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의 제국]
“뭐가 하고 싶으세요?”
“옛날부터 뉴욕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
어제 여자친구랑 싸우고 기분도 안 좋아서,
뉴욕여행 다녀오면 기분이 조금 풀릴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
“원래 기분 안 좋을 때는 여행 가서 푸는 게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한번 가보고 싶은 곳에 다녀오면 더 좋으실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그럼 뉴욕여행 가야겠다.
일단 PM들 데리고 와라.
지금 프로젝트 진행상황 들어보고 일정 잡아보게.”
“네, 지금 데리고 올게요.”
너무 갑작스러웠다.
그 앞에서 내색할 수는 없었지만,
갑자기 뉴욕여행이라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인 것인가.
2개월 전에 상하이와 싱가포르를 다녀왔고,
얼마 전에 도쿄까지 다녀왔는데 말이다.
한번 붙은 여행에 대한 욕구가 잘 식지 않는 것 같았다.
PM들을 데리고 회의실로 갔다.
“야! 왔냐?
나 뉴욕여행 가고 싶은데 지금 프로젝트 일정이 어떻게 되냐?”
“아 지금 앱 개발 진행하고 있는데,
디자인과 개발 일정이 조금 타이트해서 계획했던 일정에 릴리즈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 그래?
음… 그렇다면…
이왕 일정을 미뤄야 하는 거 그냥 뉴욕여행 다녀와서 마무리하는 걸로 하자.”
“그래도 중간에 끊기면 다시 하는 게…”
“내가 알아서 디렉팅 할 테니까 니들 PM들은 뉴욕여행 일정 잡아라.
지난번처럼 실수하거나 빠뜨리는 거 없도록 신경 써서 해라.
알았냐?”
“네, 알겠습니다.”
우리 셋은 각자 파트를 나눠서 뉴욕여행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항공, 숙박, 식당정보 등을 정리했다.
그는 개발팀, 디자인팀을 불러 모았다.
“자! 우리는 2주 뒤에 뉴욕여행을 가려고 한다.
PM들한테 들으니까 지금 일정이 조금 밀릴 것 같다고 하던데,
이왕 미뤄지는 거 여행 다녀와서 제대로 다시 진행하거라.
알겠냐?”
“네, 알겠습니다.” x 6
“안 그래도 뉴욕 너무 가보고 싶었는데 너무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곳으로 여행 갈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뉴욕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나쁘지 않았다.
살짝 설레고 기대되고 그랬다.
“야! PM들!
뉴욕 간 김에 현지 스타트업과의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봐봐.
일단 나는 NOOM의 대표 세주랑 만나기로 했으니까 일정 잡을 때 참고해라.
니들 나 때문에 정말 좋은 회사 구경하는 거야.
어디 가서 잘 나가는 미국 IT회사를 구경하고 인터뷰할 수 있겠냐.
PM들도 잘 찾아서 좋은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찾아봐라.”
“네, 알겠습니다. 잘 찾아볼게요.” X 3
다음 날 오후,
출근한 그가 PM들과 디자이너들을 불렀다.
“뉴욕 갔을 때를 대비해서 팸플릿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우리 회사를 한눈에 설명할 수 있도록 한 장짜리 팸플릿.
PM들과 디자이너들이 서로 머리 맞대고 잘 만들어봐 봐.”
“네, 알겠습니다.” X 5
며칠 뒤,
“디자이너들! 팸플릿 잘 만들고 있니?
왜 이렇게 오래 걸리냐?
일단 지금까지 결과물 가져와봐!”
“저, 이따 저녁에 보여드려도 될까요?
그때까지 정리해서 보여드릴게요.”
“그래 알겠다.”
그날 밤,
아니 새벽 1시.
디자이너가 그에게 다가가 결과물을 보여주던 순간이었다.
짝!!!!
우리 모두 놀라서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