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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는김작가 Nov 04. 2017

#3. 일어나라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당신을 위해 - 나의 세번째 시 이야기>




일어나라




김영주





일어나라

내 몸은 피곤하겠으나

내 영혼은 이미 맑다



어디선가 가만가만 들리는 소리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꼼지락, 

이불에 둘러싸여

베개에 얼굴을 묻고 계속 엎드려있으니

내게 이리 부드러이 누군가가 속살거립니다



일어나라

왜 하늘이 둥근 줄 아느냐

내 너를 감싸고 있는 것이니

내 너를 안아주고 있는 것이니

내 너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니

내 안에서 마음껏 뛰거라



그렇게

가만히 엎드려 연신

흐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니

아아

나는 지금 꼭, 그러고보니

엄마뱃속에 있는 느낌입니다



엄마뱃속

우주뱃속

나는 그 안에서 꼼지락 꼼지락

다시 어린아기가 됩니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아느냐

이제껏 늘 너만을 보아왔다

이제껏 늘 너만을 안아왔다

일어나라

너는 이미 힘이 충분하단다

너는 뭐든 할 수 있단다

꼭 엄마가 뱃속 어린아기에게 해주는 말 같습니다



나는 그 말에 부시시 

일어납니다

내 영혼은, 이미 맑습니다







알람이 울립니다.

벌써 아침이 오려나 봅니다.


나는 일어나기 싫어서 가만 엎드려 베개를 끌어 얼굴을 묻고 미적미.

그 때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내려옵니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새벽이라 깜깜한 어둠 속 입니다.  

차가워져가는 날씨인지라 해도 늦게 뜨니 저는 엄마 속처럼 포근한 이불 안이 좋아서 꼼지락 꼼지.

그렇게 일어나기 싫어서 꼼지락거리다 오히려 베개를 더 깊이 끌어당겨 얼굴을 파묻고선 가만히 엎드려있는데...


일어나라

일어나라


그리고선 이내 사랑한다는 소리가 이어지면서  엄마뱃속에 있는 듯 편안해지고 힘이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힘을 내서  

그렇게 나는 부시시, 

또 일납니다.










#아침 

#당신을보다나를봅니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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