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ngers Aug 08. 2024

상하이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은?

[젤리의 제국]

그가 가리킨 곳은 바로,


맥도널드였다.



아니, 상하이에 많고 많은 식당 중에서 왜 하필…


맥도널드를 가자고 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다른 팀원들은 마치 맞추기라도 한 듯 말했다.


“너무 좋아요. 


한국 맥도널드랑 맛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는데 잘 됐어요.” X 8


나를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말했기에 나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다들 진심인 거니?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왜 이 멀리 상하이까지 와서 고작 맥도널드를 먹는 거야.’



하지만 난 그들의 눈과 행동을 보고 알았다.


그것이 그들이 이곳에서 편하게 여행하는 방법이었다.


상하이를 회사에서 공짜로 데려와줬는데,


그깟 먹는 것쯤이야 포기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네가 애들 메뉴 받아서 정리하고 주문해서와.


이번에는 절대 실수하지 마라.


아니다, 너 혼자는 안 되겠다.


나머지 PM과 함께 다녀와라.”


“네, 알겠습니다.” X 2



모든 팀원의 메뉴를 폰 메모장에 적었다.


고맙게도 그를 제외한 팀원들은 3가지 내에서 통일해서 주문했다.


“저, 다 받았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실수 안 하도록 둘이서 더블체크 잘하고 다녀와.”



이렇게까지 하면서 주문을 해야 하는 것인가 싶었지만,


지난번 탐앤탐스와 같은 실수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면 안 되었다.



찬찬히 하나씩 주문을 했다.


다행히 PM은 중국어를 조금 할 줄 알아서 더블체크까지 했다.


이번에는 전체 메뉴가 정상적으로 나왔다.


각자 자신의 메뉴를 받고 한 입 베어 물었다.


나도 한입을 먹었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뭐야?


이걸 먹으라고 준거야?


무슨 고기가 이렇게 질기고 말라비틀어진 거지?’



그도 한입 먹더니 더 이상 먹지 않았다.


튀긴 감자만 먹었다.


그러다 그가 말했다.



“야, 여기 근처에 코리아타운 없냐?”


“있긴 한데 버스 + 걸어서 35분 정도 가야 합니다.”


“아 거기까지 가기엔 너무 배고픈데.


그럼 일단 여기 근처에 만두집 있으면 갔다가 간단히 먹고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은 코리아타운 가서 먹자.”



‘아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중국 상하이까지 와서 왜 코리아타운을 가냐고.


그럴 거면 인천 차이나타운이나 갔다 오지.’



하지만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냥 다른 팀원들처럼 따르기로 했다.


그래야 스트레스받지 않고 오래 살 것 같았다.



그나마 숙소 근처 딤섬집에 갔다.


거기서 처음으로 중국의 음식을 먹어봤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이 아니다 보니 딤섬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처음 먹어 본 딤섬은 우선 뜨거웠다.


입천장이 다 까질 듯이 뜨거워서 놀랐다.


옆에 팀원들을 따라서 천천히 식히며 먹었다.


그동안 먹었던 물만두랑은 차원이 달랐다.


육즙이 톡톡 터지는 게 너무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것들이 천지일 텐데,


맥도널드를 가자고 했단 말이야.’



딤섬을 아주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앞서 쌓였던 불만이 봄날에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렸다.



그때 그가 말했다.



“계획을 바꾸자! 

오늘 저녁은…”

이전 08화 첫 해외 워크샵 장소는 상하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