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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postle (1997)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by Rumi


Vanity Fair 에서 이런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Before They Were Kings

Scrounging for any kind of role in 60s New York, chasing girls, lending money to whichever of them was the most broke, Gene Hackman, Dustin Hoffman, and Robert Duvall shared the risks, the rejections, and a fascination with the human drama. As they remember, stardom was unlikely—and irrelevant.


by RICHARD MERYMAN

MARCH 2004

이만큼 이 세 명은 전설적인 친구들이었답니다. 스타가 되기는 커녕 한 주 버티기도 힘들었던 시절, 모든 것을 함께하였다는 이 세 명의 전설적인 배우들, 참 멋지지요? 진 해크만 (1930), 로버트 듀발 (1931), 그리고 더스틴 호프만 (1937) 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은 극소수라 생각됩니다.




이 세 명이 60년대 뉴욕의 좁은 아파트에서 같이 살며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여러 part-time 일을 함과 동시에 영화배우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답니다. 그 중 Robert Duvall 은 좀 특이한 분인데, 거의 대부분의 미국 영화배우들이 자신의 종교에 대해서 일부러 드러내지는 않는데, 이 분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영화배우로 살면서 한 번은 꼭 자신이 종교 (개신교) 와 관련된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아서, 주연을 해 보고 싶은 꿈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이 영화가 그 꿈의 작품이었지요. 1997년작 The Apostle 입니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sJYFO5GkEJU


한국어로 하면 "사도" (as in 사도 바울) 의 제목으로, 미국 남부지역에서 성공적으로 목회를 하던 오순절파 목사의 이야기로,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상대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친 후 (살인미수가 되었지요) 아주 먼 지역으로 도주하여, 그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목회를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성직자라는 위치와 사진의 인간적인 면이 충돌하며, 그의 종교적인 임무 또는 소망이 그의 사적인 욕망과 심하게 교차하고 마찰을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어찌 보면 타락한 목사의 이야기이지만, 영화의 초중반부 이후부터 이 목사가 보여주는 내면적인 면은 '이 목사가 과연 타락한 사람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Roger Ebert (영화평론가, perhaps the last movie critic who can actually do the job well) 도 이렇게 썼더군요: Sonny is different from most movie preachers. He's not a fraud; Sonny has a one-on-one relationship with God, takes his work seriously, but Sonny is flawed, with a quick temper, but he's a good man, and the film is about his struggle back to redemption after his anger explodes (다른 할리우드 영화와는 들이 듀발이 그려낸 목사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일대일 관계를 가지고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매우 신중합니다. 하지만 문제 또한 많은 사람으로, 성격이 매우 급하지요. 그렇지만 Sonny 는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의 분노가 그를 깊은 문제에 빠뜨린 이후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지에 대해 그린 작품입니다)


Perhaps it's not unexpected that Duvall had to write, direct and star in this film, and round up the financing himself. There aren't that many people in the film industry gifted enough to make such a film, and fewer still with the courage to deal honestly with a subject both spiritual and complex. (Simple-minded spirituality is no problem; consider the market for angels right now).

“The Apostle” is like a lesson in how movies can escape from convention and penetrate the hearts of rare characters (듀발이 이런 류의 영화를 쓰고, 감독하고, 투자까지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기대했던 일이지요.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재능있는 사람은 영화산업계에 많지 않습니다. 거기에 영적이며 복잡한 내용의 영화를 그려 낼 용기를 가진 사람도 더우기나 더 없겠지요. 간단한 수준의 영적인 영화를 만들기는 쉽지요. 천사라는 주제, 요즘 많이들 영화에 나오지 않습니까? "사도"라는 영화는 영화가 어떻게 통상적인 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레슨이 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에도 그 사실을 모른 채 (이 사실은 그의 친구가 차마 말해주지 못합니다) 친구에게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하는 모습은 참 아련합니다. 표정 및 행동 하나하나가 마치 이 사람이 내가 된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43-uk3FtpY


흥미로운 점이 또 하나 있다면 이 배우의 종교는 Christian Science 입니다. conventional protestant 와는 거리가 멀지요. 하지만 이 배우의 경우 "Tender Mercies (1983)" 와 같은 정통 개신교와 관련이 깊은 영화에도 자신이 희망하여 출연하기도 했답니다. 매우 특이하지요. Tender Mercies 에 출연했던 Duvall 은 이 영화로 83년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습니다.


Billy Bob Thornton 의 연기도 대단했었습니다. 어느 날 밤, Dewey 가 새롭게 목회를 하는 교회에 나타나서 신도들 및 Dewey 목사에게 은근히 협박을 합니다. 인종차별주의자지요. 이 사람을 조용히 말리려던 목사는 말이 통하지 않자 그를 앞 뜰로 데리고 나와서 몸싸움을 하다가 결국에는 주먹싸움으로 번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4ujdnPg2LU


그 후 다시 이 교회에 나타난 이 인종차별주의자 -또 다시 흑인들이 싫다고 하며 교회를 불도저로 밀어버리겠다고 나타나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Dewey 목사와 흑인교인들의 헌신적인 포용으로 인해 이 난봉꾼마저 그 폭력성을 내려놓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5Rotwj4XIY


명대사가 있지는 않습니다만, 그가 살던 마을에서 도망을 나온 후 정착하게 된 어느 한 시골마을에서 만난 은퇴한 Charles Blackwell 목사와 Robert Duvall 이 연기한 Sonny Dewey 목사와의 대사가 좋습니다:


Blackwell: Tell me something. Why should I trust you? Lord knows what you could have been or done. We got to look out for the Devil. If he robbed you of your babies, he could rob somebody here of their babies, especially if he followed you from wherever you come from.


Dewey: Boy, I get it. Right on.


Blackwell: Now, you say God led you to me and not to anybody else?


Dewey: Yes, sir. I do believe that.


Blackwell: If he led you to me, I could accept that. If he didn't, I'll find out. He's going to let me know one way or the other.



결국은 Dewey 목사는 그의 죄에 대한 댓가를 치루게 됩니다. 하지만 예전의 그가 아닌, 온전히 변한 사람으로 되어 앞으로 살아갈 듯 합니다. 그의 마지막 설교를 통해, 그리고 법의 판단을 받은 후 교도소에서 복역을 하는 모습에서 변화된 그를 볼 수 있지요.



어느 종교에서나 지난 몇 세기를 통해 볼 수 있는 모습들: 회칠한 무덤같은 건물을 세우고 마치 신인양 높은 pedestal 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겉치레는 성스럽게 차려입고 악수를 하면 죽어 차가와진 생선같은 느낌이 드는 종교인들보다는, 인간이기에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솔직한 성직자들이 많다면 세상은 지금보다는 더 좋은 곳이었겠지요. 인간들 중엔 saint 는 없으니까요.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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