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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Apr 26. 2023

마오리마을에 비가 내린다

푸이아에 비가 내린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비 오는 날에 접근할 수 있는 인근 관광지를 검색하니 테 푸이아가 나온다.

뉴질랜드에 대한 내가 아는 상식은 마오리족을 가장 많이 생각했다. 뉴질랜드에 와 보니 백인들이 더 많다. 마오리족은 원주민이나 다름없지만 이곳에서는 서로 상생하며 잘 지낸다.

테 푸이아는 로토루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지열 대이자 마오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마오리말로 간헐천이 포후투인데 솟아오르는 물의 의미를 담고 있다. 분출하는 온천수를 가까이 맞이하니 수증기에도 얼굴이 촉촉해지는 기분, 좋다. 이곳의 온천수를 온몸으로 맞이하기 위해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입장하였다.

 마오리족들이 운영하는 장신구 공장에서는 장인들이 마오리 전통문양을 조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하나같이 진지하다. 이런 진지함이 만들어낸 장식품들이 마오리족을 닮았다.

수증기가 내뿜은 방향을 따라 우산들이 나란히 나란히 걸어간다. 어릴 적 동요가 생각나는 길이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린다. 간헐천의 유황 물이  높이 솟구치다 멈추다 장관을 연출한다. 곳곳에 머드풀에서는 보글보글 진흙 닮은 물이 올라올 듯 말 듯 뜨거운 수증기 속에서 뽀글거린다. 인간은 지각변동이라도 일어날까 봐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남편은 기념촬영을 하잔다. 자연 앞에 순응하듯 놀란 눈을 어찌할지 모른 체 인증숏을 남기고 서둘러 걸어간다.

투어는 민속춤 공연장으로 향한다. 마오리족들이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였는지에 대한 마오리족 가이드의  언어는 못 알아듣지만 번역기를 가까이 하니 몇 개의 단어가 들린다. 정부의 원주민을 대하는 정책은 매우 우호적이다. 누가 먼저정착했든지 함께 사는 세상이 되어 평화롭다.  

마을의 지혈천 수증기는 하루종일 솟구친다. 지구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지표가 끓어도 지구인은 숨 쉬고 있는 나라! 뉴질랜드는 살아있다.

마오리족의 Haka춤이 박진감 있게 바닥을 울리고 쉴세 없는 손가락 떨림은 온몸에서 솟구친다. 댄서들의 혀를 내미는 찬스에 박장대소다. 눈알을 크게 뜨고 긴 혀를 수시로 내밀 때마다 기선제압은 커녕 우습기만 하다. 이들의 인사법이다. 얼굴 전제로 환영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방식이지만 가까이 가기에는 두렵다. 문화의 이해는 소통이라는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 없으니 답답하다. 웃자. 표정이 소통이 될 수도 있네. 그러나 소리 내서 잘못 웃으면 비웃음이 될 수도 있다니 미소만 짓자. 

마오리마을에 비가 오든 안 오든 쇼는 계속된다니 비 오는 날에도 가볼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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