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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Apr 25. 2023

호빗을 찾아 호비톤으로

오클랜드에서 약 2시간 거리의 호비톤마을은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촬영지다. 두 영화를 삼부작까지 재미있게 봤던 기억 때문에 꼭 오고 싶었던 곳이다. 개인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다. 투어상품으로만 갈 수 있다 해서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왔다. 그 덕분에 바로 기다리지 않고 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반지의 제왕 팬들이 주로 찾는 호비톤 마을로 가는 버스는 만석인체 1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버스를 타고 초원지대를 20여분 이동하면 작은 마을이 나온다. 약 두 시간 동안 가이드의 영어 설명은 잘 알아들을 수 없지만 한국어서비스 팸플릿으로 대강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은 덕분에 팸플릿까지 있다. 가이드는 영화를 어떻게 촬영했는지에 대해 주로 설명하는 것 같다.

호빗마을이 되기 전에 알렉산더 목장이었다. 소와 양이 뛰놀던 곳을 1998년에 감독과 촬영팀이 찾아냈다. 한가하고 아름다운 목가적인 마을은 촬영지로 적격이었다. 영화촬영이 끝났는데도 양 떼들이 주인이 되어 풀을 뜯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와 프로도가 마차를 타고 간 언덕이 나온다. 지금은 마차는 없지만 어디선가 달려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단순히 경사진 길이 나오니 나머지는 영화를 상상해서 기억해 내는 거로. 작은 체구의 호빗들이 살았던  토굴집은 자연과 어울려 그냥 예쁘다. 호빗이 살았다는 토굴의 둥그런 문에서 호빗이 나오길 바라지만 투어는 작은 집 앞에서 긴 설명만 듣고 사람들은 열 수 없는 집 앞에서 호빗처럼 포옴만 잡은다. 영화장면처럼 멋지게 찍어본다. 작은 집의 뜰에는 백일홍이 피어 있고 조그만 텃밭에는 우리네 텃밭처럼 낯익 무랑 양상추등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호빗들이 입었을것 같은 작은 옷까지 빨랫줄에 걸어두는 센스! 바람에 팔랑거리니 한폭의 영화장면이다. 별거 아닌거에 감동한다.

호숫가에는 호빗들이 낚시를 했을 거로 추측되는 조그만 낚시터가 실감나게 꾸며져 있다. 꼬마가 생선모양의 가짜고기를 가리키며 "피시"라고 한다. 파티필드는 영화 속에서 불을 붙이자 텐트가 하늘로 솟구쳤던 곳인데 지금은 호빗들이 가지고 놀았다는 놀이기구만 있다. 영화 촬영지의 의미를 담아 한 번씩 체험하게 하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것은 내 생각일 뿐, 아쉽다.

푸른 초원지대인 농장의 재발견은 매우 인상적이다.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호빗 3부작을 촬영한 곳을 잘 보존하니 세계각국의 관광객들이 이 시골까지 찾아 온다. 

흥행영화 촬영지로 여전히 남이섬은 발전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얼마전 넥플리스 '더 글로리'를 촬영한 곳이 내가 사는 호수주변에 있기에 가 본적이 있다. 가림막 휀스가 처진곳은 몇년을 버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술했다.

투어가 끝나니 그린 드래건에서 맥주시음과 호빗컵을 선물로 안긴다. 대낮에 웬 알코올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영국 정통 생맥주는 목이 마른 탓에 깔끔하게 잘 넘어갔다. 안주 없이 한 잔을 다 마셨다.

호빗이나 간달프복장을 한 가이드의 모습이면 더 실감 날 것 같은데 호비톤마을에는 호빗이 없다. 자연과 어울려 예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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