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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바 Nova Jul 11. 2021

가장 너 다운 모습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나에게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 그 누군가에게.



Dear. 영원한 당신께


저는 갈 길을 잃어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자와 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타인의 목소리에,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쓰고 그것이 답인줄만 알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돌아보니 만성적인 공허함이 주변을 두르고 점점 저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아요. 그저 관계를 좋게 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갈등이 일어나는 게 싫었던 거뿐인데.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뿐인데 말이에요. 이토록 저의 존재를 잃어버리게 만들게 될 줄은 몰랐어요. 영원한 당신이시여. 이제 저는 제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각기 자기의 목소리를 찾아 그렇게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저만 이렇게 혼자 남아 회색빛만 제 안엔 남아있는 것 같아요. 어디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를 찾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Dear. 나의 사랑에게


사랑하는 작은 우주별아. 네가 누구인지,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 너의 본연의 모습들을 회복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은 너를 사랑하는 사람도, 아끼는 사람도, 어떠한 환경도, 꿈도, 열정도 될 수 없다. 오로지 나만이 너의 본연의 모습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자이며, 그 힘을 받아 너는 새롭게 너의 모습을 발견하고 회복할 수 있을 거야. 본연의 모습들을 회복하는 것이란다. 내가 너를 회복할 것이다. 내가 앞으로 너를 어떻게 회복시켜 나갈 것인지 너는 그저 지켜만 보면 된다. 내 눈에 넣기도 아까운 진주 같은 나의 사랑아. 내가 가장 본래의 가까운 너의 모습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넌 이미 ‘너 답게’ 내가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조금 믿어줄 수 있겠니? 신뢰해줄 수 있겠니? 너를 가장 너 다운 버전으로 만들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들, 제한들, 수많은 틀들 속에 너를 가두려고 하는 것과 이제 그 만 이별하기를 바란다. 과감히 그만 두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는 본연의 너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란다. 타인의 원함과 목소리들을 따라 너를 만들어 가다가는 그럴수록 더욱 초라해지고 돌아오는 건 빈 껍데기의 공허함 뿐이라는 것을, 너는 수많은 아픔들 속에서 이미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너의 모습들을 볼 때 내 마음은 찢어질 것 같이 함께 아팠단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과 사랑으로 스스로를 채울 수밖에 없었던 너의 하루하루 속에 흘러나온 눈물들과 부르짖음 위에 내가 매일 함께 했고, 그런 너를 위해 숨죽여 눈물 흘리고 함께 기도 했단다. 보이지 않는 저 골방에서 말이야. 아직은 네가 ‘가장 나스러운 것’ 이 뭔지 모를지도 몰라. 전혀 상상이 가지 않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길로 가는 시작점은 너를 본연의 너의 모습으로 회복시켜 갈 나를 믿으렴. 그리고 네가 가장 미워하고 보기 싫어하고 수치스러워하는 나약한 그 상처들을 내가 안아주는 것을 지켜보렴. 그리고는 너 또한 그 아이들을 토닥여주렴. 그것부터가 시작이란다. 사랑한다. 나의 하나뿐인 작은 우주야.


-너다운 존재로 아름답게 빚어갈 J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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