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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모닝은 빵사러 가기

맛있는 빵은 일주일의 행복이다

by 이웃의 토토로

어릴적 부터 빵을 참 좋아한다. 갓 구운 따뜻한 식빵을 납작하게 만들지 않고 결을 따라서 찢어 먹으면 고소함이 입안 가득히 차올랐다. 딸기잼이나 땅콩잼을 발라서 네모난 치즈 한 장을 얹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다. 커스터드 크림 치즈빵, 팥빵, 소보루빵은 어린 시절을 기억나게 하는 치트키와 같다. 동네 빵집에 갔을때 갓 구운 식빵의 향긋함과 고소함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대학생때는 동기들과 시간표도 다르고 수업시간도 90분에서 3시간까지 제각각이어서 식당에 같이 가기가 쉽지 않았다. 주로 건물 로비에 앉아서 혼자 빵과 커피를 많이 먹었고, 회사에서는 아침과 간식으로 자리에서 많이 먹었다. 주말에 학원에 다닐 때에는 차를 타고 가면서 팥빵이나 모닝빵과 함께 아메리카노나 스타벅스 라떼 RTD(Ready to Drink, 빨대를 꽂아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제품)를 많이 먹었다.


이사를 가면 근처에 맛있는 빵을 어디서 파는지 금방 파악해 둘 정도로 빵에 진심이었다. 동네에 이사온지 15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냥 근처 대형 베이커리나 파리바게뜨를 이용했었다. 1년 전 쯤에야 맛있는 빵집을 찾았다. 일반적인 제빵제과 기능장이 아니라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최고 수준인 ‘제빵제과명장’이 있다. 2000년에 제1호 명장이 나왔고 2024년까지 17호 명장이 있는데, 집 근처에 9호 명장인 홍종흔님의 ‘홍종흔 베이커리’가 있었다. 주로 서울과 경기 남부에 대여섯 개의 매장이 있는데 집근처에 두 곳이 있다.

빵의 종류가 다양하고 카페처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제법 큰 곳이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침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방문하여 막 나온 샌드위치(가끔씩 일찍 가도 품절이라 없을 때도 있다)와 소금빵, 올리브 치즈빵, 모닝빵 등을 고른다. 샌드위치를 사면 5,900원인 커피를 1,700원으로 할인해 준다. 처음에는 샌드위치를 몇 개 사던지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는데 이젠 샌드위치 두 개와 커피 두 잔을 포장한다. 평소에도 출근하면 서 너 잔의 커피를 마시니까 주말에 두 잔 정도는 혼자서 가볍게 마실 수 있다.

와이프도 다른 빵집은 소화가 잘 안되서 즐겨 먹지 않는데, 이 집의 빵은 소화가 잘 되어서 같이 먹는 편이다. 뭔가 다른 명장만의 베이킹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가기에 빵을 봉투에 가득 담아오는데 냉장고에 잘 넣어두고 출근할 때 가져가서 조금씩 먹는다.


20251130. 1,201자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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