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기욱 Mar 19. 2024

에포케(Epoché) 리더십 개념 모델

리더 의지, 심판의 연기성, 대화와 퍼실리테이션의 리더십

21세기의 리더십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VUCA 환경

복잡하고 난해한 조직

고도화된 구성원 

어느 것 하나 녹녹하지 않은 오늘날의 리더십 환경에서 필요하고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과거에 리더에게는 높은 수준의 권력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 권력은 부당한 경우 마저도 구성원에게 쉽게 작동하였다. 오늘날의 구성원은 정당한 권력 마저도 저항한다. 더 이상 권력과 통제적 접근의 리더십에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다.


20세기 말에 등장한 다양한 종류의 신조류(New-genre) 리더십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이다.

변혁적 리더십, 진정성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영성 리더십, 임파워링 리더십, 카리스마 리더십, 겸손 리더십 등이 그것이다. 통제적 접근에서 동기적 접근으로의 대세 전환이다. 일방성에서 상호성으로의 진전이다.



 



통제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만 있다면 통제적 접근이 가장 손쉬운 리더십의 발휘 방법이다. 권력이 부여된 지위(자리)를 가진 리더는 그 지위를 이용하여 지시와 명령으로 구성원들에게 성과를 요구할 수 있다. 이를 리더십과 구분하여 포지션십(Positionship)이라고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리더십을 따로 정교하게 공부할 필요도 없고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다. 권력에 의존하여 구성원을 부려먹으면 된다.


문제는 권력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이다.

왜요? 

제가요? 

이걸요? 

라는 '3요'의 반격과 저항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권력형 통제 리더십은 조직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이는 구성원의 달라짐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어떤 일을 쉽사리 수행할 수 없는 여건이 되어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https://www.dailymotion.com/video/x8hq56x에서 캡쳐함



이런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예비 리더들은 리더되기를 기피한다. 권력과 통제라는 손쉬운 수단을 버리고 동기를 끌어올려 성과를 내는 일이 쉽지 않다.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해낼 스킬도 미흡하다. 자신의 리더로부터는 받아보지 못한 리더십 역량을 발휘하려니 낯설기도 하고 심지어 억울하기도 하다. 


'왜 우리만 잘 해야 합니까?'

'얼마나 더 구성원에게 읍소해야 하나요?'





에포케 리더십은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에포케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4네가지의 커다란 특징을 담고 있다.

리더 의지, 리더십 지식, 심판의 연기성, 정보처리 스킬 등이 그것이다. 이를 묶어낸 모델이 에포케 리더십 개념 모델이다.



1. 리더 의지


리더 의지는 리더가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동기부여를 통하여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일하도록 이끌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다. 강요가 아니라 자발성을 불어일으키는 방법을 익히고 실현해 보겠다는 의지이다.


쉬운 일이 아니므로 리더 의지가 생기려면 자신이 리더가 됨으로서 얻게 되는 바람직한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내면의 마음 정리를 하여야 한다. 나이가 들고, 연차가 쌓여 리더의 자리에 오를 때가 되어서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되어서 무엇을 이루겠다는 목적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의 달성이 자신의 성장, 성취, 자아실현에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리더 의지가 생겨난다. 단지, 업무상의 어떤 실적을 내겠다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한 인간으로서 세상에서 무엇을 이루고, 어떤 리더로 구성원을 이끌 것인지에 대한 마음의 정리이다.


리더십을 개발하려는 조직 또는 관련 부서는 리더 의지를 기르는 것부터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나머지가 순조로워진다.


HR Insight 2023년 12월호


2. 리더십 지식


구성원의 동기는 어떻게 생겨나는지 리더는 지적으로 알아야 한다. 자기결정성 이론, 공정성 이론, 사회정체성 이론, 학습 이론, 복잡계 이론 등 기초이론 등 동기부여와 관련된 이론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인간관, 조직관을 정립할 수 있다.


변혁적 리더십, 진정성 리더십, 서번트 리더십, 영성 리더십, 임파워링 리더십, 카리스마 리더십, 겸손한 리더십과 같은 신조류 리더십 이론도 섭렵하는 것이 좋다. 권력을 쓰거나 충동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서는 최소한의 효과밖에 거둘 수 없다. 또한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다양한 리더십 이론을 학습하여 자신의 리더십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실제 경험과 잘 버무려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에 적용해야 한다.


하루 아침에 많은 지식을 쌓기 어려우므로 리더 트랙을 타고 싶은 사람은 리더의 위치에 서기 전에 미리 이론과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직에서도 리더가 되고 나서 교육하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미리 조금씩 리더십 지식을 쌓고 생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좋다.





3. 심판의 연기(Epoché)


변화하는 환경, 조직의 난해성과 복잡성, 고도화된 구성원을 상대해야 하는 리더는 지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는 정보와 지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결정은 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사용한 결정(informed decision)이 좋다. 

급변하는 VUCA 세상에서 리더는 변화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기 어렵다. 이미 가지고 있던 정보와 지식은 낡은 것이 되기 쉽다. 


구성원에게 다시 묻는 리더가 에포케 리더다. 리더의 관점에서 구성원의 의견이 미흡하다고 여겨지고 그리하여 거부감이 들 때, '됐고'라고 말하여 차단하기 보다는 '어떤 점에서 그리 생각하는지'를 물을 줄 아는 것이 심판의 연기이다.




4. 정보처리 스킬


심판을 연기는 풍부하고 충분한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다. 조직은 현명한 결정을 하여 그 결정한 것을 수행함으로써 성과를 내게 된다. 이때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것이 정보이다. 리더가 심판을 연기하지 못하면 스스로 가진 정보만으로 결정하게 되는 빈약함을 만들 수 있다.


VUCA 환경과 조직의 복잡성, 고도화된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정보를 보다 풍부하게 사용할 때 현명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높아진다. 게다가 구성원에게 그들이 가진 정보와 지식을 물어보게 되면 구성원들의 효능감, 유능감, 자부심이 높아지고 결정한 일에 대한 자발적 실행 의지 또한 높아진다.


에포케 리더십에서의 정보처리 스킬은 크게 3가지로 나눈다. 


우선, 자기 자신이 가진 정보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모델링 스킬이다. 산재되어 정보와 지식은 사용에 혼란을 줄 수 있고,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효율이 떨어진다. 자신이 가지 정보, 지식, 논리를 체계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절실하다.


성과관리에 관한 모델링 예시


두번째는 대화 스킬이다. 설득, 설명, 코칭, 경청,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대화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화는 독화와 대립하는 말이다. 리더 혼자 또는 구성원 혼자 대부분의 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말하고 서로 듣는 것을 말한다. 즉, 내말하기와 알아보기의 균형을 통하여 서로 학습하는 대화를 말한다.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 듣고,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의견에 대하여 전제와 가정을 알아보는 대화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의사결정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한 서로의 의견을 결정에 반영할 수 있어 자율성을 증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세번째는 내모 스킬 즉, 퍼실리테이션 스킬이다. 대화가 1:1의 상황에서 필요한 스킬이라면 퍼실리테이션은 1:다의 상황에서 필요한 스킬이다. 리더는 대부분의 경우 여러 사람을 상대하게 된다. 따라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다루어 합의에 도달하게 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퍼실리테이션에 관하여는 브런치 매거진 '퍼실리테이션이란 무엇인가' https://brunch.co.kr/magazine/koofacilitation 참조)


리더가 이 세가지의 정보처리 스킬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조직은 현명한 결정(informed decision)이 가능해진다. 



에포케 리더십의 실천 방법을 담은 책들




에포케 리더십은 구성원의 머리를 쓰게 함으로써 존재감을 높이고 정보처리의 수준을 높인다. 이로써 조직은 성과를 내면서 구성원은 자유와 행복을 증진한다.


아래 모델은 그 과정을 도해한 것이다. 위 설명을 참고하면서 조직에 반영해 가보길 권장한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의 길이 될 것이다.









시간을 절약하여 에포케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고 싶으시다면 쿠퍼의 교육과정에 참여해 보세요.


https://www.koofa.kr/courses/117


매거진의 이전글 소통-불통 만드는 성실한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