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냐 왕궁은 '백조의 성'이라 칭해지는 독일 슈방가우의 노이슈반스타인城을 만든 루드비히2세와 사촌인 페르난두2세가 아내 마리아2세를 위해 노이슈반스타인 城의 건축가에게 노이슈반스타인보다 더 아름다운 城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여 만들어졌다."
인터넷 검색 중 봤던 신트라페냐 왕궁의 건축 배경이다. 1845년생 바이에른 국왕루드비히2세와 1816년생 포르투갈 국왕 페르난두2세가 사촌이라는 연결고리도의아하지만, 문헌마다 년도 차이는 있더라도먼저 건립된 것으로 소개되는 페냐 왕궁이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모델로 했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거 같다.
오히려 "16세기까지 수도원 건물로 쓰이다가 페르난두 2세에 의해 궁전으로 개축된 후 포르투갈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사용되었다." 는 말이 더 타당성 있어 보인다.
2001년 배낭여행시 페냐 왕궁을 찾았을 때 침대 사이즈가 무척 작은 것이 의아했었다. 암살을 두려워한 왕이 매일 앉아서 잤다는 일화를 나중에 어디선가 읽었다.
이야기가 곁가지로 샜는데, 야심차게 페냐 왕궁과 무어 城을 함께 볼 수 있는 combine ticket을 끊었다. 두 군데 이상의 티켓을 함께 구매하면 5% 할인된다니 합리적 선택이라 여겼는데, 이게 악수가 될 줄이야.
티켓을 구입하여 페냐 왕궁으로 올라갈수록 운무(雲霧)가 짙게 끼어 시야가 점점 안 좋아진다.
결국 호기롭게 무어 성벽을 거닐겠다는 생각은 말 그대로 호기에 그치고 말았다.5% 할인에 혹해 14유로만 날렸다.
티켓 구입 후 왕궁 입구에서 왕궁 실내로 들어가는 대기시간이 얼마나 길면 아예 시간대 별 안내를 해놓았을까.
관광객이 페냐 왕궁을 찾는 이유는, 당연히 왕궁 탐방이 주목적이겠지만,높은 지대의 페냐 왕궁에서 신트라 왕궁과 무어 성을 비롯해 신트라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 역시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01년에는 페냐 왕궁에서 신트라 왕궁을 내려다보는 전망도 멋졌는데, 이번엔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아 그 아쉬움을 2001년 배낭여행시 담아 놓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2001년 페냐 왕궁에서 본 신트라 왕궁
짙은 안개로 놓친 모습이 많았지만, 하나 의미있게 본 장면이 있긴 하다.
카페테리어에서 사람들이 음식주문을 위해 줄을 서 대기하는 사이 줄을 선 대기자 일행이 좌석에 먼저 앉으려 하자, 직원이 다가가 단호히 제지한다. 우리도 카페 등에서 흔히 하는 행동인데, 생각해보니 그게 맞다.
줄을 선 사람이 음식을 수령하기 전에 일행이 미리 좌석을 점유하면 혼자 와서먼저 음식을수령한 사람은 식사할 좌석이 없는 거 아닌가. 음식을 받은 사람들이 차례대로 식사를 하고 빠지는 당연한 질서를 우린 너무 무시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게 페냐 왕궁 방문 성과가 됐다.
페냐 왕궁 입장권 구입 및 입장은 페냐 왕궁 메인 입구와 왕궁 정원인 식물원 입구 두 곳에서 가능하다. 때문에 차를 가져간 경우 주차 위치를 잘 확인하여 지도에 미리 마킹 해놓는 게 좋다. 왕궁 입구와 식물원 입구를 잇는 도로가 묘하게 복잡하여들어간 입구와 나온 출구가 다를 경우 자칫 길을 못 찾아 헤매는 수가 있다. 우린 식물원 입구로 들어가왕궁 메인 입구로 나왔는데, 주차한 차를 못 찾아 한참을 헤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