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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리더십 회복을 위한
협상 전략

-한 때 80%를 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반토막 났다. 그에 대한 조롱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제1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선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이 옆에 있으면 귀싸대기를 올려붙이고 싶다고 연설하는 인사도 등장했다. 인터넷에선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문재앙 탓”이라는 댓글을 아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 국가원수 모독 발언에 거침이 없다.

-나라가 반토막 났고 대통령도 반쪽자리 대통령에 불과하다. 이래 가지고선 정상적인 통치가 불가능하다. 일본이 한국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한 것도 바로 이런 틈새를 보고 상황을 낙관했던 결과로 보인다.

-"힘이 없는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다"라고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말했다. 수구세력 리더들은 정의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직 반대만을 한다. 국회 인사 청문회에 나온 인물의 직무수행 능력엔 관심이 없고 그저 그를 낙마시키기만 하면 표창장을 준다는 것이 그 증거다. 사립 유치원 비리 개선에 눈을 감는 등 집단 이기주의에 편승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그들에게선 희망을 못 찾겠다. 그래서 촛불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게 힘을 실어 줬는데 이들은 여전히 무능하다. '그놈이나 이놈이나'라는 소리가 너무 자존심 상한다. 그래도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협상 원리에서 그 해법을 찾아보았다.  


<협상의 팁 1 ; 협상과 개혁은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운영의 묘미를 살려라>


-복잡한 이슈가 여러 개 있을 때 노련한 협상가들은 논의해야 할 어젠다 순서를 조정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여 나간다. 반대로 아마추어들은 심각하고 논란의 여지가 큰 문제부터 건드려 시작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힌다.

-예컨대 노사 협상에서 아마추어 협상가들은 처음부터 가장 민감한 임금 인상안을 거론한다. 이것만 해결되면 나머진 문제도 아니라고 하면서.... 하지만 사측도 총력을 기울여 대응한다. 가장 민감한 이슈이기에 시작부터 양보가 없다.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점점 감정싸움으로 변한다. 반면에 노련한 협상가들은 쉬운 주제부터 시작한다. 직원들 체력단련을 위해 탁구대 하나 놔주세요 같은 요구다. 사측에선 큰 부담이 없기에 흔쾌히 들어준다. 이로써 서로 통한다는 분위기가 생기고 좋은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서로가 최선을 다해 합의를 이루고자 노력한다. 이것이 바로 협상의 묘미다.

-그러나 정치권은 아마추어처럼 움직일 때가 많다. 노무현 대통령 때 4대 입법-국가보안법, 과거사법 , 언론개혁법, 사립학교법-을 통째로 추진했으나 조선일보의 민생 프레임에 부딪혀 성과를 이루지 못했었다. 문재인 정부도 비슷한 길을 밟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 최저시급 인상, 탈원전 정책, 유치원 개혁, 법조계 및 군 장성 비리 수사 등등. 적폐 청산이란 이름하에 온갖 것 다 건드렸는데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을 찾기가 어렵다. 그럴 때마다 저항세력은 커지고 대통령은 더 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부실한 개혁은 손을 안 데느니만 못하다. 사안의 심각성, 성공 가능성 등을 치밀하게 검토해서 어떤 것부터 손을 댈 것인지를 정하고 그것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잡음을 최소화하고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정부 정책에 신뢰를 갖고 다음 개혁도 기대를 하게 만든다.

-개혁은 한판의 승부가 아니다. 푸닥거리 한판으로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우선순위 조정 등 운영의 묘를 살려가면서 치밀하게 추진해 나가기를 부탁한다.



<협상의 팁 2 ; 외부 협상에 앞서 내부 협상부터 실시하라>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했다. 자기 내부 세력 간에도 엇박자 소리가 요란한데 어떻게 둘로 나뉜 민심을 결합시키고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세계 강국을 만들 수 있겠는가?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는데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반기를 들었다. 대통령이 규제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우리 AI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얘기한 바로 그날에 검찰이 찬물을 끼얹었다. 시스템 개선으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와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를 불법 소지가 있다고 기소를 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실망과 불신도 커지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대입을 위한 학종 보완책을 강조하는 가운데 대통령이 불쑥 정시 비중 강화를 발표했다. 학부모들의 혼란과 대책 없는 찬반 논쟁이 또다시 재연되고 있다. 도대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청와대 참모들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들에게 사전 조정이란 단어는 없는 것 같다.

-민주주의라는 명분 속에 어설픈 방임주의로 일관하는 것은 무능한 자들의 합리화에 불과하다. 그래서 내부 협상을 먼저 해야 한다. 내부 협상을 통해 어떤 문제와 기회가 있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후 내부부터 합의를 해야 한다. 내부에서도 조정되지 않는 사안을 가지고 외부 이익집단을 설득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일단 결정된 정책에 대해 다른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 당근과 채찍을 써서라도... 그러라고 힘을 몰아준 것이다. 그 힘을 제대로 못쓰겠다면 정권도 내놓아야 한다.

-내부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일을 잘하고도 욕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중에 억울하다, 오해다 같은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려면 미리미리 내부부터 의견 조율을 잘해야 할 것이다(잘하고 욕먹는 리더가 빠트린 협상 공식 https://brunch.co.kr/@shchung1017/4 참조).


<협상의 팁 3 ;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과 전술 개발에 집중하라>


-무협지에 보면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라는 구절이 자주 나온다. 최종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일부의 희생을 기꺼이 감수한다는 뜻이다. 전략과 전술을 분명히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여권 인사들의 업무처리 방식은 투박하다. 결정만 했지 결정 후에 그것을 완성시키는 기획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운동권 출신이라 공부를 많이 안 해서 그렇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예컨대 3개월 이상 온 나라를 들끓게 했던 조국 사태에서 정부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조국 장관을 주고 검찰 개혁의 발판을 마련했는가? 조국 반대를 외치던 사람들이 조국 장관 사퇴를 보고 여권 지지층으로 돌아섰나? 개혁해보겠다고 나선 조국 장관과 그 가족의 명예를 지켜주었나? 분열하던 국민이 다시 하나로 합쳐졌나?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혼란만 가중됐다.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왜 임명했고 반대가 심할 때 경질시키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냥 조국 구하기였나 아니면 검찰 개혁이었나?

-개혁은 목표가 분명할 때 이루어진다. 방법론 측면에서 A 안이 안될 때 B, C, D라는 대안도 확실히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조국 장관이 사퇴를 한지 보름이 지났는데 후임 장관 후보자 하나 발표 못하고 있다. 조국 장관은 퇴임을 하면서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을 언급했는데 청와대와 민주당은 불을 키우기보다 끄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공수처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진전이 없다.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논란의 소지만 가득한 교육개혁 정책을 발표해 검찰 개혁에 대한 집중도만 분산시켰다. 여당 내부에선 조국 문제는 이제 일단락됐으니 민생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슬슬 나온다. 내년 총선에 당선되는 것이 우선 급하니까 또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영광은 없고 상처투성이뿐인 조국 사태였다. 기득권 세력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했으면 그만한 각오와 대책이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렇게 허무하게 끝낼 건데 시작은 왜 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 더 한심한 것은 이렇게 끝내 놓고 책임 있는 인사들의 사과나 해명은커녕 변명조차 하나 없다는 것이다. 이러려고 저 사람들에게 힘을 몰아주었느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차라리 검찰 개혁 말이나 꺼내지 말지...

-다른 예 하나만 더 살펴보겠다. 비정규직 최저시급 인상안이다. 최저시급 인상 자체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상태서 불쑥 인상안만 발표했다. 그 결과 안 그래도 힘들던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알바 시급 인상으로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된 사장들은 비정규직 고용을 중지했다. 결과적으로 비정규직자에게 도움을 주자던 최저시급 인상은 오히려 비정규직 일자리를 없애는 역효과를 낳았다.  

-소위 인질 구출 작전의 역설과 같은 현상이다. 인질 구출 작전이 실행되면 이때 제일 위험한 사람은 범인의 총칼 앞에 무방비로 있는 인질이다. 악덕 프랜차이즈 오너를 벌주다 보면 그 브랜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힘없는 가맹점주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가듯이... 그래서 개혁을 할 땐 충분한 대책을 세운 뒤 실행되어야 한다. 의욕만 앞세우다간 모두에게 상처가 된다.

-시급 인상에는 인상받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상시켜 주는 측의 입장도 고려했어야 했다. 수입이 늘어야 지출도 늘이는데 수입은 감소 추세인데 지출만 늘이라고 하니 당연히 반발이 생기는 것이다. 그들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등 대책이 하나라도 있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없었다.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고용자와 비정규직 둘 다 피해자가 된 최악의 개혁이 되고 만 것이다. 덤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부터 이미 빈사상태에 빠져있던 자영업자에게 마지막(?) 일타를 가하면서 대한민국 자영업자는 문재인 정부가 다 망하게 했다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이 두 사건은 여권의 무능함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분명 선의로 출발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운 문재인 정부의 현주소다. 내부 분열, 불분명한 목표, 아무런 대책 없이 검찰의 질주를 지켜만 보는 여권 인사들, 있으나 마나 한 공권력. 이래선 절대로 리더십을 회복할 수 없다. 국민의 지지도 받을 수 없다. 내년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이제부터라도 분발해야 한다.  WTO에서 활약한 한국대표단처럼...

-지난 7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있었던 WTO 회의에서 김승호 대표를 비롯한 한국 대표단은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일본의 무역제재가 부당함을 성공적으로 알렸다.(일본의 막무가내를 WTO에서 입증한 협상 공식 https://brunch.co.kr/@shchung1017/6 참조). 목표가 분명한 과제는 준비를 잘하면 얼마든지 좋은 계획을 수립하고 성공시킬 수 있다. 서두르지 말고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의해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나가기를 소망한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요약하겠다. 사람이 무능한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무능한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죄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더 이상 죄짓지 않고 조롱거리가 되지 않으려면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제를 선별하고, 플랜 A, 플랜 B, 플랜 C, 플랜 D까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 그것을 순조롭게 하기 위한 첫 단계는 외부 협상에 앞서 내부 협상을 하는 것이다. 문제와 기회를 탐색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소통을 강화하는 아주 중요한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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