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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28. 2024

18년 전과 같이 스치듯 들른 카스카이스

눈치 고수가 여행 고수다


신트라까지 왔는데 2001년 들렀던 카스카이스그냥 지나치아쉬울 거 같다. 신트라를 기점으로 다음 목적지 에보라는 지도 상 4시 방향. 카스카이스는 7시 방향이지만 조금 돌더라도 들렀다 가야 후회가 안 남을 거 같다.


2001년 유럽 배낭여행시 신트라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카스카이스에 들어왔다. 그때 다운타운을 거닐며 삼성 애니콜 광고판을 보고 어찌나 놀랍기도 하고 반갑던지..

2001년 카스카이스 다운타운

지금으로선 삼성전자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광고판이지만, 당시에는 유럽 서쪽 끝 작은 해안 마을에서 만난 국내기업 제품 광고판이 신기하기도 했다. 저 애니콜 사진을 보니 새삼 향수가 돋는다. 광고 컨셉도 재밌고.     

2001년 배낭여행시 담은 사진

2001년 카스카이스 다운타운에서 도보로 들어간 이 백사장에서 우리로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젊다 못해 어린 커플의 엄청나게 생경(?)한  퍼포먼스를 도하고 당시 궁금했던 게 떠오른다. '이곳에 모텔을 지으면 대박 날까, 쪽박을 찰까..'  당시 그 커플도 십을 바라보겠네. 




이번엔 해안 절벽으로 접근했다.

오랜 기간 파도에 의해 생성된 동굴.  갑자기 학창시절 자주 접했던 "쉬지 않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는 말이 생각날까.

2001년 백사장으로 들어 갔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카스카이스를 본다.

바닷가를 입증하듯 눈길이 가는 곳마다 갈매기 군집이 많다.


주차장에서 만나 관광객들이 뭐가 좋았는지 흥겹다.

잠시 인연을 맺은 유쾌한 사람들과 작별하고 이제 에보라까지 160km를 내달린다.


425 다리 (4월25일 다리, 다리 이름이 일반적이지는 않다) 를 건너며 상 조르즈 성에서 멀리로만  알마다 지역의 예수상을 가까이서 보게 된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예수상과 같은 형태다.


토요일 임에도 고속도로가 한적하다.

리스본에서 신트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에서 아무 생각없이 프리패스(우리의 하이패스) 구간으로 통과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 차가 우리 하이패스 카드와 같은 자동정산 센서기가 장착된 차량인지 제대로 확인을 못 했다. 차량 인수시 물어봤을 때 "신용카드로 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자동정산 후 내 카드로 청구가 된다는 건지, 톨게이트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는 건지 미처 확인 못 한 것이다.

차량 룸미러 옆에 뭔가 부착되어 있는 걸로 보아 전자가 맞는 거 같지만 매사 불여튼튼, 혹시라도 무단통과로 과징금 청구 당하느니 톨게이트에서 결제하는 게 낫겠다 싶어 직접 결제기로 했는데, 이게 톨게이트 세 곳을 지나는 동안 통행료 정산 방법이 다 다르다.


첫 번째, 징수원이 카드를 받아 바로 정산 해준다.

두 번째, 무인시스템인데 카드 리젝트가 안 돼 애먹인다. 여기까지는 도시 외곽순환도로와 같은 단일요금 정산제다.

그런데, 세 번째 톨게이트에서 카드를 삽입하니 바닥으로 뱉어낸다. 엥~~ @ㅁ@...  이건 뭐냐??

이 구간은 거리 정산제다. 우리 일반적인 고속도로와 같이 버튼을 눌러 통행권을 먼저 받고 출구에서 통행권을 주며 정산하는 방식이다.


고속도로 구간별 시스템을 모르는 데다 기기에 영어 한마디 없으면 난감하다. 궁즉통, 그러다 보니 고속도로 통과시에는 빈 톨게이트가 있어도 앞차를 따라가 앞차 운전자가 어떻게 하는 지를 살피는 게 습관이 됐다.

여행 고수가 된다는 건 눈치 고수가 되는 것다. 모르면 따라 하면 된다. 그래서 눈치가 필요하다. 눈치는 생존에 굉장히 중요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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