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눈으로 본 멋진 관광개발과 콘텐츠 이야기
동물을 타는 여행지를 볼 때마다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동물들을 타지 않으면 저들은 수익이 없어서 먹고 살 수가 있을까? 그렇다고 동물을 타게 되면 너무나 힘들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들. 사실 여행을 다닐 때마다 많은 곳에서 이렇게 동물들을 타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에서는 특히 이동수단으로 코끼리를 많이 타게 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태국 북부의 고산지역에 여행을 가면, 코끼리 트래킹 상품을 많이 접하게 된다. 코끼리를 타고 정글을 걷는 상품들이다. 어쩌면 현지의 느낌을 잘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나, 어딘가 모르게 꺼림직하다. 특히, 코끼리 라이더들은 코끼리를 조련하고,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채찍이나 낫을 들고 있는 모습이 거부감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코끼리는 트래킹에 최적화된 동물이 아니다. 코끼리가 하루에 먹는 바나나 및 풀의 양은 약 250kg으로 쉴새 없이 먹어야만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트래킹을 하다보면 먹이를 먹지 못하게 되고, 배고픈 코끼리들이 한 눈 팔지 않고 가기 위해 라이더들은 갈고리를 들고 그들을 조련한다. 심각한 동물학대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다친 코끼리들이 태국 북부에만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마침, 허핑턴포스트에도 유사한 기사가 3월 3일 실렸는데, 세계동물보호기구에서는 가장 잔인한 야생동물 관광상품 중 첫 번째로 "코끼리 타기"를 선정한 바 있다. 코끼리 타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른 9가지 상품의 기사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야생동물 관광상품 10가지"를 참조하도록 하자)
이 관광상품에 이용되는 코끼리들은 아기 때부터 엄마와 헤어진다. '크러시'라는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코끼리를 아주 좁은 우리에 넣기도 하고 또 지시에 맞춰 행동하게 하기 위해서 발을 밧줄이나 쇠줄로 묶고 움직임을 차단한다.
또 '불 훅'이라는 일종의 갈고리로 코끼리를 치고 찌르면서 제압한다. 이 과정은 며칠에서 몇 주까지 걸릴 수 있다.
이런 훈련은 어린 코끼리의 '자존감'을 단번에 무너뜨린다. 그 다음부터는 손님을 태우는 것, 또 손님과 소통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훈련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은 코끼리 뇌리에 평생 남을 수 있다. 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생길 수 있다.
자존감이 박살 난 후에도 고통은 계속된다. 유대관계를 맺는 행위를 코끼리 공원에서 금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침은 비좁은 환경만큼 코끼리의 몸과 정신에 큰 타격을 입힌다. 야생에서와 달리 발이 묶인 상태이기 때문에 움직임에도 자유가 없다.
일반 관념과 달리 가장 다루기 어려운 동물 중에 하나가 코끼리다. 그래서 불 훅 같은 무기를 이용해 코끼리를 조종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무기는 심한 상처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감금된 삶을 사는 코끼리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을 리 없다. 따라서 심각하지 않은 병도 졸지에 큰 문제가 되어 장기적인 문젯거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종종 볼 수 있지만 코끼리 타기 상품이 가장 많은 나라는 태국이다.
불쌍한 동물이었구나~~
그렇게, 다친 코끼리를 보호하고, 그들을 위한 공원을 만든 것이 바로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이다.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는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아주 가깝지는 않은 메뗑이라는 곳에 위치해있다. 차량으로 치앙마이에서 약 1시간 반 정도의 거링에 있는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는 다른 곳과는 어떠한 차별점이 있을까? 또 그러한 차별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지 살펴보기로 하자.
아침이 되자, 숙소에 차량이 하나 도착하였다. 그 전날 예약을 한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에서 운영하는 소형버스였다. 차량은 치앙마이의 여러 숙소들을 거치며 사람들을 태워서 메뗑에 있는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로 향하였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는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의 설명과 함께 코끼리를 보호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동영상 시청을 할 수가 있다. 본격적인 관광상품 체험에 앞서서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많은 생태관광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전교육을 차 안에서 접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차가 도착한 곳은 메뗑에 위치한 코끼리 공원이었다. (메뗑에 위치해있어도 편의상 치앙마이가 보다 큰 도시이므로 치앙마이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라고 명명하기로 하자!) 도착하여 데크를 따라 쭉 거니는데 저 멀리서 코끼리들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 드디어 코끼리를 보게 되는구나!
코끼리들이 왜 저기 모여있을까?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미리 온 팀들이 코끼리에게 먹이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우리 차량에 함께 온 사람들도 모두 모여서, 가이드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바나나, 수박, 호박 등 온갖 음식들이 우리 앞에 놓여졌다. 이제부터는 코끼리 먹이주기이다. 처음에는 무서워 보였어도, 하나 둘 코로 먹이를 가져가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다.
정말 엄청 먹어대는구나!!
정말 그들은 쉴새없이 먹는다. 이제는 그들을 훨씬 더 가까이 볼 차례이다. 가이드가 조심스럽게 인도하여 코끼리들이 거니는 곳 바로 앞에 가서 그들을 보았다. 코끼리들은 모두 자기들 이름이 있었다. 그렇게 가까이서 코끼리들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주며 가는데, 몸이 불편해 보이는 코끼리들이 있었다. 트래킹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무자비함 때문에 다친 코끼리들이었다. 다리가 굽은 아이, 눈이 잘 안 보이는 아이 등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는 코끼리들이었다.
그들을 하나 둘 보고 또 먹이를 주고 났더니, 우리도 역시 배가 고파졌다. 먹이를 주었던 바로 옆에는 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뷔페는 채식 위주의 단촐하였으나, 면, 밥, 빵, 채소 등이 곁들여져 있어서 한 끼 식사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식사를 한 뒤에는 영상실에 가서 코끼리 보호의 중요성과 트래킹의 문제점에 대한 영상물을 시청하였다. 사람들의 무지와 탐욕을 보는 순간, 코끼리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졌다.
오후에는 코끼리들의 가족들을 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 코끼리 가족들이 모여서 먹이를 먹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워 보였다. 그들을 보고 있는 내내 인간이라는 것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가족들을 다 본 후에는 이제 코끼리들을 목욕시킬 시간이 왔다. 코끼리는 목욕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니, 신나게 물을 뿌려줄 차례이다. 그렇게 목욕을 시키고났더니, 어느새 집에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목욕하니 좋더냐!!
어떻게 생각하면,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의 방문과 체험은 재미없는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코끼리를 타고 둘러보는 것이 없고, 단순히 코끼리들에게 밥을 주고, 목욕을 시켜주는 자원봉사와 같은 일의 연속일테니깐. 하지만 생태관광이 대부분 그러하듯 교육적인 목적과 책임있는 여행을 위한 마음가짐을 체험자원화하자는 측면에서는 대단히 훌륭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코끼리와의 교감이었다. 그들과 교감하고 그들을 이해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는 이곳의 체험입장료를 통해 코끼리 보호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또한, 방문자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을 할 수도 있고, 며칠동안 와서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다. 후원을 하려해도 직접 보고 잘 운영이 되는지를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직접 보고 난 뒤에는 보다 지속적인 후원이 가능할 듯 싶었다.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는 생태관광의 표본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생태관광은 분명 기존의 대량 패키지관광의 단점을 보완하고 대안관광의 형태를 제시해주고 있다.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자신이 즐기는 것에만 몰두한 나머지 지역주민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그리고 그들의 소득에 어떻게 여러분의 소비가 돌아가게 되는지 생각하지 않았던 측면에서, 보다 사회에 대해 고민을 갖고 자연과 환경, 지역주민을 위한 관광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관광의 교육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여행의 내용을 결합한 것이 바로 생태관광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생태관광은 그동안의 여행과는 분명 차별화된 건전한 여행 형태임은 분명하다.
여행도 이렇게 교육적이고 건전할 수 있다니!
다만, 아무리 좋은 측면이라도 이동이나 체험이 어려우면 곤란하다.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만 하면 숙소에 아침에 버스가 와서 데리러 가고, 그 안에서 가이드의 충분한 설명과 체험이 가능하며, 식사도 할 수 있으니 참으로 편안한 여행구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투어리즘 밸류 체인이라고 한다면 다음의 모델을 살펴볼 수 있다. 투어리즘 밸류 체인은 여행 운영조직, 교통, 숙박, 체험, 쇼핑 등의 연계인데, 여행자 입장에서 숙박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함께 연계하여 먼 곳의 체험을 하기가 쉽지는 않다. 이 부분을 온라인에서 예약만 하면 원스탑으로 해결해줄 수 있으니 편하게 생태관광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생태관광지라고 이야기하는 곳은 몇몇 군데가 있다. 하지만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대부분은 자연경관을 관람하는 관광이지, 생태관광은 아니다. 환경보전과 보호를 위한 교육과 이러한 철학을 진심으로 수행하고 있는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는 말 그대로 생태관광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는 관광지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환경보호를 위한 자산을 방문객에게 개방하고, 제대로 체험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관광자원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생태라는 말로 포장하여 생태관광지라고 이야기하는 "진짜는 아닌, 그럴듯한" 장소는 외면받게 마련이다. "진짜" 코끼리를 생각하는 그러한 곳을 만난 것 같아 기쁘고, 행복했다. 그렇게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를 방문한 후, 그곳에서 만났던 코끼리들의 얼굴이 하나씩 그리면서 돌아오게 되었다.
1. 코끼리를 좋아하면서도 타는 것에 대해 우려했는데, 이곳은 진짜 코끼리를 생각하는 것 같아!
2. 내가 낸 돈으로 코끼리를 보호하다니, 진짜 좋은 일에 일조하는 기분이야!
3. 단순한 관광이 아닌 직접 설명을 듣고 교육을 받으니, 느끼는 점이 많네!
4. 숙소에서부터 데리러와서 가기 어려운 곳을 갔다오니 굳이 패키지여행이 필요없겠어!
1. 교육은 스스로 느끼고 체험하는 것부터 시작되야 한다!
2. 단순한 관광체험거리가 아닌, 교육을 위한 자산을 관광자원화하기!
3. 직접 보고 느끼고 난 후에는 보다 후원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4. 투어리즘 밸류체인을 고려한 예약-이동-체험-교육이 연계된 생태관광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다음에 살펴볼 벤치마킹 여행지는?
아울렛 도시로 유명한 독일 메칭겐 시티이다. 아울렛은 사실 어느 나라에도 많다. 국내에만 해도, 여주, 파주, 이천 등 다양한 곳에서 개발되어 있으니깐. 그런데, 이 메칭겐 시티는 조금 독특하다. 테마파크 방식의 작은 아울렛 빌리지가 아닌, 도시 자체가 하나의 아울렛을 형성하고 있다. 규모와 함께 더욱 눈여겨볼 것은 바로 공장 옆에 개발되는 아울렛이라는 점! 휴고 보스 공장 옆에서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독일 아울렛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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