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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란수 Apr 07. 2016

#13. 요코하마 오산바시 여객터미널

여행자의 눈으로 본 멋진 관광개발과 콘텐츠 이야기

요코하마 오산바시 국제여객선터미널은?


일본 요코하마는 도쿄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떨어진 항구도시이다. 아마, 나이가 30대~50대 정도라면, 금지곡 <블로라이또 요코하마>로 익숙할 도시의 이름. 그 요코하마를 가게 되었다. 


내가 이곳을 가게 된 것은 2가지 이유때문이었다. 


첫 번째는 요코하마에서 출발하여, 무로란, 도야마, 사카이미나토를 거쳐 인천으로 돌아오는 크루즈를 타게 되었는데, 그 출발항이 요코하마 오산바시 여객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이었던 것! (많은 사람이 오산바시 여객터미널이 크루즈 출발지인줄 알았는지, 사전에 이곳이 출발지가 아닌 줄 알았음에도 입구에는 큼지막하게 크루즈 터미널은 따로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크루즈를 타야 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게 된 곳이 이 요코하마였다. 물론, 크루즈는 보통 오후에 타면 되기에 당일 한국에서 바로 도쿄로 가서 크루즈 터미널까지 가도 되지만, 한 번은 야경이 아름다운 이 요코하마를 보고 싶었다. 


역시나 야경이 아름다운 요코하마


두 번째는 우연히 읽은 책 때문이었다. 도쿄대학 cSUR-SSD 연구회에서 펴낸 "살고싶은 도시 100"에 이미 소개되었던 것!


살고싶은도시 100 표지 (지금은 절판된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오산바시 국제터미널은 2002년 재개장된 곳으로, 요코하마 장기비전 2010 플랜의 국제성 넘치는 항구만들기의 중점사업이었다고 한다. 이 국제여객선 터미널에 요구되었던 것은 여객선 터미널이라는 폐쇄적 기능과 시민이 이용하는 광장이라는 개방적 기능인 두 개의 공공장소를 잘 매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옥상광장을 통해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양질의 공공장소를 제공하고, 관리와 이용의 상극을 잘 융합하여 새로운 공공장소를 만들어냈다는 것!


책의 내용만 보더라도 한 번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그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지금부터 함께 떠나보기로 하자.




직접 만나본 오산바시 국제여객선터미널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은 요코하마의 다양한 항 중 하나였다. 사실, 국제여객선 터미널 뿐만 아니라, 주변에 아카렌카 창고나 코끼리 공원인 조노하나 공원 등이 함께 있어, 쇼핑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이다. 


아카렌카 창고


아카렌카 창고는 빨간 벽돌창고로 예전 항구의 창고를 개조하여 현재는 쇼핑센터로 쓰이고 있다. 요코하마에는 이 곳 외에도 쇼핑센터가 많긴 하지만, 왠지 고풍스러운 멋을 담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다. 


창고 안이 쇼핑센터로 변한 모습


코끼리 코 모양의 조노하나 공원은 넓은 공원에 코끼리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고, 그 중심에 관광안내소 겸 카페가 운영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카페에서 판매하는 코끼리 모양의 아이스크림은 이 지역의 명물로 요코하마 항에 들리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필수 식음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조노하나 카페와 코끼리 조형물
코끼리 아이스크림


이러한 볼거리를 뒤로 하고, 원래의 목적지인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겼다. 멀리서부터 보여지는 모습이 참 독특했다. 분명 터미널은 터미널인데, 나무 데크가 터미널을 감싸고 있고, 데크의 높낮이가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위 아래로 이동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 입구


오산바시 여객선 터미널의 상층부로 가는 것은 굳이 계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무 데크가 경사를 만들어 주어 경사를 따라 조금씩 올라가면 상층부로 연결된다. 휠체어를 이용하든, 유모차를 동반하든, 캐리어(짐)를 끌고 오든, 그것이 이곳 방문에 어려움을 주지는 않는다. 그렇게 올라가면 요코하마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넓은 시야가 펼쳐진다. 그리고 나무 데크는 사람들을 걷고 싶게 만들게, 또 운동하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된다.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 상층부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의 상층부는 걷가보면 다시 넓은 광장이 펼쳐진다. 이 광장에서는 한껏 아이들이 뛰어놀거나, 심지어 공놀이를 해도 될만큼 넓은 장소이다. 곳곳에 햇빛 그늘막이나 벤치가 있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여객터미널 상층부 광장부


광장부를 지나가자, 다시 여객선 터미널 입구가 하나 더 나온다. 이곳은 여객 터미널 입출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저녁이나 주말에 공연이나 전시가 있으면 공연장 및 전시장이 되기도 하는 장소이다. 계단식 공간은 객석이 되고, 입출구부에서 공연이 이루어지면 멋진 바다 전경의 공연장으로 변하는 것이다. 


터미널 입출구 및 공연장


전시가 열리는 오산바시 여객 터미널 (이미지 출처 : www.panoramio.com)


오산바시 여객선 터미널은 주변의 아카렌카 창고, 조노하나 공원 등 다양한 장소와 함께 요코하마 지역민의 여가활용장소로 변모하였다. 공공기능을 갖춘 시설이 어떻게 활용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곳으로 여행자에게는 기억되게 될 것이다.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에서 본 아카렌카 창고


오산바시 국제여객선터미널의 디자인을 동영상으로 보려면, 아래 링크의 유튜브 동영상을 참조하기 바란다.

<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 건축 디자인 > 



방문 후 느꼈던 점!


항구 터미널은 으레, 다른 지역에 가기위한 배를 타려고 기다리고, 배가 정박할 때 사용되는 공간으로 생각되게 된다. 터미널이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인식한 적은 나 또한 이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보기 전에는 없었던 것 같다. 상당히 넓은 장소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도, 항구에 그렇다고 뭘 더 개발하겠냐는 편견이 앞섰던 것 같다.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은 그러한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준 곳이었다. 터미널이 꼭 여객선을 타는데만 쓰여야 하나? 그 넓은 공간을? 이 물음에서 시작된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은 사람들이 여객선을 타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가는 곳이 아니라, 방문하고 싶은 공공장소로 공간을 변모하였다. 


사람들이 이용하고 싶은 나무데크를 조성하여, 산책하거나 운동하기 좋은 공간으로 개발하였다. 그 공간은 무거운 짐을 들던, 휠체어로 접근하던 상관없이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제약을 없앴다. 말 그대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공간이었다. 그리고 공공 장소의 개방된 공간에서는 공연이 열리며 사람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주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다양한 공연, 레스토랑 이용, 산책과 운동이 가능한 복합적인 장소! 바로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여행자가 찾아야 하는 이유였다. 


오산바시 여객선 터미널의 개발 기능 역시 눈여겨볼만 하다. 이 부분은 여행자로서가 아니라 개발자로서의 느낀 점이다. 내가 어떠한 장소에 개발 기획을 할 때에는 사실 다른 주변 지역의 공간적인 기능과 중복되지 않게 개발하는 것이 맞긴 하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수익이 좋다거나, 집객력이 좋다면 기능이 조금 중복된다고 하더라도, 내 개발시설에 그 기능을 도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중복된다고? 그럼 뭐, 우리가 더 잘 만들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사실 이러한 개발이 지역 개발을 망치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어디에 가도 비슷하고, 어디에 가도 동일한 개발시설이 있는 우리네 모습은 바로 다른 주변지역과의 차별화나 배려가 없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아카렌카 창고의 쇼핑 기능과 조노하나 공원의 카페, 쉼터, 관광안내 기능이 존재한다면,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은 다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낮에는 주로 항구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려는 사람과 데크를 돌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야간 공연이 열리면, 여객 터미널 중심에 삼삼오오 앉아 공연을 볼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 기능은 아카렌카나 조노하나 공원이 전담할 수 없는 기능이다. 이 기능적인 차별화가 바로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보다 빛내게 해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기능을 분담하여, 함께 공생하는 법을 아는군!


언제부터인가, 공공적인 공간에도 자꾸 경제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공기업의 사업에도 정책적인 그리고 경제적인 타당성과 함께, 재무적 수익성을 평가하는 것이 현실화되었다. 물론, 공공의 다양한 공간과 사업이 재원을 방만하게 쓰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공공의 역할은 우선적으로 공적인 기능을 우선하여야 한다. 그 출발점이 흔들리는 순간, 공공의 존재 당위성은 사라지게 된다.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과 같은 곳을 우리도 만들 수 있을까? 지금의 공공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다른 항구 만드는 것보다 높은 재원이 필요하니, 우선 지자체에서 난색을 표할 것 같다. 그렇다고 수익이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굳이 만들 이유가 없다고 여겨질 것 같다. 중앙투자심사나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면 수익성이 없고, 경제적 타당성이 적다고 재검토를 하라고 할 것도 같다. 디자인도 마음에 드는 평가위원도 일부 있겠으나, 몇몇은 딴지를 걸 수도 있다. 보다 한국적인 디자인을 요하거나, 난해한 디자인 말고 그냥 계단식으로 가자는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부러우면서도, 우리 나라의 현실이 서글퍼지는 여러 만감이 교차했던 오산바시 국제 여객선 터미널이었다.



여행자의 시선!


1. 항구 터미널이라는 것은 단순 여객선을 타는 공간으로 보았는데, 그곳이 여가활용공간이 될줄이야!

2. 편안한 나무데크를 걸으니, 그 자체로 걷고 싶은 장소가 되는 것 같아!

3. 다양한 무료 공연, 레스토랑 이용, 산책과 운동 등이 가능한 복합적인 공간의 장소라니, 여기 사는 사람들은 참 좋을 것 같아!

4. 몸이 불편하여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운 사람들도 쉽게 이동이 가능하니, 많은 사람들의 이용 제약을 해결해주어 좋아!



공급자의 시선!


1. 공공의 터미널 시설을 방문자의 여가공간으로 복합 활용하는 융복합의 개발!

2. 친환경적 소재의 건축과 사용자 이용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의 복합 개발!

3. 항구라는 사용 목적을 보다 창의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용측면의 재해석!

4. 주변 조노하나공원, 아카렌카 창고 등의 유동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능의 접목!




다음에 살펴볼 벤치마킹 여행지는?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이글트랙 짚라인이다. 이글트랙 짚라인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짚라인 코스들이 발달이 되어 있는 태국 북부의 고산 도시 치앙마이! 이전에도 다른 연재로 치앙마이의 엘리펀트 네이쳐 파크 등은 소개한 다양한 재미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산 정글지역에 짚라인이 설치가 되어 운영 중이다. 물론, 국내에도 짚라인이 운영 되는 곳은 꽤 많다. 그와의 차이는 보통 코스가 30개 정도의 짚라인과 액티비티 시설이 하나의 코스를 이루고 있고, 또 그 짚라인 모양도 다양하게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짚라인이 인공적인 형태가 아닌 자연지형을 활용한 모습이라는 것! 


치앙마이 짚라인, 이글트랙 짚라인을 중심으로, 주변의 다양한 짚라인 개발 모습을 살펴보러 떠나보자!


이글트랙 짚라인 (이미지 출처 : http://www.eagletrackchiangmai.com)




이 연재글은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아무래도 글을 쓰다보면, 정확한 근거나 자료가 미흡할 때가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라든지, 만약 다른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또 댓글 작성이 어려우실 경우, naked38@naver.com, http://www.facebook.com/projectsoo, http://www.tourism.re.kr 에 의견을 보내주세요. 지속적으로 글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동참해주세요! 그리고 본 글을 구독해주세요 ^^



아울러! 

2016년 4월 5일! 

드디어 브런치에서 연재했던 글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책 이름은 <여행을 가다, 희망을 보다>입니다. 

여행을 좋아하시고, 또 이 연재글을 통해 정보를 얻어 유익하셨다면 이번 신간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


YES24의 책 구매 사이트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행을 가다, 희망을 보다 책 표지>
<책 본문 중>
<책 본문 중>
<책 본문 중>
<책 본문 중>


감사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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