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mi Jul 16. 2024

2024 공화당 전당대회를 보며

지나가는 생각들


1. 4년전과는 많이 식은듯한 분위기

약 4년전 2020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RNC: Republican National Convention) 은 꽤 화려했었습니다. 재선을 위해 열정이 더해지고 더해졌던 해에 열린 당대회였기에 그랬을 것이고, 기대와 확신으로 가득했기에 더 그랬을 것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party sentiment 가 강했었지요.



오늘부터 시작된 RNC 는 4년전과는 많이 달라보입니다. 인원도 4년전과는 달리 조금은 축소되어 보이고, 흥분, 희망, 열기 등의 sentiment 는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흐름이 끊어지는 순간들이 몇 시간 내내 꽤 자주 느껴졌습니다. 각 주에서 나온 당 소속 의원들도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들의 이야기 속에 형식상 넣은 듯 들렸고, 결국은 자신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이룬 성공담들을 Biden 의 실패에 비교하며 홍보하는 것처럼 들리더군요.





2. 괴상하게 마무리가 된 첫 날

행사의 마지막 이벤트 (물론 오늘이 마지막날은 아니지만) 는 의미있는 어떤 것이 자리를 잡게 되어 있지요. 하지만 오늘 몇 시간동안 진행된 첫 날의 이벤트 마지막은 Harmeet Kaur Dhillon (born 1969) 이란 사람의 기도로 마무리가 되더군요. "아, 기독교 국가라 기도를 했구나" 라고 생각하셨다면 틀렸습니다. 이 여성은 보수정당인 공화당 전당대회에 마지막을 자신이 믿는 종교의 기도문 (또는 노래) 인 Ardas 로 마무리했습니다. Sikh 교도의 prayer 였지요. 자신들은 기도를 할 때 veil 을 쓰고 한다며 기도문을 부르기 전 머리에 scarf 를 두르기도 했습니다.



이 여자는 당에서 영향력이 강한 사람입니다. 변호사이자 공화당 간부지요. 캘리포니아 공화당 전 부의장이자 캘리포니아 공화당 전국위원회 전국 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딜런 법률 사무소의 설립자입니다. 2018년에는 시민의 자유와 관련된 법률 업무를 수행하는 501 비영리 단체인 미국 자유 센터 (501 비영리 단체)의 설립을  돕기도 했으며, Fox News의 고정 게스트이기도 합니다.


보수적인 색채도 강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그녀는 자택 대기 명령 및 기타 제한 조치의 시행을 중단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비판하고 경제 재개를 촉구했으며 우편 투표에 반대했습니다. 이후 2023년 1월 선거에서 딜런은 현직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인 로나 맥다니엘에게 도전했지만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이 당에 있어 이 여인의 존재감은 뚜렷합니다.


그래서 그랬나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게 한 어색한 Lutheran 성직자가 그에 어울리는 어색한 기도와 exocism 을 하듯 십자가 휘둘기를 한 후 등장한 이 여성. 개신교 주기도문도 아닌, Sikh 교도들의 기도로 첫 날 RNC 이벤트를 마무리하도록 순서가 되어 있었나 봅니다. 만약 이 여자가 Sikh 계가 아닌 Muslim 이었고, 자신의 종교에 따라 공화당의 승리를 기원하는 기도를 Allah 에게 하다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공화당 지도부는 고민은 했을 듯 합니다.


왜일까요? 정치는 inclusive 적이어야 대중의 마음을 끌어올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 사람의 입지가 당에서 강했기에 반대할  도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타협이겠지요. 명색이 기독교 국가라는 나라의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이런 꼴이라니. Inclusive 한 것이 이제는 공화당에도 적용되나봅니다.


아마도 Islam 이 아닌, Sikh 라 공화당에게는 얼마나 다행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미 제가 올리고 있는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시리즈에 올린 바와 같이, 미국이란 나라는 처음 시작은 청교도들로 인해 기독교적인 국가가 될 수 있었지만, 이후 mason 들 (G Washington 등) 로 인해 무신론적 국가로 태어나게 되었으니, 오늘 본 이벤트의 pagan 적인 모습들은 이제 놀라지도 않습니다.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명이었던 John Adams라는 사람, 즉, 영국 식민지와 미국 초기의 정치인이었고 미국의 제2대 (1797년-1801년) 대통령과 초대(1789년-1797년) 부통령이었던 인물이었이며, 그의 아들 존 퀸시 애덤스는 6대 미국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이, Thomas Jefferson (토마스 제퍼슨) 에게 어떤 책을 읽고 난 후 보낸 서신에 보면 이런 말을 했더군요:


"종교만 없다면 이 세계가 최고일 거야"


1797년 Treaty of Tripoli에서 미국이 내놓은 Treaty of Peace and Friendship 중 Article XI에서도 이 사람이 draft를 한 내용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 미합중국 정부는 어떤 의미에서도 기독교 종교에 기초한 것이 아니므로... (... as the 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s not in any sense founded on the Christian Religion...)"

https://brunch.co.kr/@acacia1972/753


https://x.com/i/status/1813046867153838404


혼합종교적인 색채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RNC 에서는 처음 보게 된) 오늘의 괴이한 장면들 중 하나를 이 여성이 기도하는 장면을 통해 보게 되었습니다.



3. 신세계 정부를 뒤엎을 또다른 신세계 정부?

또 하나 의아했던 장면은, 여러 연설자들이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무대 배경이미지들이 바뀌곤 했는데, 자주 등장한 이미지가 미국 1달러 지폐의 뒷면 사진이었습니다. 묘한 등장이었지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물론 이 피라미드의 맨 윗부분은 잘려서 보이지 않도록 대형 스크린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이것도 의도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Trump 의 재선이 검은 세력의 머리를 자르겠다는 의미로 봐야 할까요?



공화당 전당대회를 20년동안 본 제게는 오늘의 이벤트는 마치 초라한 3류 종교집단의 연간 이벤트로 느껴졌습니다. 역시 미국은 무너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날이었기도 합니다. 연설단에 올라온 사람들의 연설능력도, 주제선정도, 맥락도, 그리고 이미지도 모두 어색하고 Tiktok 에나 어울릴듯한 허접한 모습들이 대부분이었지요. 반대쪽 민주당은 언급할 가치도 없겠지만, 공화당 자체를 보면 그나마 기댈 곳도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마음속을 누르고 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수많은 국가들의 정책 또한 수정/변경되어야 하니 마음이 또한 씁쓸하지요.



- July 16, 2024

작가의 이전글 그녀를 만나는 곳 100m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