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뉴욕 워크숍.

[젤리의 제국]

by Changers

그는 가끔 우리를 놀라게 했다.


출근하자마자 청소 상태가 왜 이러냐며 대청소를 시키고,


며칠 뒤에 중요한 제품 출시가 예정되어 있지만 영화 보고 저녁 먹자고 했다.


어떤 날엔 기분 좋게 넘길 수 있는 일을 어떤 날엔 극대노를 하며 3시간 동안 화를 냈다.


여자친구랑 싸우고 오거나 기분이 안 좋은 날에 갑자기 해외 워크숍을 가자고 했다.



오늘이 그날이었다.


“PM들 회의실로 와봐.”


“네, 알겠습니다.” X 3


“작년에 뉴욕 워크숍 다녀왔잖아. 올해도 한번 더 가려고 하는데 너네 생각은 어때?”


“너무 좋아요.”


“좋은 것 같습니다.”


“다들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우리 팀원들이랑 내 여자친구랑 동생도 데리고 가려고 한다.”


“아 그러셨군요.”


“다음 달에 가는 일정으로 알아보고, 작년에 썼던 가이드를 최대한 그대로 써라.


대신 숙소는 내가 골라주게.


가십걸에 나온 뉴욕 팰리스 호텔로 하자.


나머지 정보들은 정리되는 대로 나한테 말해줘라.”


“네, 알겠습니다.” X 3


“그럼 사무실 들어가서 애들한테 얘기하마”



그렇게 우리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다들 모여보렴.”


모든 팀원들이 테이블로 모여서 각자 지정되어 있는 의자 위치에 앉았다.


“다음 달에 뉴욕을 한번 더 가려고 한다.


작년에 갔을 때 다들 너무 좋아했고, 상반기에 다들 열심히 일했으니 한번 더 가기로 결정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면 해외 워크숍을 자주 갈 테니까 다들 열심히 일 해주길 바란다.”


“네, 알겠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X 9



“이번 뉴욕 여행에서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용 사진 많이 찍고, 각자도 많이 찍어줘라.


그리고 내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바꿀 수 있게 나도 좀 잘 찍어주렴.


좋은 사진 찍을 수 있게 가기 전에 각자 가진 카메라 점검 한 번씩 하거라.


출국하기 전 주에 쇼핑데이를 가질 테니 각자 옷도 하나씩 사라.


뉴욕에서 미팅이 잡힐 수도 있으니 깔끔한 옷으로 사.”


“네, 알겠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X 9



작년에 정리했던 뉴욕 워크숍 문서를 열심히 보완했다.


PM들끼리 각자 역할을 분담해서 진행했다.


한번 해봤던 것이라 다들 수월하고 빠르게 진행했고, 그의 컨펌받는 것도 한 번만에 통과했다.



“PM들이 이번에는 정리를 잘했네. 수고했다.


그리고 내일 쇼핑하러 갈 거니까 다들 그렇게 알고 있어라.”


“네, 알겠습니다.” X 9



언제나처럼 쇼핑데이는 영등포 롯데백화점에서 이뤄졌다.


“1인당 15만 원씩 다음 달 급여에서 입금해 줄 테니까 각자 사고 싶은 것들 사렴.


그전에 나 캐리어랑 셔츠 사는 것 좀 봐줘라.”


“네, 알겠습니다.” X 9



작년에 이어 그는 올해도 캐리어를 새롭게 구매했다.


그는 나에게 항상 욕심이 많다고, 욕심을 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때때마다 옷을 샀고, 캐리어를 샀고, 운동화를 샀다.


그의 개인카드가 아닌 회사카드로 말이다.


그렇게 해도 되나 싶었지만, 누구도 그에게 그 말을 하지 못했다.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고, 덕분에 우리도 품위유지비로 15만 원 받으니까.



그의 신상 캐리어와 셔츠를 다 같이 고른 후에야 우리는 각자 쇼핑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주어진 시간은 1시간이었다.


하지만 보통 30분 만에 끝내고 모이기로 한 장소에 모였다.


코리안타임이 아닌 젤리타임은 약속시간보다 20분은 빨라야 하기 때문이다.



“다들 모였지?”


“네, 다들 모인 거 같아요.”


“그럼 양갈비 먹고 집에 가자.”


“네, 감사합니다.” X 9



두 번째 뉴욕 워크숍을 떠나기 전 날, 그가 말했다.


“내일 여자 친구와 내 동생도 오는데, 뉴욕은 처음이니까 다들 잘 챙겨주렴.


“네, 알겠습니다.” X 9



그때 iOS 개발팀장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동생분은 제가 잘 챙길게요.”


“그래 고맙다. 안심이 되는구나. 오늘은 이만 퇴근하고 집에 가서 가방 다 싼 다음에 사진 찍어서 올리거라.


내일은 워크숍 문서에 적혀있는 모임 장소에 시간 맞춰서 잘 모이고.


예전처럼 지각하는 생겨서 화내게 하지 말길 바란다.”


“네, 알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X 9



“나는 가방 다 쌌다. 며칠 전부터 미리 준비해 뒀더니 금방 싸지네.


다른 내 거 참고해서 깔끔하게 싸고, 인증 사진 올려라.”


“와, 정말 깔끔하게 잘 싸셨네요? 저도 금방 싸고 올리겠습니다.”


“저는 지난번에 올려주신 거 참고해서 다 쌌습니다. 인증숏 올립니다.”


“어쩜 저리도 깔끔하게 싸셨을까요. 대단하세요.”



분장실 강 선생 님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그는 우리들의 칭찬을 먹고사는 것 같았다.



“그럼 다들 잘 자고 내일 보자.”


“다들 내일 뵈어요.”


“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 뵈어요.”


“저번처럼 늦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내일 뵈어요.”



두 번째 뉴욕으로 떠나는 아침.


다행히 아무도 약속장소에 늦지 않았다.


그리고 출발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수속 절차가 끝나고 출국장으로 갔다.


모든 출국 절차가 끝나자 그가 말했다.



“각자 쇼핑할 것 있으면 하고 40분 뒤에 만나자.”


“네, 알겠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해요.” X 9



나는 어머니께 사드릴 에스티로더 갈색병을 하나 샀다.


그리고 재빨리 모이는 장소로 이동했다.


30분 뒤 모두가 모였다.



“자 비행기 타러 가자.”


두 번째 뉴욕 워크숍을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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