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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기욱 Oct 05. 2022

삽질을 할 수는 없어 - 삽질회피전략

몰입과 열의를 만들어내는 뜻밖의 관점

갈등 현장의 커다란 심리적 경향성에는 다음 두가지가 있다.


'호구가 될 수는 없어'

'삽질을 할 수는 없어'


이 둘의 마음가짐은 매우 정당한 것이지만, 이런 마음에서 비롯되는 행동은 무엇을 안하겠다는 것이므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인상을 상대방에게 제공한다.


호구와 삽질과 같은 나쁜 것을 안하겠다는 것 뿐인데, 무엇을 안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인다.


'마을에 길을 내려고 하니 땅을 좀 내어주세요.' 필자의 어린시절에는 땅을 공짜로 내어주기도 했다.

'마을에 길을 내려고 하니 땅을 좀 팔아주세요.'


'싫어요.'


땅을 파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라면 '싫어요'  필요가 없다. 손해일  같아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싫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부정적인 마음은 소통을 방해한다.


이점에 관하여는 앞선 포스팅에 설명해 두었다. (참고: 호구회피전략 https://brunch.co.kr/@giewookkoo/332)






사람들은 호구가 되기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삽질 역시 싫어한다. 성공하지 못할 일을 하기 싫어한다. 성공하지 못하는 일을 하려 하지 않는 것은 매우 현명하고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성패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므로 상대방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인다.


현명한 생각이지만 부정적으로 보이는 모순이 들어있다.


'이번에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있는데 함께 참여해 주시겠습니까?'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우리의 두뇌는 무엇을 작동시킬까?


먼저 나만 고생하여 호구가 되는 것은 아닌지, 보상이 적절할 것인지 정보를 수집한다. 호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뜻 'yes'하기 어렵다.


호구가 되지 않을 만큼 감수할 만한 상황이라는 정보를 얻었다면 다음은 삽질에 대하여 검토한다. 물론 이 둘을 계산하는 과정은 거의 동시적이다.


'성공할까?'

'성공에 필요한 자원이 공급될까?'

'내 능력으로 해낼 만 한 것인가?'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은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나?'


성공가능성을 점치기 위하여 던지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에 확신이 없으면 사람들은 성공가능성이 없는 일 즉 삽질을 두려워 하며 거절한다. 그리고 속마음을 밝히지 않은 채 표현된 거절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인 부정적인 인상을 주고만다.


 







리더는 호구가 될까, 삽질을 할까 두려워 하는 구성원들에게 호구와 삽질에 대한 명시적인 검증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이 명시적 검증의 과정이 소통이다.


1.

어떤 이익을 기대하는지, 어떤 손해를 걱정하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기대와 걱정에 대한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호구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프로젝트 또는 어떤 과업에 진심으로 참여(engagement)할 수 있다.


2.

성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성공에 필요한 목적의 정의, 자원, 역량(자신과 동료)에 대하여 미심쩍어 하는 점에 대하여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삽질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프로젝트 또는 어떤 과업에 진심으로 참여(engagement)할 수 있다.


3.

세상 모든 일을 명확히 알 수 없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호구가 아닐 지, 삽질이 아닐 지도 정확히 다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확신할 수 있는 데까지는 확인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아직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 있는 것에 대하여는 '확인할 수 없지만 한 번 해보자.'는 호소를 해볼 수 있다.

 

이 호소를 '효능감 정보 제공' 또는 '영감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부른다.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이고, 일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호구가 될까봐, 삽질을 할까봐 두려워 하는 것 뿐이다.


리더가 할 일은 이 두가지 관점에서 무엇을 두려워 하는 지 물어보고 친절하게 대화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저 다 알 수 없는 지점에 다다랐을 때 한 스푼의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inspiration)이다.  










유튜브 채널에도 유용한 정보를 많이 담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c/ko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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