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깨달음 : 영화 후기] 형(2016)
“살다 보니까 니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날이 온다?”
뻔뻔한 사기꾼, 동생 핑계로 가석방의 기회를 물었다!
유도 국가대표 고두영(도경수)은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사기 전과 10범의 형 고두식(조정석)은 눈물의 석방 사기극을 펼친다!
“형은 개뿔, 제발 내 인생에서 꺼져!”
형이 돌아오고 인생이 더 깜깜해졌다!
하루아침에 앞이 깜깜해진 동생을 핑계로 1년간 보호자 자격으로 가석방된 두식!.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이 없던 뻔뻔한 형이 집으로 돌아오고
보호자 노릇은커녕 ‘두영’의 삶을 더 엉망진창으로 만드는데….
남보다 못한 형제의 예측불허 동거가 시작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형(2016)>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합 중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완전히 잃은 두영, 장님이 된 동생을 수발하겠다는 명목으로 석방 사기극을 펼치고 가석방으로 교도소를 나왔지만 췌장암으로 곧 죽게 되는 두식, 이 두 사람이 펼쳐내는 사건들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묶인 여러 이야기들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뻔한, 예상되는 스토리이지만 우리는 그 정형화된 스토리에 녹아내리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는 일상을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하기 때문이다.
관객들의 눈물과 콧물을 시원하게 짜내는 수많은 영화적 요소들은 모두 ‘사랑’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통합된다. 형제애, 가족애, 인간애…, ‘사랑’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영화에서는 이야기로 풀어낸다.
두영(도경수)의 이야기는 사랑에 의한 인간승리의 모습이다. 잘 나가던 유도 국가대표가 시합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는다. 이후, 방구석에 처박혀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두영은 형과 수현(코치)의 헌신적인 사랑에 의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 그리고 장애인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해서 금메달을 딴다는 스토리는 전형적인 감동스토리의 구조를 따라가며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결승전에서 한판승으로 상대를 이기고, 장 위에서 그대로 무릎을 꿇고서 절규하며 “형!”을 여러 번 외치는 두영의 애절함에 우리의 눈물샘은 한없이 자극된다.
두식(조정석)은 자기 엄마를 간병하던 여자가 자신의 아버지와 재혼했다는 사실을 안 이후, 아버지와 그 여자는 자신의 엄마가 빨리 죽기만을 바랬을 거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과 한집에서 가족이란 이름으로 생활하는 것이 견딜 수 없었고 결국, 가출을 했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와 새엄마가 사고로 죽게 되고, 그리고 또 많은 세월이 지났어도 여전히 두식은 그들이 밉다. 그런데 그런 새엄마의 아들이 두영이다.
시력 잃은 동생의 보호자가 되겠다고 가석방으로 교도소를 나온 두식은 처음에는 밉기만 한 두영을 이용해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자신의 욕심을 채운다. 그러나 두식은 두영과 함께 생활하며 마음을 바꾼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고, 성인이 된 동생과 부대끼며 따뜻한 우애가 다져지는 과정 속에서 두식은 두영의 진짜 형이 되어간다. 그러다가 두식은 췌장암 말기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처음엔 견딜 수 없어하던 두식은 이내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차분히 준비한다.
두식이 죽음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는 두영에 대한 애뜻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평생 운동만 하고 살아온 두영이 다시 유도를 할 수 있도록 설득한다. 자신의 빈자리를 코치인 수현이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앞이 안 보이는 동생을 위해 집의 곳곳에 난간을 설치하고 문지방을 제거한다. 형이 없더라도 동생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두식의 사랑은 진정한 형제애를 표현한다.
두영의 코치인 수현(박신혜)은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두영이 다시 운동을 시작하도록 설득한다.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두영으로 인해 설득은 매번 실패를 하지만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다. 그래서 그녀는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식이 자신의 동생을 돌봐달라고 부탁했을 때, 고민을 하지만 이내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출세가 보장된 국가대표 코치직을 내려놓고, 장애인 국가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녀가 보여준 사랑은 스승의 사랑을 담은 진정한 인간애를 표현한다.
영화는 두영, 두식, 수현이라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랑’의 여러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 동안 그 모습들은 우리의 가슴을 찌르기도 하고, 지긋이 누르기도 하며 가슴 따듯해지는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형이지만 형 노릇, 형 역할을 못하고 사는 형(언니, 오빠 포함)들이 많은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영화 <형(2016)>을 보는 시간만큼은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궁리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된 깨달음 : 영화 후기] 형(2016)
"박노국의 참된 깨달음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