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입사를 하겠지요..
나는 퇴사를 앞두고 있다.
사실 면접을 서너군데 보았지만, 아직 내가 sold out 된것은 아니었다.
(이것은 마치, 내가 팔리는 기분이기때문에, sold out 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각박한 세상, 퇴사를 결심한 것은-
우선은 첫째로, 내가 이 회사에서 소임을 다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게 말해서 소임을 다한거지, 이 특수한 구조의 회사에서는
내가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 곳에서는 모 이사의 눈에 들면, 제안을 쓰고 기획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곳에 있는 내내 당신은 실행업무만 할것이고,
그렇게 당신의 경력은 실행으로만 쌓이게 될것이다. (비참)
나는 처음부터 그 모습이 우스웠다.
실은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기획팀이라고 실행팀을 깔보는 태도는 그 모 이사로부터 나왔다.
기획력의 시작은 실행이라고 입으로 말하지만- 실제로는 무시했다.
여튼, 여러가지가 있지만 더 말은 않겠다.
두번째로는, 내 팀이 모두 퇴사했다.
뭐 요즘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기때문에,
팀원들이야 바뀔수 밖에 없는 구조긴 하나,
우리팀이 모두 퇴사했다.
모두 제발로 나갔지만, 제발로 나간 느낌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유로워졌다.
세번째, 그룹장이 없었다.
나는 보고할 곳이 없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냥 내가 된통 '독박'쓰기 좋은 상황이 되었다.
실무를 하면서 독박을 쓴다니-!
얼마나 슬프고도 참혹한 일인가.
네번째, 불안요소들이 있었다.
월급은 나왔지만, 고객사로 돈이 미지급되었다.
인사팀장은 최근 7개월간 5-6번은 바뀌었다.
중간 보스 아무개가 3년만에 회사에 돌아와,
자신을 소위 말하는 '꼰대'라고 소개하며,
자신을 '꼰대'취급해달라고 했다.
꼰대가 꼰대라는 것을 아는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꼰대대접을 해달라니. 흐엉-
마지막으로 다섯번째, 이제는 인하우스로 가고 싶었다.
에이전시에서는 좀 더 나보다 기량이 뛰어난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단히 확실히 창의적이고, 확실히 기획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나는 좀 더 깊이가 있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었다.
나의 경쟁력은 '애착'에 있으므로-
'내 브랜드'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퇴사를 결심했다.
그러나, 어쩐지...
이곳은 퇴사 조차 쉽지 않은 곳이다.
왜 우리는 이다지도 이별에 쿨하지 못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