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운 뉴욕영어 #79 (Series)

영어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 1회

by Rumi


업무상,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꽤 자주 물어오는 질문들 중 답이 없거나 답을 주더라도 그 사람이 원하는 답이 아닐 것이 확실한 질문 하나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입니다.


마치 의사에게 "건강해지려면 어떤 음식들을 피해야 하나요?" 또는 "건강에 좋은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과 같고, 이에 대한 답은 의사가 아니라도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 채소를 섭취해라, 음식이름들 중 -지, -장 등으로 끝나는 음식은 피해라, 또는 과다한 고기섭취는 금해라 - 겠지요. 이를 듣는 사람들은 이에 동의하지만 결국은 실천에 있어 실패하고, 심할 경우에는 암이나 다른 중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영어는 어떤지요? 제 경험과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것을 35+년간 지켜보며 알게 된 (사실 이를 파악한 지는 미국생활 5년이 지나는 시점, 즉, high school senior 때였습니다) 것들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요약하겠습니다.


1. 환경설정을 해야 한다

2. 잘하려고 하지 마라

3. 단어가 꼭 중요한 건 아니다

4. 말하기 & 듣기는 나중에

5. 깡이 좀 있어봐라




위 5가지 중 이번 에피소드는 첫 번째로 "환경설정을 해야 한다"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어가 아무리 '유창'해도 영어환경에서 벗어나 있으면 실력은 떨어집니다. 제가 고용하고 있는 한국생활 20년의 Canadian 교수님을 예로 들자면, 그는 한국여성과 한국에서 지난 2000년대 초반 결혼한 후 한국의 어느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살고 있는 분입니다. 최소한 2년에 한 번은 고향 Nova Scotia에 가족과 함께 가곤 하지요. 그 외엔 한국에서 한국사람을 가르치거나 집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는 일상입니다. 즉,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Canadian 또는 American과 접할 기회는 교수회의 때 외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분이 고향 Nova Scotia에 갈 때마다 가족들과 옛 친구들이 그의 영어가 매우 느려지고 이상해졌다고 말해준다는 점입니다. 발음도 좀 다르다는 말까지 하는 친구도 있다더군요. 거기에 더해 현재 Canada에서 쓰이고 있는 일종의 유행어 또는 단어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그가 쓰는 영어는 update 이 안 된 듯한 느낌을 받았고, 자신도 그 새로운 표현들이 뭔지 처음에는 당황했다고 합니다. 추가로 그곳의 현재진행형의 문화, 즉, 미국이나 캐나다의 지금 이 순간 벌어지고 있는 문화적인 면에 대해 습득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느껴졌다고 하더군요. 현지의 사소한 뉴스나 사건사고 등도 접하지 않고 2년간을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online 뉴스를 통해서도 접하지 못하는 것들이지만 생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들) 대화에서도 매 번 갈 때마다 많은 장애를 느낀다고 합니다. 대화의 주제 또는 맥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말이었지요.




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에 있을 때는 90% vs. 10% 의 비중으로 영어 환경 vs. 한국어 환경이 되지만, 반대로 한국에서는 10% vs. 90% 가 됩니다. 뉴욕에서는 길거리에서 듣는 대화,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음악 포함), 지나가는 버스 또는 건물 위에 올려진 광고판, radio 방송, TV 방송, 거리에 버려진 신문조각까지 영어지요. 반면 한국에서는 거의 180도가 다른 환경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렇게 생활합니다:


1. 차에서

1) 이미 여러 번 본 드라마나 영화파일을 USB에 담아 차에서 듣는다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에 장면과 대사, 배역들의 표정은 운전하면서 화면을 보지 않아도 생각납니다) 2) 어느 장면이 '들리면' 그 장면에서 나온 대사와 표정, 몸짓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름 3) 궁금한 장면이다 표현 등이 있으면 나중에 집에 가서 해당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함.


2. 노트북에서

컴퓨터에 이미 set 해 놓은 default 화면은 한국어 site 가 아닌, Bloomberg, Marketwatch 나 Al Jazeera (눈에 보이는 것도 환경입니다. Naver 나 그 외 한국어 site는 검색을 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지 않습니다. 기사를 읽게 되기도 해서 좋습니다)


3. 영어단어 또는 표현 검색 시

언제나 google 영어로 진행 (한국어 사전 등은 맞지도 않고, 예문 등에서 너무 부족합니다. 해당 단어 등이 실제 뉴스 등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기사도 읽어보기도 해야 합니다. 단순히 헤드라인이라도 읽어야 합니다 - 물론 영어로지요)


4. 집에서 간간히 쉴 때

위 1번에서 할 드라마, 영화 또는 다큐멘터리를 한 번 또 본다. 일하면서 해도 꼭 영상을 안 봐도 되니, radio를 켜고 일하는 것과 같은 효과임. 예전 어르신들이 radio를 선호하시는 이유를 이렇게도 알게 됨.


5. 피하는 영어환경

- 액션영화 또는 공포영화 (재미위주임)

- 대화가 빠른 드라마 (순전히 오락용임)

- 애니메이션

(목소리에서 참조할 게 없습니다)

- Youtube 대부분

(선택이 매우 어렵습니다)

- CNN, FOX 등의 영상뉴스 (도움 별로)

- TIME, The NYTimes 등의 지루한 것들

- 한국어 자막이 딸린 모든 것들


6. 좋아하는 영어환경

- 천천히 흘러가는 영화 & 드라마

(대부분 pre-2000. Friends 제외)

- 취미 또는 관심분야 site 또는 기사

- 단편소설 또는 문학작품

- 뛰어난 소수의 blog 들

- 1980년대 이야기들 (관심사 1순위)

- 영어자막이 필요하면 가능한 것들


이렇게 하루에 대략 5-6시간은 영어환경을 만들어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모자라서 속상한 마음은 끝이 없지요. 누군가가 제게 또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온다면, 제 답은 언제나 이렇습니다:


"최소한 저만큼은 하세요. 매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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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피소드에는 "잘하려고 하지 마라"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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