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일단 앞서는 걱정은 한 꺼풀 벗어야한다는 사실이죠.
두껍디두꺼운 외투를 벗고, 이제 완연한 봄을 맞아 화사한 분위기로 변신해야 하는데,
몸에 붙어있는 살들은 절 떠날 준비가 돼 있질 않네요. 슬프게도 말이죠.
겨우내 다람쥐가 도토리 주워 모으듯 알토란 같이 찌워놓은 이 러브핸들을 어찌해야할까요?
잡아줄 이도 없고, 잡아줄 리도 만무한데 말이죠.
하지만 긍정의 마음으로 지른 실내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있지만
밟고 있는 폐달은 딱 입맛 돌 만큼만!
제 비애이자, 한계이자, 절망입니다. ^^;;; 밟
때문에 맛있고 건강한 조리법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헤매일 때가 많은데요.
오늘 바로 그 건강한 조리법! 공개합니다!
봄빛 요리 아이템은 바로 <Spring! 연어 파피요트>에요.
왠지 이름부터 “봄봄”스럽죠?
파피요트(Papillote)는 프랑스에서 유래된 조리방식이래요.
유산지로 생선이나 닭, 채소 등등을 싸서 오븐에 굽는 요리인데요.
밀봉된 종이 봉지 안의 증기로 익혀 수분을 듬뿍 담고 있기 때문에
더 촉촉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식이에요.
오븐에 굽는 대신 주물냄비에 넣고 찌셔도 됩니다.
육수 없이 재료 자체에서 나온 수분으로 촉촉하게 조리되는 저수분 건강 요리죠.
아마, 다 구워진 유산지를 살짝 열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해산물과 생선, 채소,
그리고 레몬향이 코끝을 툭툭 치고 올라올 때의 느낌은 제대로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 Spring! 연어 파피요트(2인분)
재료: 연어 500g, 아스파라거스 8대, 양파 1개, 레몬 1/2개-1개, 미니 양배추 8개, 냉동새우 8마리,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화이트 와인 소주잔으로 한 잔, 허브(딜이나 로즈마리 약간)
1. 먼저 유산지를 틀보다 크게 잘라 2장 준비해 주세요.
2. 아스파라거스는 밑둥을 잘라 주시고, 양파는 동그랗게 썰어주세요.
3. 레몬도 0.5cm 두께로 썰고,
미니양배추는 겉껍질을 좀 뜯어내 정리하고 밑 둥만 잘라주세요.
(채소류는 집에 있는 재료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감자, 샐러리, 토마토,,, 맛이 어우러질 수 있는 채소류로 준비해 주세요.)
4. 연어는 미리 소금, 후추 간을 좀 해 놓고
5. 유산지를 깔고, 아스파라거스를 올리고, 연어를 올려주세요.
올리브 오일을 좀 뿌리고 그 위에 레몬을 올리고,
양파와 미니 토마토, 새우를 잘 정비해 주세요.
6. 유산지를 위에 올리고 이제 싸주세요.
7. 동그랗게 싸고 마지막 입구를 봉하기 전 연어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
화이트 와인을 한 잔 넣고 입구를 봉해주세요.
8.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30분 구운 뒤
중간쯤 유산지를 가위로 자르고(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손으로 잡고 유산지를 찢어주면(봉지 뜯는 재미도 있어요.) 짜란~
Spring! 연어 파피요트가 완성됩니다.
봉지를 뜯었을 때 훅~하고 올라오는 레몬향에 먼저 깜짝,
촉촉하기 그지없는 연어의 부드러움에 사르르르,
수분 듬뿍 머금고 있는 아스파라거스와 미니 양배추의 아삭함,
정말 이 모든 것을 느껴가면서 먹다보면
어느새 레몬만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모습을 보게 되실 거예요.
“계절의 변화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겨울이 오면 봄도 또한 멀지 않다고 하더니, 이제 겨울의 자리에 봄이 움트려고 한다. 지난밤에도 바람기 없이 비가 내렸다. 겨우내 까칠까칠 메마른 바람만 불다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비 소리를 들으면 내 속뜰도 촉촉이 젖어드는 것 같다.... 낮이 되자 하늘이 열리고 밝은 햇살이 퍼졌다. 겨울 동안 선방에만 박혀 있다가 오랜만에 포근한 햇볕을 따라 앞마루에 나와 앉았다. 촉촉이 젖은 흙과 물기 머금은 숲에서 싱그러운 봄 향기가 배어나온다.” -『봄여름가을겨울』(법정/류시화 엮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본연의 향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 계절이 바뀔 때 즈음이면 한 번씩 들춰보는
법정스님 글, 류시화 작가가 엮은 『봄여름가을겨울』 중 봄 편에 나와 있는 구절입니다.
그리고 다시금 계절 본연의 향기, 봄의 향기를 깊게 들이마시게 됩니다.
가끔 요리를 하다보면 재료 본연의 맛을 잊고 살았구나,,,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진하고 자극적인 양념 맛에 익숙해져 음식 속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음미하지 못한 채,
그저 한 그릇 뚝딱 해치울 때가 많잖아요.
긴 간극의 계절과 계절 사이, 잠깐의 여백 같은 계절 봄입니다.
무언가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는 계절 봄, 그저 향긋한 봄,
있는 그대로의 맛을 좀 즐겨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