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보현 '전야의 살인'(좋은땅)
이 소설은 한숨의 길이로 읽어 내린 것 같은 긴장감과 흥미진진함. 그리고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내 보일 수 있는 이중성. 범죄자들은 선의 자리에 있고, 정작 선한 사람이 악인이 되는 한 편으로는 씁쓸한, 율리시의 사형집행으로 생기는 감정이 흥미롭고 일순간을 턱 내려놓게 되는 소설이며,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우는 소설이다.
연극 공연으로 만들어진다면 배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낼 수 있고 발렌티노 신부의 시체가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될 것이 기대가 된다. 내가 작가라면 이 소설을 연극 대본으로 만들어 무대에서 펼쳐지는 긴장감과 주요 인물들의 내밀한 연기로 접해보고 싶은 열망이 더해졌다.
성당 안에서 네 인물들의 묘사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며 극으로 치닫는 상황과 베드로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흥분되었다. 주인공 베드로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누가 어울릴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 소설이다.
마리, 한스, 판사, 베드로 주요 등장인물의 심리와 내면 묘사 그리고 대화로 드러나는 성격들이 흥미롭고 율리시의 사형은 어떻게 진행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결국에는 예상치 못한 최후가 너무도 맥없고 씁쓸했다.
마지막 율리시의 나지막한 한마디 "그것은 천성이었습니다."에 넋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