어, 시간이지. 아이린, 우린 이제 투항할 걸세. ]


투항? 이 상황에서? 두 지휘관은 그 말을 들은 직후 얼음처럼 굳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먼저 정신을 차린 건 루 중위였다. 그는 발악하듯 외쳤다.


[ 아이린 1-2입니다. 그게 무슨 작전입니까? 저놈들이 총 내려놓았으니 그냥 잡아갈 것 같습니까? ]

[ 가능성은 반반이네. 나도 성공할지는 몰라. 무릎 꿇게 하고는 그냥 총살할지도 모를 일이지. 내가 믿는 구석은 저놈들은 총 든 백인이 자신들의 수중에 들어가면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지 아는 놈들이길 바랄 뿐이야. ]

[ 저들이 저항세력 중 누구의 구성원인지도 모를 마당에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십니까? 안됩니다! 투항하지 마십시오! ]

[ 이봐, 자네는 못 들었겠지만 난 여기서 똑똑히 들었네. 저들은 저항세력 소속도 아니고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리고 싶어 안달 난 놈들도 아니야. 저들은 알-바스 놈들이야. 파레스 휘하의 놈들이라고. 공격 직전에 그놈들만이 아는 구절을 외치더군. ]


파레스라는 이름을 듣고 노딩대위의 눈엔 순간 번개가 치는 듯했다. 거대화된 IS 무자비한 폭정 대신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젊은 혁명가 같은 자의 등장, 그리고 순식간에 불어난 그의 세력. 그의 등장은 전쟁 , 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공포를 이용해 중동의 이웃을 지배하려 하지 않았고 정반대로 의적 흉내를 내며 인기를 모아갔다. 신의 이름으로 테러 사건을 자행하기보다는 이미 중동 곳곳에 파병되어 있는 원정군들을 향해 정규화된 공격으로 변모해 갔다.


어둠의 전사 이미지를 벗고 서방 원정군을 침략자로 결정하고 그들을 공격하는 해방군으로 보이려 애를 썼다. 그리고 그런 자신들을 도와달라고, 지원해 달라고 군중에게 공개적으로 읊조렸다. 이러한 일련의 일을 파레스라는 개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 지배자로서 군림하려던 다른 군벌과는 달리 파레스의 행보는 확실히 먹혀들고 있었고 이들은 이제 IS 누를  있는 대항자로써 주목받고 있었다.


[ 아니, 방금 전에 적 8명을 죽였잖습니까? 피를 본 놈들인데... ]

[ 알아, 안다고. 그래서 말인데... 맨몸으로는 멀쩡히 못 나갈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이제 겁쟁이 흉내를 내려고 하네. ]

[ 살려달라고 빌면 살려준답니까? 안됩니다. ]

[ 그럼 거래도 할 생각이네. 센트럴께서 알려주신 정보로... ]


노딩턴 대위의 뒤통수를 누가 때린 것 같았다. 이건 마치 공작요원들이 써먹는 방법이지 않은가? 더군다나 센트럴, 합동 사령부와 나눴던 정보를 흘린다니... 분명 놈들은 얼어붙은 장난감 상자가 서양권에서 눈치챘다는 것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궁금해할 거다. 그리고 알아내려고 하겠지. 아연 질색한 상태여서 한동안 무전은 적막이 가득했다.


[ 센트럴, 그린팀에게 전송. ]

[ 확인, 그린팀. 빨리 전달하시오. 가깝게 온 것 같으니... ]

[ 그린팀이 마련한 응급조치엔 몇 가지 치명적인 허점이 있습니다. 일단 저들은 지금 물건을 옮기고 있는 중이지 누군가와 합류를 하려는 놈들이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

[ 저 차 안에 박사가 있다고 하지 않았소? 그들이 박사를 유럽 본토까지 데려가지는 않을 텐데? ]

[ 박사를 인계하기 위해 접선이 있을 거란 가정이십니까? 그렇다면 다음 문제로는 저희의 관할권 문제입니다. 이라크를 벗어나면... ]

[ 나토가 나서겠지. 이제 저 무리엔 파괴 대상만 있는 게 아니오. 바로 내가 인질이 되는 거니까. ]

[ ... 특수 부대원에 대한 안전 확보. 그래도 그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가능합니다. ]

[ 찾을 거요. 이 작전의 처음부터 끝까지 저 은행 놈들이 도청을 하고 있으니까. 반드시 찾을 거요. ]


닥터 왓슨의 마지막 지지점은 K64, 정확하게는 그 뒤에 있을 자국의 지원이었다. 닥터 왓슨은 용병이기 이전에 군인이었고 가장 노련한 Tier 1 급의 작전 요원이었다. 마지막에 기대는 건 한 줄기 가느다란 구출 작전의 입안이었다. OPCOM-A의 작전권과 관할 영역은 한정되어 있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닥터 왓슨은 그런 한계점을 과감히, 국가에 소속된 군인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방법으로 타파하려고 했었다. 바로 K64 가 직접 나설 수 있는 곳까지 아군이 아닌 적에 의지해 이동하려는  방법이었다.


[ 센트럴, 그린팀에게. 그렇다면 저희는 더 이상 도와 드릴 수 없습니다. ]

[ 알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잘 끌고 왔잖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

[ 아이린이 그린팀에게... ]

[ 이봐, 다른 말은 필요 없네. 맥주나 채워나. 2-3일 내로 갈 테니까. 알았지? ]

[ 알겠습니다. ]

[ 그래, 그래... 그린팀. 교신 종료. ]


그린팀의 교신 상태를 뜻하는 통신 채널의 교신 부호 색상이 회색으로 바뀌고 영상 속에서 닥터 왓슨이 마이크를 벗는 게 비쳤다. 루 중위와  노딩턴 대위의 단말에서 OPCOM-A의 통제권이 OPCON으로 변경되는 동안 그 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고 닥터 왓슨의 머리를 적군이 개머리판으로 찍어 쓰러 뜨리는 장면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이 모든 광경과 시간이 한 편의 악마가 연주하는 협주곡처럼 귓속에서 웅얼거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17. 이라크, 그린존 (1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