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3 - 공동체 경청. 세월호. 공동체의 성장을 위한 진실.
집단상담을 하다 보면 공동체의 관심이 멈추어 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제를 바꾸기 위해 이리저리 애써보아도 결국엔 다시 그 이야기를 해야만 흘러가게 되는 때가 있죠.
모두의 마음이 그곳에 머물고 있을 때, 이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아픈 상처인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3년간 우린 세월호에 대한 많은 다른 이야기들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사고일 뿐이다. 지겹다. 지나간 일이다. 이제는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수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세월호 인양을 바라는
2014년 4월 16일 팽목항 현장에서 한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충격이 이곳에 있고 이를 이해하고 넘어갈 진실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상처는 늘 사실을 밝히고 과정을 이해하고 대안을 만들어감으로써 치유가 됩니다.
사실도 알 수 없고 과정은 모호하고 대안이 마련되지 못하면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사건이 잊혀질 수는 없습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을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그날은 제가 아들러 부모교육 프로그램으로 부모님을 만나는 첫날이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반.
부모님들이 시작하자마자 술렁이셨습니다.
큰 배가 뒤집힌 것 같다고... 다행히 전원 구조가 되었다며.
참 다행이구나... 부모님들과 사진을 보며 말했던.
그날 이후 몇 주는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몇 주가 연기되고 나서도 우리의 만남은 늘 눈물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았습니다.
그날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멍했고. 알 수 없는 느낌들이 우리를 압도했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의 마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처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유가족의 문제를 넘어
공동체의 과제입니다.
우리는 모두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2014년 그날의 충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가족의 아픔만큼은 아니지만 우리의 치유를 위해서도
세월호에 관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사실들을 들으려 애써야 합니다.
그들은 배안에서 우리를 기다렸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고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기본적인 것도 하지 못했다는 절망감.
속절없이 그들의 죽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무기력감
지겹다고 생각해 오셨다면
나를 다시 돌아보십시오.
아픔을 직면할 용기가 부족해서
피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를.
2017년 겨울 수천만의 사람이 촛불을 들고
결국은 대통령을 파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기다립니다..
세월호의 인양을, 그 진실을.
다시 2014년 4월로 돌아가야 할 2017년 봄입니다.
아프다고 꽁꽁 싸매고 내버려두면 더 곪고 더 큰 화를 부릅니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길은 가려놓은 상처를 드러내어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술이든 약이든 구체적인 처방이 있어야 치유될 수 있습니다.
봄이 옵니다. 꽃이 피어도 꽃이 보이지 않았던
너무나 아름다웠던 풍경이 그리 아팠던 세월호.
아프지만 꼭 우리가 찾아들어야 하는 진실.
세월호에 관심과 정성을 다시 모아야 하는 때입니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들의 치유를 위해서.
세월호 인양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주십시오.
진실이 드러나 우리 모두가 치유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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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심리상담연구소 心地에서 진행하는
부모성장학교 '따뜻한 말 한마디'프로그램의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좋은 부모로 성장하고픈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100일 지성을 올리는 정성으로 함께 해주시면
분명 우리 안에 삶의 변화가 일어나리라 기원을 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