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사랑의 형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뒤죽박죽 섞여가
삐죽빼죽 사나운 모양새였다가
소중한 별빛이었다가
여름의 초록 나무였다가
흐린 날의 한강이 되지
결국 사랑은 기억 속에서 풍경이 돼
낡은 향조차 떠오르지 않는 파노라마는
집에 가는 길 머릿 속을 파고들지
그래서 잊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엉망이 되는 거야
까무룩 지난 멍울이 따끔해
이기적인 필름은 멈출 줄 모르지
누구의 사랑이 먼저 죽었고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중요치 않아
사랑은 계속 될 거야
끝나지 않는 영사 속에서
영원히 푸르름을 머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