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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27. 2024

안개가 안긴 아쉬움, 페냐 왕궁

자동차를 가져 간 경우 주차 위치를 마킹하자


"페냐 왕궁은 '백조의 성'이라 칭해지는 독일 슈방가우의 노이슈반스타인 城을 만든 루드비히 2세와 사촌인 페르난두 2세가 아내 마리아 2세를 위해 노이슈반스타 의 건축가에게 노이슈반스타인보다 더 아름다운 城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여 만들어졌다."


인터넷 검색 중 봤던 신트라 페냐 왕궁건축 배경이다. 1845년생 바이에른 국왕 루드비히 2세와 1816년생 포르투갈 국왕 페르난두 2세가 사촌이라는 연결고리 의아하지만, 문헌마다 년도 차이는 있더라도 먼저 건립된 것으로 소개되는 페냐 왕궁이 노이슈반스타인 성을 모델로 했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 거 같다.

오히려 "16세기까지 수도원 건물로 쓰이다가 페르난두 2세에 의해 궁전으로 개축된 후 포르투갈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사용되었다." 는 말이 더 타당성 있어 보인다.


2001년 배낭여행시 페냐 왕궁을 찾았을 때 침대 사이즈가 무척 작은 것 의아했었다. 암살을 두려워한 왕이 매일 앉아서 잤다는 일화를 나중에 어디선가 읽었다.


이야기가 곁가지로 샜는데, 야심차게 페냐 왕궁과 무어 을 함께 볼 수 있는 combine ticket을 끊었다. 두 군데 이상의 티켓을 함께 구매하면 5% 할인된다니 합리적 선택이라 여겼는데, 이게 악수가 될 줄이야.

티켓을 구입하여 페냐 왕궁으로 올라갈수록 운무(雲霧)가 짙게 끼어 시야가 점점 안 좋아진다.

결국 호기롭게 무어 성벽을 거닐겠다는 생각은 말 그대로 호기에 그치고 말았다. 5% 할인에 혹해 14유로만 날렸다.


켓 구입 후 왕궁 입구에서 왕궁 실내로 들어가는 대기시간이 얼마나 길면 아예 시간대 별 안내를 해놓았을까.


관광객이 페냐 왕궁을 찾는 이유는, 당연히 왕궁 탐방이 주 목적이겠지만, 높은 지대의 페냐 왕궁에서 신트라 과 무어 성을 비롯해 신트라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 역시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01년에는 페냐 왕궁에서 신트라 을 내려다보는 전망도 멋졌는데, 이번엔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아 그 아쉬움을 2001년 배낭여행시 담아 놓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2001년 페냐 왕궁에서 본 신트라 왕궁


짙은 안개로 놓친 모습이 많았지만, 하나 의미있게 본 장면이 있긴 하다.

카페테리어에서 사람들이 음식 주문을 위해 줄을 서 대기하는 사이 줄을 선 대기자 일행이 좌석에 먼저 앉으려 하자, 직원이 다가가 단호히 제지한다. 우리도 카페 등에서 흔히 하는 행동인데, 생각해보니 그게 맞다.

줄을 선 사람이 음식을 수령하기 전에 일행이 미리 좌석을 점유하면 혼자 와서 먼저 음식을 수령한 사람은 식사할 좌석이 없는 거 아닌가. 음식을 받은 사람들이 차례대로 식사를 하고 빠지는 당연한 질서를 우린 너무 무시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게 페냐 왕궁 방문 성과가 됐다.


페냐 왕궁 입장권 구입 및 입장은 페냐 왕궁 메인 입구와  정원인 식물원 입구 두 곳에서 가능하다. 때문에 차를 가져간 경우 주차 위치를 잘 확인하여 지도에 미리 마킹 해놓는 게 좋다. 왕궁 입구와 식물원 입구를 잇는 도로가 묘하게 복잡하여 들어간 입구와 나온 출구가 다를 경우 자칫 길을 못 찾아 헤매는 수가 있다.  식물원 입구로 들어가 왕궁 메인 입구로 나왔는데, 주차한 차를 못 찾아 한참을 헤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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