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
작품을 설치하고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공간에 앉아 생각해 봤다.
가족?
그들은 예수의 가족과 고향 사람들처럼
나를 가장 잘 이해 못 하는 가까운 물리적 거리에 존재하는 타인일 뿐이다.
그들이 가까이에 있으면
나의 존재가 두꺼운 암막커튼으로 가리고 나오지 않는다.
그들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다.
친구?
난 친구가 많았다.
몇 년 전 ‘친구’를 주제로 하는 영어회화 시간에
한 기업 사장이 내게 주말에 뭐 했냐고 물었다.
나는 친구들과 만난 얘기를 주로 했다.
그때 그 사장이 ‘친구?’라며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세상엔 친구라는 건 없다고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의 회의적인 표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다들 내가 싫어했던 어른의 모습이 되어 서로 멀어졌다.
어른이 되지 않는 친구들은 이제 다 사라졌다.
그래도 아는 사람?
관계를 유지하면 좋을 것 같은 좋은 사람, 지인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은 아마 내가 아닌 어떤 도구와 같은 것을 원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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