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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란수 Feb 09. 2016

여행?희망! _
여행을 통해 삶을 바꿔보기

여행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기 : 이른바 "헬조선"을 벗어던지기 위한 여행

삶에 대하여     


살면서 자꾸 잊게 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이 삶이 한 번 뿐이라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계속 같은 패턴의 삶을 살다 보면, 하루하루가 똑같게 느껴지게 되거나, 그 삶 자체가 무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무엇인가를 위하여 지금 삶을 "버티고 참을 때"는 삶이 더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 돈을 벌어 노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든지, 집이나 자동차 등을 구입하기 위하여 대출을 받은 돈을 갚기 위함이나, 자녀를 위해 학자금 마련을 해야 한다든지, 또 다른 어떠한 이유 때문에 현재의 삶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삶을 살게 된 것은 자기 선택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점점 자본에 의하여 삶의 수준이 결정되는 이른바 헬조선이라 불리는 사회에서는 더더욱 이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지금 다른 일이나 삶에 대한 변화를 갈망한다면 앞으로의 인생을 책임질 수 없기에, 현재를 유지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모두가 현재를 유지하려고 하는 이 사회에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이야기해주고, 그들에게 볼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다. 가뜩이나 남들이 생활하듯이 그렇게 살기를 권고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더더욱 마찬가지이다. 헬조선이라고 부르기 전부터 많이들 이야기 듣지 않았던가.      


“공부해서 대학가라.
대학가서는 좋은 직장을 위해 스펙을 쌓아라.
취업해서는 결혼을 위해 돈을 모아라.
결혼해서는 아이를 낳아라.
아이를 낳으면 아이 대학에 갈 때까지 잘 키워라.”     


인생이 정답이 어딨냐고!


다시 맨 처음에 이야기한 것을 끄집어내 보자. 삶은 한 번뿐이다. 남과 똑같이 살아야 할 이유도, 의무도 없다. 여행을 가서 사람들을 만나보자. 이렇게 정답처럼 사는 사람들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여행을 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들의 사회를 보기 위함이다.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를 경험하다 보면 내 삶이 스스로 바뀌어 있었다. 어떠한 측면에서? 사랑, 일상, 꿈과 열정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다!          



사랑     


삶은 사랑이다. 그런데 여유 없게 살다 보니 사랑이라는 단어가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특히 청춘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가장 사랑을 하기 좋은 시절,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청춘들에게 사랑은 내 미래를 위해 바꿔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단 말인가. 

     

내게 여행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풍경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특히, 여행 중 그 그림을 가장 잘 보게 되었던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지에서 어딘가를 입장하기 전의 대기 시간 때이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에서 나스리 궁전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화려함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언제나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당연히, 입장권에도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표기되어 있다 보니, 여행자들은 알함브라 내 다른 지역을 관람하고, 입장 시간 전 늦지 않게 와서 대기를 하게 된다. 줄을 서서 대기 차례를 기다리는 것에 지쳐있을 무렵, 눈에 들어온 풍경.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서로를 마주하거나, 다른 한 곳을 함께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알함브라의 모습보다도 아름다워 보였다.     


알함브라 나스리 궁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연인들의 아름다운 모습


바르셀로나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도 입장시간을 기다리는 청춘들을 보았다. 성당 앞 공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여행에서의 여유로움과 함께 서로를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랑하는 청춘들>


다른 때에는 내가 집중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나, 대기시간에 유독 그들의 모습이 들어왔던 것은 왜일까? 나와 똑같이, 여행을 가서 다른 때에는 아무래도 그 여행지에 집중을 하다가, 그 집중된 시간이 잠깐 해제가 되는 대기시간에 더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일상에, 일에 집중된 때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다면, 삶에서 잠깐 휴식과 대기시간을 가져보자.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큰 틀에서는 여행이 그러하고, 여행을 가서는 잠깐 동안의 휴식과 대기를 하는 그 시간이 그러하다.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으니깐!


운이 좋으면, 이렇게 거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음악을 들을 수도!


일상     


일상생활이 계속 똑같은 삶의 연속이라면 어떠할까. 1년이라면, 우리 삶을 80세까지로 보았을 때 1.25%이다. 사실 1년이 동일한 패턴의 삶으로 지낸다는 것은 삶에서 1.25%에 불과하니 커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삶에서 초, 중, 고등학교까지의 학업으로 인한 시간 약 20세와 은퇴 또는 노후를 고려해야 하는 나이인 50대 이후의 시간 약 20세 등 총 40세를 제외한 삶에서의 1년은 1.25%가 아닌 2.5%로 늘어난다. 만약, 20대에서 30대까지 하나의 직업을 통해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그 삶을 계속 살아간다면, 1년이 2.5%이니, 10년이면 25%가 된다. 내 삶에서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차지하는 인생의 1/4에 해당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삶의 1/4를 동일한 일상으로 보낸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불행한 일이다.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흘러간다


그렇기 때문에 연속된 삶에서 자신만의 취미생활을 갖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굳이 여행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취미를 갖고 일상을 벗어나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보자. 그것이 어떠한 사람에게는 프라모델 만들기일 수도, 어떠한 사람에게는 등산이나 낚시일 수도, 또 어떠한 사람에게는 스포츠댄스를 배우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선택한 것은 그중에서 여행이 되었다.      


여행을 주로 일상을 환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이유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변화시키기에 가장 최적화된 수단이라는 것이다. 어차피 일상을 떠나서 무언가를 행하려면 시공을 초월하는 가장 좋은 조건이 될 테니깐. 학자들이 붙인 “관광”이라는 단어의 학술적 정의도 이와 비슷하다. 참 정의라는 것 자체가 재미없긴 하지만.     


“일상생활을 떠나 다시 돌아올 목적으로 타국이나 타 지역의 문물, 제도 등을 시찰하고, 풍경 등을 보고 느끼는 인간 행위”
_ 관광의 정의     


헉! 그 재미있는 관광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재미없게 풀어쓰다니!


게다가 온전하게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면, 일상에서 보이지 않았거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금 보이게, 그리고 생각하게끔 해주기도 한다. 대게는 “대체 10년 동안 왜 이리 똑같은 삶을 살았던 거지?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내 인생의 25%를 보낸 거잖아!”라고 자조를 보내게 되기도 하지만. 하지만, 그러한 자조 역시 일상에 대해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니 나쁘지만은 않다.     


재미있는 것은 일상의 반성이 점차 다른 일상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혹시, 타임머신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과거로 돌아가 무엇인가를 바꾸면, 현재의 인생이 달라지는 그러한 내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여행의 기회가 내 일상에서는 타임머신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여행을 통해 일상을 돌이켜보게 하고, 새로운 환기를 주게 되니깐. 타임머신은 실제 존재하지 않더라도 – 사실 모르겠다. 어딘가에는 지금도 있을지? - 일상의 타임머신을 여행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떠할까?     


최근 방영되는 시그널은 과거와의 무전으로 현재 범죄를 해결한다는 설정을 지닌다. 과거는 현재를 바꾼다. 여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꿈과 열정     


꿈과 열정은 삶의 원동력이다. 열정이란 말이 열정 페이에 사용될 정도로, 사실 열정은 돈을 뛰어넘어 무엇인가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열정을 쏟아붓는 가장 큰 원인은 자신이 열망하는 미래, 바로 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꿈과 열정은 한없이 힘들고 고단한 이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최근 본 플라멩코 춤은 열정 그 자체였다! 플라멩코야말로 집시들의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을 보여주는 멋진 춤이 아니던가


사실 내게는 꿈이 없었다.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만 해도,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대학에만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당연히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단순하게 암기만 하고, 그 원리를 깨우치지 못했다. 물론, 대학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왜 전공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고, 그냥 주어진 것만 해나갔다. 


참! 자랑이다! 

     

직장에 들어가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아니, 조금은 변경이 되었다. 직장에서 요구하는 어떠한 성과에 도달하기 위하여, 그리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여러 기술과 능력을 계속 개발하고 있는 내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꿈과 열정이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직장을 위한 것이었는지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될 것은 없었지만, 이게 두려웠다. 어느 순간 직장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내가 그동안 쌓고 있던 꿈과 열정은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여행이 좋은 점은 누가 시키지 않고, 내 스스로가 나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직장이 아닌 온전한 나를 발견하기 좋은 이유이다. 어디엔가 가고 싶으면 가면 되고, 어디엔가 머무르고 싶으면 머무르면 된다. 그러면서, 내가 가고 싶은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을 가기 위해 또 노력한다. 인생에 있어서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발견하고, 그곳에 가기 위해 노력하는 일. 그것이 꿈과 열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행은 나만의 온전한 꿈과 열정을 찾아 나가는 연습과도 같다. 나를 찾아나가기 위한 과정이랄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여정이 온전히 내 것인지 헷갈리다면, 남이 시키지 않는, 그리고 남의 글을 참조하여 꼭 어디 어디를 가야 한다는 것을 모두 무시하는, 온전한 나만의 여행을 계획해보자. 한 번 그렇게 내 길을 가보면, 남들이 뭐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 쓰지 말자.      


“너의 길을 걸어라, 그리고 사람들로 하여금 말하게 내버려 두어라”

- 칼 맑스의 <자본론> 서문. 단테 ‘신곡’ <연옥> 편 제5절을 변형 인용     

     


여행을 통해 삶을 바꿔보기     


여행을 다녀보자는 것이 삶을 완전히 바꿔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만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많은 여행과 관련된 글에서 언급되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몇 백일 동안 떠난 여행 등은 부러움의 대상일지언정 현실성은 비교적 떨어지기 마련이다. 직장인에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야, 주말에 휴가를 포함하여 적게는 3일, 많게는 10일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깐.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회사에서 내 책상이 사라져버릴 수 있으니깐.     


하지만, 짧은 시간 다녀오는 여행이라고 하여 삶을 돌아보는 시간까지도 짧은 것은 아닌  듯하다. 어떠한 장소에서,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다녀오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글에서 등장하는 비교적 여행에 장시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는 이집트, 모로코, 인도 등도 나 또한 직장을 다니거나, 일을 병행하면서 다녀온 곳들이다. 다른 여행자들보다는 기간도 짧고 여행이 조금은 아쉬울 수 있어도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고, 더욱 함축적인 경험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집트 그 멀리 가서 이런 거나 타고 있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보다도 마음에 달려있지 않을까? 내가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한 번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 그것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_ 헤르만 헤세     


여행은 모든 삶을 바꿀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여행은 적어도 삶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줌으로써, 삶을 바꿀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해줄 수는 있다.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이다. 여유 없이 살았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 나중에 돌아보고 났더니 청춘이 후회되더라고 생각지 말자. 나 또한 제대로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알 길도 없고, 제대로 산다는 것 자체가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니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영화 <빠삐용>에서의 명언은 모든 이들에게 공통될 수 있는 말이다.     


“대체 제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입니까?”     

“넌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죄 중 가장 큰 죄를 지었어.”

“인생을 낭비한 죄”

- 영화 <빠삐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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