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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미루 Feb 19. 2024

시 | 한강에서

09

사랑의 형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뒤죽박죽 섞여가


삐죽빼죽 사나운 모양새였다가

소중한 별빛이었다가

여름의 초록 나무였다가

흐린 날의 한강이 되지


결국 사랑은 기억 속에서 풍경이 돼

낡은 향조차 떠오르지 않는 파노라마는

집에 가는 길 머릿 속을 파고들지


그래서 잊지 못하는 거야

그래서 엉망이 되는 거야


까무룩 지난 멍울이 따끔해

이기적인 필름은 멈출 줄 모르지


누구의 사랑이 먼저 죽었고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중요치 않아


사랑은 계속 될 거야

끝나지 않는 영사 속에서

영원히 푸르름을 머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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