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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에 지는 별 Mar 21. 2023

나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무서웠던 아침에서 평화로운 아침으로...

대인기피증이 있는 내게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는 무작위의 사람들의 발걸음을 불러 세우는 일은 너무도 공포스러운 일이어서 일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부터 약한 가슴통증까지 찾아왔다.


일을 시작하기 전 날은 아예 악몽으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 자신에게 다독였다.


"하면 잘할 거면서....ㅎ"


그렇다.  나는 그날 무려 20명 넘게 명단을 받아냈고, 그 성취감과 희열로 들떴었다.  복직한 지 4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새로운 일 투성이에 타인을 만나 무언가를 주고받아야 하는 일이 내게는 늘 커다란 두려움이고, 불안감을 안겨 준다.  


하지만 세상은 나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는다.  그냥 해내야만 하는 일이기에 내 병명 뒤로 나를 숨길 수도 없다.  그리고 나 또한 더 이상 숨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는 중이다.  병이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악화와 호전 심지어 완쾌되기도 하지 않는가.


담당의사는 늘 소소한 자신만의 한계를 정해 두라고 말해 주었다.  최고치가 아니라, 한계치 말이다.  무척이나 위로가 되고 감사한 말이었다.  그래서 나 또한 나를 귀히 여기며 나의 한계치에 다다르거나, 또는 살짝 넘어가 보려 애쓰며 지내고 있다.  


더 이상 봐주지 않는, 인정머리 없는 세상을 원망하는 일을 그만두는 중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누구도 못할만한 일은 없다.  다 해 낼 수는 없지만 노력할 수 있고, 그 일을 도울 이도 분명 내 주변에는 있으니까.  


오늘도 긴장하지 않고 평화롭게 아침을 시작한다.

파이팅!!!!!

김유경님의 줄줄이 호떡 그림책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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