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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Apr 25. 2023

로토루와는 천국 다음도시

 

로토루아로 달렸다. 천국아래 제일 멋진 곳이 뉴질랜드라니. 공기 맑고 시야 맑고 근심걱정 잠시 잊으니 이곳이 천국이오. 생명을 주시고 먹이시고 살게 하시니 우리의 미션! 숨 쉬는 순간마다 감사하며 살게 하신다.

로토루아는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도시답다. 시내중심가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레드우드 숲이 있다. 숲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내 몸의 호흡기관들이 빠르게 맑은 공기를 열심히 빨아들인 지 숨통이 열린다. 숨이 막힌듯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 원인에 나의 판단착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잘난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하니 내 속은 타들어가고 숨통을 죄었구나. 그게 다 별거 아닌 것을 이제야 느끼고 있다. 숲이 스승이 되어 잘난 줄만 아는 인간들에게 하늘을 보고 살라 하네.

레드우크는  정부가 운영하는 숲이지만 나무와 나무 나이를 걸어갈 수 있는 트리워크는 요금을 받는다. 최대한 나무가 다치지 않게 공간을 떼어 출렁다리를 만들어 나무의 허리춤을 따라 건너가게 된다. 곳곳에 나무를  바라만 보고 만지는 것은 금지하는 문구가 보인다. 소중한 자연을 오래오래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40분 정도 소요되는 28개 출렁다리는 스릴과 쾌감을 만끽할 수 있고 꼬마들도 활기차게 걸을 만큼 안전하다. 다리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숲길로 접어드니 아름드리 키 큰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좋은 공기를 가득 채워야겠다.

여행지의 날씨 정보는 매우 중요하였다. 숙소에서 실내온도만 믿고 나갔다가 날씨의 변화에 되돌아오면 낭패다. 시간과 기름값을 손해 보게 되니 경비절약을 위해서 확인이 필수다!

로토루아에 비가 온다는 소식에 우산을 챙겼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연가의 고장이 로토루아란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나? 비가 와도 여행은 쉼 하기가 아쉬워 스카이라인을 향해 전진이다. 정상에 오르니 흐린 날씨에도 루지를 타기 위해 아이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정상레스토랑에도 음식과 분위기가 좋아 사람들로 북적인다. 창가 자리를 욕심냈더니 7불을 더 내야 한다니 경치값도 받는 곳이다. 실은 음식을 먹다 보면 창밖은 별 볼일 없을 것 같아서 돈을 아꼈다. 그 유명한 본토산 녹색홍합이 보인다. 이곳의 홍합은 쫄깃하고 신선해서 먹어도 먹어도 입맛이 살아있다. 레스토랑의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지 삶아내기가 바쁘게 줄이 길게 선다. 연거푸 세 접시를 비웠더니 혀가 푸릇푸릇하다.

로토루아에 오면 유황냄새가 도시 전체에 가득하다. 시내에 있는 쿠이라오 공원의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곳으로 갔더니 어머나! 유황온천이 펄펄 끓고 있다. 호수는 자욱한 기운이 연회색 물빛과 어울려 판타지 영화 속 어떤 동물이 나올 듯 으스스하다. 무료 족욕장의 물도 유황온천물. 공원 여기저기 진흙도 꿈틀꿈틀하고 지열은 뜨겁다. 유황냄새가 숨 쉴 때마다 매스껍더니 이내 적응을 한다. 여기저기 쑤시는 데에 유황물이 좋단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폴리네시안 스파가 천연미네랄 광천수로 유명하다. 며칠간의 여독을 위해 찾았다. 호수를 바라보며 노천탕에서 몸 호강을 한다니 마음보다 몸이 앞선다. 허걱! 온천탕에서 지인을 만났다. 놀랍고 반가울 수가 없다. 반가운 마음에 같은 탕에서 수영복차림의 근엄했던 분들이 여행이야기로 수다를 푼다. 인생은 아름다워! 여행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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