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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영 Mar 13. 2024

35) 사리아 - 포르토마린(2023.10)

글과 그림이 서툴러요. 왜냐하면 길을 걷던 현장에서 쓴 글이예요.

여기 클릭하시고, 머릿말 읽어주세요 :)



2023.10.18.수


사리아 알베르게에서는 다들 늦게까지 잤다. 그래서 이상했다. 늘 새벽 5:30이 넘어가면 부시럭거리며 다수의 사람들이 일어나 짐을 챙겼는데. 여기서는 7시가 다 되어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세수하고 짐을 챙겨 공용 공간으로 나갔다. 


곧이어 ks언니도 나왔다. 우리는 같은 알베르게에 있어서 같이 출발했다. 공용공간에 있었던 몇 사람도 느긋하게 아침을 먹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 어색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둠, 사람이 없나 싶었는데 도시를 빠져나가는 길목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해가 뜰 무렵 si언니에게서 연락이 와서 가까운 바르에서 만났다. 


비가 계속 오는 날이었다. 걸음이 빨라진 ks언니를 먼저 보내고. 나는 si언니와 걸었다. ks언니와는 100km 비석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100km 비석 앞에서 우리는 깔깔 웃으며 약속했던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각자의 속도로 길을 걸었다. 자기 속도로 걸어도 우리는 늦거나 빠르게 결국 같은 마을에서 만날 것이다. 걷다가 날씨가 맑아져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 넷은 모두 포르토마린에 도착했는데 모두 다른 알베르게였다. 


포르토마린에 도착해서 si언니와 각자 정비하고 다시 만나자고 헤어졌다. 그리고 들어간 숙소 꽤 괜찮았다. 작은 방에 이층 침대 하나 싱글배드 하나. 나는 싱글배드였다. 씻고 빨래하고 정비하고 있는데 이층침대 자리에 사람이 들어왔다. 길에서 종종 보던 커플이었다. 길에서도 부엔까미노 인사 외에 나눈 말이 없어 어색했다. 나는 마침 곧바로 나가야해서 어색한 그대로 일단 나갔다. 


성당 근처에서 si언니와 mj를 만났다. 언니와 나는 빠르게 밥을 먹고 셋이 같이 미사 드리러 갔다. 미사 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우리는 무언가 더 할 생각을 못하고 헤어졌다. si언니와는 내일 포르토마린 랜드마크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숙소에 들어오니 어색함은 더 했고, 비는 더 많이 쏟아졌다.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나서 놀라서 문을 여니, (우리 방은 문 밖이 바로 베란다 같은 공간이다.) 천장에 빗물받이가 부실했는지 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 물은 방으로도 들어왔다. 나는 밖에 내놓은 신발과 빨래를 급히 방 안으로 옮겼다. 


어찌어찌 공용공간에 있던 스페인 아저씨 도움을 받아 주인에게 전화했다. 곧 주인 가족이 왔고 서둘러 우리 방과 작은 베란다에 쏟아진 물을 닦았다. 밤새 비가 많이 올텐데… 빗물받이에 대한 대책은 없나 싶어서, 번역기 돌려 주인 아저씨에게 물어봤다. 괜찮다는 짧은 한 마디. 못미더워하는 내게 도움을 준 스페인 아저씨가 나서서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고 푹 자도 된다고 계속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그 덕분에 놀란 마음이 조금 진정될 수 있었다. 







유난히 어두웠던 사리아 출발



산티아고 100,000km 표지석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하고, 포르토마린 도착




포르토마린 성당, 미사 후



https://maps.app.goo.gl/W2KrZnQSKhticHMCA


https://maps.app.goo.gl/J8cdNbEm4THiPSFZA


https://maps.app.goo.gl/LC1c5sQatWS4mBAx6


https://maps.app.goo.gl/K1TRZ8kCYe7ELJRt9


https://maps.app.goo.gl/jsYvDUo2wKwdFXiB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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