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고 많은 초록들이 꿈꾸듯 저마다의 빛깔을 뽐내는 계절, 봄이다.
봄빛이 점점 더 진해질수록 사람들 역시 꿈꾸듯 자신의 리듬에 속도를 더해간다.
그 무엇이 됐든, 저마다의 꿈을 향한 가슴의 콩닥거림이 시작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저마다의 속도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내가 뒤처지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불안감,
누군가는 내가 너무 빨리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조급함,
누군가는 내가 머물러 있지 않은지에 대한 상실감,,,
죽순처럼 땅에서 쑥 올라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연초록, 진초록, 푸르딩딩 초록,,,,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있는 아스파라거스가 제철을 맞았다.
중세 프랑스 왕실에서 즐겨 먹어 채소의 귀족, 채소의 왕이라 불리는 아스파라거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식재료였지만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채소 중 하나이다.
새봄 싹 트는 새 순을 먹는 아스파라거스는 4∼5월이 제철인데
'4월의 아스파라거스는 아무에게도 주지 않고, 5월의 것은 주인에게,
6월의 것은 당나귀에게 준다.'는 서양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스파라거스는 생산시기에 따라 상품적 가치가 다르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 생산 시기인 3월 상순부터 9월 하순까지인데,
생산시기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지는 채소로
(이는 수입산도 마찬가지, 수입산의 경우 6월이 넘어가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5월-6월 사이가 가장 싼 시기라 할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팬에 오일 두르고, 소금, 후추만 뿌려 먹어도 맛있고,
아스파라거스 피클부터 베이컨 아스파라거스 말이 등등,,,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함을 맘껏 즐기는 시기이기도 하다.
4월의 봄! 아스파라거스로 초록을 즐겨보자!
재료: 아스파라거스 6대, 감자 1개, 버터 30g,
대파 흰 부분만 1대, 닭육수 300ml, 생크림 150ml, 소금, 후추 약간
1. 일단 통통하게 살 오른 아스파라거스를 준비한 후
밑둥은 자르고 껍질은 필러로 벗겨주세요.
(밑둥은 좀 질겨요.)
2.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슬라이스해 놓고,
대파는 잘게, 아스파라거스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놓으세요.
3. 냄비에 버터를 넣고, 잘게 썬 대파를 넣어 볶아주세요.
대파 향이 나면 감자를 넣고 소금 간을 한 후 적당히 익혀주세요.
4. 감자가 익으면 아스파라거스를 넣어 버터에 코팅될 정도만 볶은 후
닭육수를 붓고 끓여주세요. (닭육수 대신 치킨스톡 이용하셔도 됩니다.)
5. 감자가 익으면 생크림을 넣고
좀 더 끓인 후 블랜더로 갈아 후추를 뿌린 후 좀 더 끓여주면 완성!
바게트 바삭하게 구워, 우아하게 모닝수프를 즐겨보심이 어떠하실른지,,,,
아스파라거스 한 대 살짝 구워 수프 위에 올려도 좋고~
구운 바게트를 수프에 살짝 찍어 바삭함을 즐겨도 좋고~
초록빛 아스파라거스 수프에 바게트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꾸우우우우욱 적셔 먹어도 좋고,
어떻게 먹어도, 그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그 아스파라거스, 초록 본연의 맛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아! 모닝수프가 아닌 치맥 전 속을 달래주는 수프로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
고춧가루와 청양고추, 칠리소스 몽땅 집어넣고 만든 치즈불닭에 칭따오 맥주 마시기 전,
아스파라거스 수프에 성안살롱 베란다프로젝트(저희 집 베란다 네이밍입니다. 하하)
민트잎 하나 뜯어 수프 위에 올리면 봄빛 그 자체!
초록을 찾아가는 시간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만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뛰는 여자'는 절박한 여자고 '걷는 여자'는 자신의 리듬을 찾아가는 여자다.
뛰기나 걷기는 자신을 지키는 행위다.
세상의 속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를 만드는 행위다.”
- <여자의 문장>, 한귀은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빠르든, 조금은 머물러있을지 모르겠지만,,,
봄빛은 서서히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간다.
초록을 찾아가는 그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봄빛이 초록을 찾아가듯 나 역시 조금씩 그 리듬을 찾아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