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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Sep 19. 2023

김코치의 상담실 #21. 부탁하기 어려워요

도움과 부탁의 차이를 구분하면, 적절한 태도로 '요청'할 수 있어요

출처 : 잡코리아

(음성 / 영상) 전화보다는

문자가 편해진 세상입니다


대부분 '문자 위주로 소통'하게 되는 세상입니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 붙어있건, 떨어져 있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소통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속 여러 종류의 메신저는 이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1:1도, 다수:다수도 모두 가능하게 만듭니다. 한 공간에 주로 붙어 있는 직장 동료들과 소통할 때, 심지어 바로 옆자리에 있어도 '메신저로' 대화합니다. 오래도록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통화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특히, '모르는 이에게 (음성/영상) 전화를 통해 무언가를 전달'해야 할 때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아는 사람이어도 어색해한다고 합니다. 콜 포비아가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닙니다. Chatting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Voice Chat = Voice Communication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전화통화를 비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소통하는 대상에 따라 그들과 소통하는 방식, 양, 빈도수에 따라 차별화를 두어, 철저히 내 위주로 내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내가 나와 맺는 관계가 가장 중요해진 것입니다. 틀린 말도 아닙니다. 메신저로 인해 '딱 필요한 만큼만, 필요한 때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전달하는데 가장 유용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그런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잘 안 됩니다.

관계를 맺는 것은 '일시적이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것'입니다. 관계라는 말에 이미 '관계를 맺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누군가와 목적을 가진 관계를 맺을 때에는, 그와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또한, 그 속에 나누게 되는 대화 내용의 목적과 주제 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관계 자체가 잘 맺어지지 않거나, 일방적이면', 그걸 '쌍방의 관계'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관계의 부실'에서 오는

부탁과 요청의 혼동


애초에 관계가 애매합니다.

특히 직장 내 사람들 간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혹은 내가 직장과 맺어 놓은 관계가 그렇습니다. 대부분 '애매한 상태'로 둡니다. 그게 '편하다'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너무 가까워져도, 멀어져도 안됩니다. 그 애매한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일부로 거리감'을 만들어 놓습니다. 하지만, 계속 그럴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그렇게 가깝지 않은 같은 팀 동료가 결혼한다고 할 때 가야 할까요? 만약에 간다면, 얼마 정도의 축의금을 전달하는 것이 좋을까요? 대부분 그 기준을 가까운 동료들의 모습에 맞춥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에 도움을 요청받았을까요, 아님 부탁받은 걸까요.

팀원들과 함께 일을 하는 과정에서 부탁과 도움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하지만, 누구에게 어떤 요청을 받은가에 따라 거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집니다. 그럼, 부탁과 도움은 무엇으로 구분하나요? 결국, 누가 나에게 어떤 내용의 요청을 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걸까요.

만약, 거절할 수 없는 상대(팀 리더 혹은 상급자)의 요청은 '부탁과 도움'중에 어떤 것이 되는 걸까요?


부탁(付託)은 부탁하고 싶은 내용을 '믿고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둘 사이의 관계가 이미 '신뢰'가 있는 관계입니다. 부탁받은 일 사이 양쪽의 관계가 이미 그 일로 엮어 이고, 그 일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서로 간에 인식이 이미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부탁하는 일을 부탁받은 사람이 충분히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고 맡기는 것'이죠.


반면에, 도움(순우리말)은 요청 내용과 관계없이 '거들어달라'는 뜻입니다.

혼자서 하기 어렵거나, 버거운 일을 함께 또는 나눠서 할 때 사용하는 말이죠. 그 사람이 그 일을 충분히 할 수 있는지 여부도 고려대상이긴 하지만, 애초부터 누군가를 돕는데 인색한 사람에게는 요청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부탁은 내가 하는 일 중에 귀찮거나 하기 싫은 일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도움은 내가 못하는 곤란한 일을 대신해서 해달라고 '읍소'할 때 사용합니다.


결국, 기존의 관계는 고려하지 않은 채,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는 접근만 하는 것이죠.

그게 곧 '관계의 부실'을 만들게 됩니다. 충분한 (신뢰) 관계도 맺지 않은 채, 나에게 필요해 보이는 일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이용(부탁 또는 도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관계를 맺을 때부터 대부분 Talk, Text를 자주 활용하게 되니, 제대로 된 대화를 통한 올바른 수준의 관계 구축은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애매한 관계에서 정말 필요한 부탁과 도움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럼, 관계의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죠.




적어도 한 조직에서만큼

부탁과 도움을 구분해 보자.


(상대방과의) 관계를 소중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에게 부탁도 도움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왕이면, 부탁은 '상대방이 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정확한 기한과 내용을 산정하여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물며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정확히 업무지시를 할 때도, 우리 일의 목표를 달성하거나, 지연됨을 방지하기 위한 일이 많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지만, 0) 아직 그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또는 1)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해야 할 수도 있거나, 2) 일정 수준 이상의 일의 Quality를 만들어야 하거나, 3) 지난번과 다른 과정 혹은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탁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에 따른 '올바른 절차'가 정립되어야 합니다. 그 절차를 통해 '부탁'에 대해서는 최대한 열린 선택이지만, 최대한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도움은 '내가 여러 사정상 하기 어려운 일'을 그 일을 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요청하는 것입니다.

부탁과 같은 비슷하지만, 핵심은 '마땅히 내가 해야 하는 일을 같이 해달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그 일을 할 수 있지만, 그 요청에 응할지 말지의 선택은 도움을 주는 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부탁과는 뉘앙스가 조금 다릅니다.




이조차 싫다면, 도움과 부탁할 사람을 많이 만들기 위해, 적극적이면 됩니다.

Text도 좋지만, 가급적 Voice로 이야기하고, 지금 대화하는 상대방과 집중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전해주세요. 그런 면에서 메신저를 통한 문자 대화는 깊은 관계로 나아가는데 상당히 시일이 걸립니다. 그리고, 일정 수준으로 도달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 관계 맺는 숫자가 아니라, 관계 맺는 각각의 사람들과 문자, 전화를 한 양만큼 관계의 거리감 또는 수준이 결정됩니다. 그럼, 상대방을 아는 만큼 부탁과 도움을 요청하기 쉬워지겠죠. 과연 그런 부분에 충분한 투자 없이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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