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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란수 Mar 26. 2016

#12. 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 동물원

여행자의 눈으로 본 멋진 관광개발과 콘텐츠 이야기

짤츠부르크 동물원은?


무슨 동물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하는 것인가?


어쩌면, 동물원은 여행자가 많이 애용하는 곳은 아니다. 게다가, 동물의 자유를 억압하는 동물원이라는 특성상,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자 입장에서 동물원을 보는 것은 그다지 흔한 것도 아니고, 또 환경이나 동물을 사랑하는 입장의 사람들에게는 굳이 동물원을 찾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동물원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면, 그래도 동물의 관점에서 동물원을 만들 필요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모짜르트 생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짤츠부르크에 위치한 짤츠부르크 동물원이었다. 


이 동물원은 눈여겨볼 점이 하나 있었다.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이 방문한 동물원이라는 점. 물론 지속적으로 연계를 갖고 함께 동물원 운영에 관여한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차별화된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짤츠부르크 동물원은 특이하게도 헬브룬 궁전 옆에 위치하고 있었다. 시내에서는 원거리에 위치해 있어도, 여행자들이 헬브룬 궁전과 정원을 보고 난 뒤, 바로 옆의 동물원을 들를 수 있는 코스에 개발이 되어 있었다. 헬브룬 궁전은 짤츠부르크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여름 별궁이다. 


<짤츠부르크 헬부른 궁전 (이미지 출처: http://www.salzburg.info/)>


헬부른 궁전의 산책길을 뒤로 하고, 구릉지로 올라가면 동물원이 차츰 보이기 시작한다. 이 동물원이 가장 큰 특징이 호기심을 유발했다. 이 동물원은 사람이 동물을 관찰하는 동물원이 아니다. 동물원에 가면 동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동물원의 특징은 바로!


동물이 사람을 관찰하는 동물원이었다!



직접 만나본 짤츠부르크 동물원


짤츠부르크 동물원은 우리나라의 서울랜드 등에 비교할 때,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였다. 코스는 의외로 간단하여 입구부터 한 방향으로 쭉 이어져서 동물들을 관찰하다가, 마지막 동선에서 큰 원을 그리며 다시 입구 쪽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크게 헷갈리지 않고 모든 동선들을 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었다. 


동물원 맵 (사실 맵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이 동물원에 들어가는 순간 알게 된 가장 느끼게 된 점 중 하나는 이 것이다.


앗! 동물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동물원인데? 동물이 없다!


동물원 우리는 광활한 숲과 같다. 관찰데크에서 동물을 관찰할 수는 있어도, 맹수, 야행성 동물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야간에만 활동하거나, 사람들을 피해 이동을 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들을 낮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관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렇게 디자인한 동물원이 나빠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올바른 동물원의 특성을 잘 표현한 것이니깐. 아주 간혹 동물을 관찰하게 되면 반갑긴 했지만, 무리하게 모든 동물을 다 보아야 한다는 것은 사람의 욕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래도 모든 동물들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물가에 나와서 수영을 하거나, 자기들끼리 놀고 있는 곰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에게 행복을 빌어주고 또 다른 동물을 보러 이동하게 된다. 


물가에 나와서 놀고 있는 곰들


그렇게 많은 동물들은 숲이 우거진 곳에 은신하고 있었다. 동물 우리 안도 인공적인 동물 우리라기 보다는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모습을 띄고 있었다. 무언가 풀이 움직이는 곳을 자세히 보면 잘 보이지는 않아도 동물들이 먹이를 먹거나 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 가운데 풀 숲 안에 동물이 움직이고 있었다


초식동물이나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동물들은 사람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자기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동물우리에 비해 개체수가 적어 보였으나, 그것이 오히려 동물을 위한 관점으로 보였기 때문에 불편하거나 불만은 없었다.


동물원 안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초식동물들
이 동물의 이름은 잊어버렸다 ㅠㅜ
원숭이들도 나무위를 타거나, 심지어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쉴 수 있게 개발되어 있다


먹이를 주는 시간에 가면 동물들이 먹이를 먹는 모습도 관찰이 가능하다. 많은 동물을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도, 사람이 시간에 맞추어, 그리고 그들이 나타나기를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동물을 위한 동물원의 첫걸음이라 여겨졌다. 


요렇게 앙증맞게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 동물원은 아이들을 위해 초식동물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페팅쥬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기들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만들고, 그곳에서 아이들과 동물이 놀고 싶으면 한 우리에 가서 놀게 된다. 물론, 아이들과 놀고 싶은지의 의사는 전적으로 동물들에게 달려있다. 


페팅쥬 공간의 아이들과 동물들
페팅쥬 공간의 아이들과 동물들


짤츠부르크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관찰하는 기능만 갖는 것은 아니었다. 짤츠부르크 시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도 하고, 또 아이들이 동물의 행태를 관찰하고 배우는 교육의 공간이었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우리 동물원(서울 대공원 등)은 아직도 반려동물의 입장을 금하고 있다. 동물원이 동물을 위한 공간이라면, 모든 동물의 입장을 허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반려동물과 동물원을 산책하는 모습
홍학의 행태에 대해 퀴즈를 내고, 그 정답은 날개를 열어보면 안에 적혀 있었다



방문 후 느꼈던 점!


사실, 이 짤츠부르크 동물원에 가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없어서 동물원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동물들, 즉 맹수나 야간에 활동하는 동물들은 동물원에 가도 잘 볼 수가 없었다. 이 부분은 동물원의 입장에서는 고민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동물원에 오는 이유는 평소 잘 볼 수 없는 동물들을 보러 오는 것일 테니깐. 그런데, 이 동물원은 아이러니하게도 야간에 활동하는 동물들을 위해 야행성 동물들의 은신을 더 돕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은 동물을 거의 볼 수가 없다. 동물을 볼 수 없는 동물원인 것이다. 


하지만, 이 점은 오히려 이 동물원이 동물의 관점에서 동물을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동물들이 살기 좋은 곳을 만들고 그곳에서 동물들이 살아가며, 혹시나 동물들이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것을 방문자도 이해하고 바라본다면 그만큼 서로가 다 행복한 곳이 없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 큐슈의 유후인 지역의 모토가 마음에 든다. 유후인의 모토는 다음과 같다.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이 가장 관광하기 좋은 지역이다"


일본 유후인 마을


이 매우 당연하지만, 실현되기 쉽지 않은 모토는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동물들이 살기 좋은 동물원이어야지, 사람들은 그 동물원에 가서 보다 동물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동물원을 가는 사람 대부분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동물이 행복하게 살길 원하지, 단순히 동물은 지배의 대상이니 내가 널 관찰하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유사한 예로 일본 훗카이도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도 우리에게는 꽤 알려진 동물원이다. 이 동물원은 이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원계의 혁명이라 하여, 많은 언론에 소개된 곳이다. 펭귄이 하늘을 날게 하는 곳. 즉, 펭귄을 관찰하기 위해 방문자들이 펭귄이 있는 수족관 밑으로 들어가서 볼 수 있게 하여, 그들의 행태를 방해하지 않고, 사람은 사람대로 관찰하게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펭귄들이 바물 아래의 유리에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불편해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짤츠부르크 동물원도 아사히야마 동물원과 같이 생태동물원을 표방하면서도, 보다 동물들이 알아서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부분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점이 다른 부분인 듯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이미지출처: http://likejp.com/1212)


물론, 그렇다고 동물들을 하나도 보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동물원 방문이 줄어들 것이다. 이 점은 몇몇 일부 동물들과 교감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아이들과 함께 여가시간을 즐기기에 좋은 놀이기구 시설들을 함께 개발하여 단점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물원이 단순이 동물만 보는 목적이 아니라, 근교 여가시간을 즐기기 위한 피크닉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동물원 컨셉과 어울리게 수레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족들이 함께 놀이기구에서 놀고 있는 모습
아이들의 놀이기구
물론 어른들도 놀이기구에 관심이 있다 ㅡㅡ;;


동물원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동물원인 짤츠부르크 동물원. 동물원은 동물이 행복해야 진짜 동물원이다. 끝으로 제인 구달의 이야기를 빌려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인간이 품성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합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기쁨과 절망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아는 유일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덜 오만해질 수 있다”                  


짤츠부르크 동물원 내 소개되어 있는 제인구달 연구소 안내표지



여행자의 시선!


1. 동물들을 다 보지 않아도 좋아! 그냥 동물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조금이라도!

2. 동물들이 있는 장소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이동이 가능해서 다행이야!

3. 일부 동물과 함께 교감할 수 있으니 감동이야!

4. 단순히 동물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있어 좋아!



공급자의 시선!


1. 동물원의 트렌드를 바꾸자! 동물이 사람을 관찰하도록 동물복지에 신경 쓰기!

2. 모든 동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동선을 단순화하기!

3. 펫팅쥬 개념의 일부 동물과 사람이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개발하되, 동물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도록 관리하기!

4.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만 보는 것이 아니다. 여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시설 만들기!



참고사항


동물원의 오픈 시간, 영업일, 가격 등은 다음의 내용을 참조하기 바라며, 더 자세한 정보는 짤츠부르크 관광 홈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란다. 

Opening times: daily from 9am (last entrance 1 hours before closing) 
in August on Friday and Saturday Night Zoo open until 11 pm (last entrance 9pm)                                     

Opening hours 2016:  
 January, February: 9 am-4:30 pm (last admission 4 pm) 
 March: 9 am-5:30 pm* 
 April, May: 9 am-6 pm* 
 June-August: 9 am-6:30 pm* 
 Night Zoo: August 5-September 10, Friday and Saturday 9 am-10:30 pm (last admission 9 pm at the main cashier's office)   
 September, October: 9 am-6 pm* 
 November, December: 9 am-4:30 pm (last admission 4 pm) 
 (*last admission one hour before closing) 

 Admission fees 2016:  
 Adults € 10.50 
 Children (4-14 years) € 4.50 
 Youths (15-19 years) € 7.00 
 Handicapped persons (handicapped ID) € 7.50 
 Senior citizens (from 65 years on, ID-card) € 9.50 
 Families (2 adults, 1 child) € 24.50 - every additional child € 4.00 
 Groups of 15 adults and more € 9.50 
 Groups of 15 children (4-14 years) and more € 4.00 
 Groups of 15 youths (15-19 years) and more € 6.00 
 Dogs € 2.50 
 Annual ticket adults € 38.00* 
 Annual ticket children (4-14 years) € 15.00* 
 Annual ticket youths (15-19 years) € 20.00* 
 *+ € 3,00 deposit for chip card  
 SalzburgCard: one time free admission  

 Combined ticket: Salzburg Zoo, trick fountains, Hellbrunn palace, folklore museum 
 Adults € 21.50 
 Children, youths (4-18 years ) € 9.60 
 Families (2 adults, 1 child) € 48.50 - every additional child € 6.50 
 Groups of 15 adults or more € 19.00 
 Groups of 15 children, youths (4-18 years) or more € 9.20   




다음에 살펴볼 벤치마킹 여행지는?


요코하마항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이다. 여행지라면서 웬 국제여객선 터미널? 요코하마항의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은 단순한 여객 터미널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거닐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한 여객선 터미널은 문화, 스포츠, 관광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그야말로 여가공간으로의 재탄생이 된 곳이다. 독특한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오산바시 국제여객선 터미널로 떠나 보자!


오산바시 국제여객선터미널  (이미지출처: http://blog.kumacchi.com)




이 연재 글은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아무래도 글을 쓰다 보면, 정확한 근거나 자료가 미흡할 때가 있습니다. 부족한 점이라든지, 만약 다른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또 댓글 작성이 어려우실 경우, naked38@naver.com, http://www.facebook.com/projectsoo, http://www.tourism.re.kr 에 의견을 보내주세요. 지속적으로 글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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