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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milla Apr 20. 2020

Do you know croffle?

우리 인생에 있어 약간의 사기템들은 언제나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과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우리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혼자 놀기, 그 중 백미는 확찐자의 진수를 보여주는 “내손내맘, 부엌 요리기구 탐색과 가사실습” 평소에도 요리를 즐기는 늘찐자이기 때문에, 뭐, 요즘 세태라 해도, 일상생활과 진배없었던 지라, 요리도구에 큰 물욕이 없었건만, 갑자기 인싸템이 된 크로플(croffle)로 인해 와플팬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기 시작했다.    





사실 낚시와 캠핑은 장비 빨을 외치듯, 요리를 즐기는 이로써, 늘 강조하는 것은 “요리는 도구 빨”이라는 것, 뭐, 요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뭐랄까? 다른 과시욕은 없으면서, 요리도구 과시욕은 모전여전인지, 1인 가구 부엌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요리도구를 갖추고 있음이다.    


어린 시절 생각해보면, 거의 군것질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왜??? 엄마가 모든 음식과 과자, 빵을 만들어주셨으니까. 그나마 엄마가 기성제품의 과자를 사줬던 것은 새우깡과 사브레 정도? 그 중 사브레의 반은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새우깡 빼곤 엄마 손을 거치지 않았던 음식이 없었던 것 같다. 아! 이 얘길 하려던 것이 아니었는데, 여튼, 엄마의 조리도구를 보면,,,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엄마의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 하던 시절이었으리라. 카스테라를 만들 수 있는 우주표 전기오븐부터 코끼리 밥솥, 미제 믹서기에, 주방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4구 오븐, 파이렉스 냄비세트에, 락앤락이 등장하기 전 타파웨어까지, 우리 집 주방은 늘 신세계를 지향하고, 주방계를 이끌어가는 주부계의 혁명투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뭐,, 내 어찌 그 뒤를 잇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여기서 잠깐, 제가 써 본 주방조리도구 가운데 혁명템이라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 본론인 크로플로 넘어가려한다. 간단하게 할게요.. ^^;;;; 너무 딴 길로 새는 경향이 심해서,,, 하하하    


1. 에그팬- 엄마가 받은 사은품, 에그팬은 추호도 살 생각이 없었다. 뭐, 계란 후라이 하려고 저 팬을 사는 것은 누가 봐도 과잉소비라고 생각했건만, 사은품으로 받은 에그팬은 정말 활용도가 높다. 물론 가스렌지 위에서 가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헛발을 짚기도 하지만, 예쁜 계란후라이가 탄생되고, 부침개나 고기완자 요리할 때 딱 먹기 좋은 크기로 완성된 요리에 흡족함을 더해주는 아이템이라 할 수 있겠다.     



# 명란후라이 - 간단한 소주 안주로 그만임

계란 4알, 명란, 실파&식용유 약간 / 에그팬을 달군 후 식용유 두르고 계란을 깨뜨린 후 명란을 위에 얹고 실파 얹으면 끝    



2. 트라이앵글 줄리엔 커터(채칼) - 이것저것 채칼 다 써 봐도 이것만한 것은 없다.

김밥이나 채썰어야할 음식을 만들 때면 항상 일정한 굵기로 썰어지는 채에 대한 갈망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쓱쓱 밀어내는 김장용 채칼은 뽀대가 나지 않고, 또 1인 가구에게 대패채칼은 그닥,,, 그간 많은 채칼을 경험했다. WMF 채칼, 그냥 시장에서 파는 채칼 등등,,, 하지만 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관계로 채칼 사용보다는 도마 위에서 다다다다다,,, 하지만 트라이앵글 줄리엔 커터는 나에게 채칼의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비싸서 살까말까 고민했던 내가 밉네,,, 고민하지 말고 지르세요. 신세계, 경험하실 거에요. 아! 손까지 까일 때가 종종 있으니 조심하시고요.    





도구의 신세계를 경험할 때, 가끔 장단점을 열거해 드릴게요. 상부상조, 일거양득, 일석이조,,, 뭐,, 이런 차원이죠. ^^;;;    


다시 크로플로 넘어가서, 커피 넣고 400번 저어 팔 빠져라 만든다는 달고나 커피를 지나, 누가 시작했는진 모르겠지만, 크로와상 냉동생지를 와플 팬에 구워먹기 시작하면서, 냉동생지와 와플팬 대란이 일기 시작했다. 물론, 요리는 장비 빨이란 신조를 지니고 있는 지라, 공구에 동참, 맛있는 프랑스 냉동생지를 사기 위해 무수한 클릭질을 통해 좌절하고, 삼립 미니냉동생지를 구매했다. 이제 와플팬 차례, 곰곰이 생각했다. 간지 나는 스캡슐트 와플 팬을 구매할 것인가? 뭐, 몇 번이나 해 먹을라고, 쌈지막한 와플 팬으로 구매할 것인가? 늘찐자의 결론은 자주 먹어 뭐하겠어. 버터 덩어리 냉동생지, 살말 더 찌지. 이번엔 합리적인 소비(?)로 쌈지막한 우리나라 만 원짜리 와플 팬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것이 왠일인가! 와플팬 대란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구매 후 몇 차례 업체와의 전화를 통해 공장 돌리고 있으니 좀 더 기다려달라는 통화 후, 다시금 돌아온 답변은 주문을 취소해달란다. 물건이 없다고? 이것은 무슨 소리? 기다린 시간이 아까웠지만, 뭐, 싸워봤자 못 보내준다는데, 입만 아프지 싶어, 구매 취소 후 다른 업체 물품으로 만 원 더 비싼 와플 팬으로 구매를 완료했다. 이 아이가 그 아이!    






좀 큼지막한 편인데, 일단 그립감도 괜찮고 나름 튼튼하다. 음, 설거지가 좀 힘들 듯 싶은,,, 와플팬의 특성이니 그건 패스! 일단 사두었던 크로와상 냉동생지를 꺼내 해동모드로 들어간다. 사실, 이 요리는 아주 간단하다. 와플팬과 냉동생지만 있다면 요리의 80%는 완성된 것이다. 약간의 스킬이라면 불 조절? 중약불, 약불에 가까운 중불로 앞뒤를 익혀주면 완성, 여기에 본인이 좋아하는 과일, 딸기, 바나나, 딸바도 괜찮다, 산딸기, 블루베리, 여기에 시나몬 파우더나 슈가 파우더, 여기에 좀 더 확찐자로서의 도장을 찍고프다면 아이스크림, 그 위에 민트잎 한 장, 방금 내린 커피 한 잔이면, 당신은 크로플 마니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요리도구와 크로플이라는 요리소개를 시작하면서 우스개 소리로 확찐자 얘길 꺼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란 생각을 요즘 가끔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 시간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마음껏 거리를 활보하고,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예쁜 카페에 앉아 창밖을 감상하고,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고,,, 이전의 삶에서 이 모든 것은 감사함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시간을 계기로 내 지문과도 같은 일상의 단편들을 사랑하게 됐을 것이다.     


어릴 적 읽었던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 문득 떠올랐다. 이 책은 원래 18세기 출간돼 당시 그 시대를 뒤흔들었던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이란 책으로 뛰어난 말솜씨와 허풍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허풍선이 남작은 1720년 독일의 어느 지방에서 태어난 실존 인물로 귀족 출신이자 뛰어난 사냥꾼이면서, 러시아군에 가담하여 전투에 참전한 장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에서 하우젠 남작은 자신의 재능과 용맹함, 침착함을 발휘해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베이컨으로 오리 잡기, 꿀을 바른 손수레 손잡이에 갇힌 곰 등 기발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지고, 2부에서는 사냥꾼이자 군인으로서 세계를 누비며 시대를 초월한 동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문제는 뮌히하우젠 남작의 허언증이었지만 말이다.

   

뭐, 사실 요리도구나 유행하는 요리에도 약간의 사기템들은 언제나 존재하지 않나? 하우젠 남작 정도의 강도는허언증은 아닐 지언정, 지금 이 시기, 각자의 재능을 발휘해, 자신의 지리한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담아, 조금 더 소소한 나만의 사기템으로 활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아마, 다들 그러하시기에, 달고나 커피와 크로플이 인싸템이 됐으리라 여겨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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