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눈으로 본 멋진 관광개발과 콘텐츠 이야기
일반적으로 할인된 제품들을 사기 위하여 우리는 아울렛을 가게 된다. 이는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지에서 그 지역의 값싼 물품을 사려면, 여행지에서 아울렛을 찾으면 보다 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아울렛이 발달해 있어서 여행을 다니다가 시간이 남아서 아울렛을 방문한다면 뜻하지 않는 득템을 할 수도 있다.
어머! 이건 사야해!
독일 서남부 지역. 공항이 없어 외국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조그마한 도시, 메칭겐. 이 메칭겐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것은 이 곳이 가진 특징 때문이다. 바로 아울렛 시티라는 것! 아울렛이면 아울렛이지, 아울렛 도시는 또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여주, 이천, 파주 등에도 아울렛이 있긴 하지만, 아울렛 도시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왜 이 곳은 아울렛 시티라고 명명이 되었을까? 그 궁금증에 차를 렌트하여 메칭겐시티로 향했다.
메칭겐 시티는 구글 지도에서도 아울렛시티로 명명이 되어 있다. 말 그대로 도시 자체가 모두 아울렛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다른 아울렛들은 테마파크와 같이 한 쪽에 입구가 있어, 오밀조밀하게 아울렛 상가들이 모여있는 형태라면, 이 곳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즉, 도시를 가로질러 크고 작은 아울렛 상점들이 도시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상점 하나의 크기도 일반적인 아울렛의 규모와는 차원이 다른 크기들이었다.
아울렛에 입점한 상점들의 브랜드 종류도 상당하다. 메칭겐 아울렛 홈페이지에는 각 상점들의 위치, 영업시간 등이 상세히 나와 있어, 방문하기 전에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헤매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규모가 큰 진정한 아울렛 도시이다.
메칭겐시티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테마파크와 같이 입출구가 따로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차량으로 도시를 이동하면 중간 중간 아울렛 상점들을 볼 수가 있다. 다른 프리미엄 아울렛과 같이, 아기자기한 맛은 덜해도 오히려 도시 자체가 아울렛으로 형성되어 있다보니 보다 쾌적하고 다양한 거리의 멋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아울렛 곳곳에는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이 조성되어 있었고, 아이들이 함께 놀기 좋은 편의시설들이 잘 개발이 되어 있었다. 가족들이 함께 놀러와서 쇼핑도 하고, 여가시간을 즐기기 좋게 설계되어 있는 것 또한 이 아울렛 도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놀이나 편의시설도 많구나야~
하지만,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휴고보스 매장이다. 휴고보스 공장과 사무실이 옆에 인접해 있어서일까. 휴고보스 매장은 그 어느 곳보다도 거대했다. 단순히 거대한 정도가 아니라, 그 안에 진열되어 있는 옷은 상상을 초월했다. 다른 지역의 아울렛 매장들을 방문하면 동양인들을 위한 사이즈가 없다거나, 인기있는 옷은 많이 팔려서 재고가 없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옷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남성 의류의 경우 정장류, 자켓류, 진 종류, 면바지 종류, 액세서리 등이 모두 나누어져서 각각의 섹션이 거의 다른 매장 크기 만큼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많이 진열만 되어 있다고 하여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했다. 정장 한 벌이 약 20만원~3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었고, 고급 구두 역시 15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했다. 국내에서 동일 브랜드를 구입하는 가격에 비하여 거의 1/3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아울렛을 방문하는 이유가 새삼 느껴지는 곳이었다.
메칭겐시티는 아울렛의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크기 때문에, 도시의 이미지와 장소성을 아울렛이 형성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했다. 도시의 중심을 돌아다니다보면 펼쳐지는 엄청난 규모의 아울렛들. 이 아울렛들을 방문하기 위하여 멀리서부터 관광객이 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보였다.
일반적을 아울렛은 지역에 따라서 도심형 아울렛과 교외형 아울렛으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지역별 입지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아울렛 구분방법이 있는데, 이는 개발 및 운영 주체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즉, 유통업체 아울렛, 개발형 아울렛, 제조업체 아울렛 등이 이에 해당한다. 유통업체 아울렛은 백화점형 할인점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되는 많은 프리미엄 아울렛이 이러한 형태를 띈다. 이외에도 개발형 아울렛은 부동산 디벨로퍼나 건설사가 합작하여 만드는 개발형태이다. 마지막으로 제조업체 아울렛은 이른바 팩토리 아울렛으로,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에 대해 재고물량, 불합격품 등 염가판매 목적으로 아울렛이 개발되는 형태로 사실, 아울렛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잘 볼 수 없으나, 독일의 경우 메칭겐시티와 같이 이러한 제조업체 아울렛(팩토리 아울렛)이 개발되어 운영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팩토리 아울렛에서 개발형 아울렛이 접목된 형태이겠으나!) 휴고 보스 공장과 사무실 옆에 위치한 메칭겐 아울렛은 그만큼 저렴하고 많은 물품을 비교하고 살 수가 있다.
공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생산 후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은 또 있다. 매칭겐 시티에서 그리 멀지않은 작은 도시, 가이슬링엔이 그곳이다. 가이슬링엔에는 독일의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주방기구를 생산는 WMF 공장이 위치해 있다. 이 WMF 공장 옆에 만들어진 WMF 아울렛은 독일 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제품들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WMF 아울렛에서도 각종 주방기기를 일반 매장보다 60~70% 가격에, 한국의 백화점보다는 30~50%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이 역시 제조업체 아울렛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메칭겐 아울렛의 경우, 렌트카를 굳이 이용하지 않아도, 쇼핑 셔틀버스가 주변 큰 도시인 슈투트가르트에서부터 다니고, 뮌헨, 슈투트가르트 등지에서 기차로 크게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도록 교통체계가 잘 발달해 있다. 교외에 위치해 있지만, 일반 관광객들도 쉽게 버스, 기차로 이동이 가능하여 편리하다. 도시 자체가 아울렛이니만큼 도시 곳곳의 주차장을 이용하면 주차도 편리하게 할 수 있어서, 교외에 위치해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시키고 있었다.
문득, 국내 기업들의 경우에도 제조업체 아울렛을 꾸며볼 수는 없을까 생각을 해본다. 지역에 위치한 공장 옆에서 자사의 제품을 값싸게 판매한다면 그만큼 재고부담도 덜하고, 지역에 방문객이 와서 상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국내 많은 의류 또는 생산제품들의 공장이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슬프지만! 아니면, 개성공단이 폐쇄되지 않았다면... 개성공단에 아울렛단지를 들어서게 하여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물품을 싸게 팔 수 있는 통일 아울렛을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울 따름이다.
도시 하나가 모두 아울렛이 되는 곳. 그곳에서의 아울렛은 여행자와 지역, 그리고 기업체가 함께 행복해지는 공간이었다. 상생을 위한 노력은 이렇게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1. 아울렛은 역시 저렴해야지!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니 감동이야!
2. 규모가 이렇게 커도 되는거야? 도시 하나가 다 아울렛이니 시간가는줄도 모르겠고 메칭겐이라는 곳을 잊어버리지도 않겠어!
3. 물건가격도 가격이지만, 공장이 옆에 있어서 그런지 사이즈나 종류도 정말 많네!
4. 교외에 위치해 있지만 버스, 기차로 이동도 편리하고, 차를 주차하기도 좋네!
1. 제조업체 아울렛 개발을 통해 물건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재고를 소진하기 좋게!
2. 도시 자체의 브랜드를 아울렛으로 만들어, 장소성을 확보하고 도시를 특화하기!
3. 교외에 위치한 아울렛 특성으로, 불편한 이동수단을 해결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 중 하나!
4. 기업이 지역과 상생하는 방법으로, 저렴한 제품을 그 지역에서 판매한다면, 도시방문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이번 회까지 본 연재가 10회가 되었다.
다음 연재에는 벤치마킹 여행지를 살펴보기 전, 여행자 전과 후의 벤치마킹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기계적으로 벤치마킹을 하던 시절, 여행을 떠나서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았던 차이점들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깨닫고보니 내가 하는 일의 수준과 방식이 달라져 있었다. 그동안 바보같이 일했던 내게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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