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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Aug 15. 2024

상하이에서의 4박 5일.

[젤리의 제국]

“계획을 바꾸자!


오늘 저녁은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먹자!”


“앗!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X 9


뜻밖의 배려(?)를 받은 우리는 신났다.



“내가 각자 이런 곳에 갈 깔끔한 옷 하나씩 챙기라고 했지?


부끄럽지 않게 다들 깔끔하게 입고 와라.


1시간 뒤에 로비에서 보자.”


“넵! 깔끔하게 입고 뵐게요.” X 9 



나는 빠르게 준비하고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15분 먼저 나갔다.


다른 팀원들도 다들 그때쯤 모였다.


그리고 15분 뒤에 그가 왔다.



“자, 다들 올라가자.”



밤에 보는 상하이 야경은 예뻤다.


다들 번갈아가며 서로를 찍어줬다.


물론 그를 제일 먼저 찍었고, 


그가 마음에 드는 사진이 몇 장쯤 찍었을 때부터 우리는 자유시간을 얻었다.



음식과 와인이 나왔다.


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경험을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했다.



다 같이 사진도 찍고, 얘기도 하면서 저녁시간을 보냈다.


“자, 이제 그만 들어가서 쉬고 내일을 준비하자.


PM들은 오늘 지출한 경비들을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잘 정리해라.


지난번처럼 빠지는 것 없이 꼼꼼하게 잘 챙겨. 알겠지?”


“네, 잘 챙기겠습니다.” X 3


“내일 조식은 8시에 먹을 거니까 다들 맞춰서 식당 앞으로 와라.”


“네, 내일 뵐게요.” X 9



여행이 끝났지만,


나와 PM 2명은 모여서 오늘 사용한 경비를 정리했고,


혹시 서비스에 이슈는 없었는지 확인했다.



밤 12시가 다 되었을 때,


우리의 일이 끝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원래 이렇게 여행 와서도 할 일이 많나요?”


“아무래도 저희가 모든 것들을 관리하다 보니 챙길 것이 많습니다.


내일 경비는 저랑 5:5로 나눠서 들고 다니시죠.


그리고 제가 가진 걸로 우선 지출하고,


혹시 모를 분실이 발생할 경우 가지고 계신 경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하시죠.”


“네, 알겠습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 뵈어요.”



그렇게 상하이에서 첫날이 끝났다.



다음날,


무난했던 호텔 뷔페를 시작으로 상하이의 둘째 날이 시작되었다.


여기저기 계획했던 곳들을 돌아다니며 콘텐츠로 쓸 사진들을 찍었다.


다행히 점심은 우리가 계획했던 현지 식당에서 먹었고,


저녁은 코리아타운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는 한식을 참 많이 좋아했다.



셋째 날,


상하이 애플스토어에 갔다.


매장에 진열된 아이폰들을 보는데, 우리 서비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열심히 만든 서비스를 해외에서 이렇게 마주할 수 있다니,


너무 신기하고 뭉클한 경험이었다.


점심은 상하이 시내 쇼핑 타운 안에 있는 식당에서 먹었고,


저녁은 어김없이 코리아타운에서 식사를 했다.



밤에는 상하이의 고급 클럽을 갔다.


드레스코드가 중요한 곳이어서 다들 한 껏 멋을 부렸다.


테이블을 잡았고, 그 속에서 상하이의 밤을 즐겼다.



“야! 어때 좋지?”


“네, 좋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일 년에 몇 번 해외 나와서 즐긴다.


그러니까 너도 열심히 일해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라.


너의 안 좋은 습관들은 버리고, 좋은 습관들을 들여서 성장해라.”


“네, 알겠습니다. 노력할게요.”



넷째 날,


우리가 상하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었다.


낮에는 여기저기 정해진 루트로 다녔고, 밤에는 또 다른 클럽을 갔다.


어제 간 곳이 강남의 클럽 느낌이라면, 


오늘 간 곳은 홍대의 클럽 느낌이었다.


나는 춤을 잘 추지는 못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곳에서 노는지 살폈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밤 문화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11시쯤 되자,


그가 우리 모두를 소집했다.


“자, 이제 숙소 가서 쉬자. 


내일 싱가포르로 출국해야 하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자.”


“네, 알겠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잘 놀았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일찍 만나서 조식을 먹고, 공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첫날은 아주 길게 느껴졌지만, 언제 4박 5일이 다 지나갔나 싶었다.


뭔가 아쉽기는 했지만,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공항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에서 각자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와 iOS 개발팀장에서는 싱가포르에서 마실 양주 2병을 샀다.


한국에서 산 것을 상하이에서 다 마셨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이륙했다.


생애 첫 싱가포르에 간다는 생각에 신났다.



그때까지는 몰랐다.


싱가포르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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