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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Feb 21. 2018

6살 딸이 사준 감바스

난생처음 감바스

여보, 나 감바스가 먹고 싶어

지난 주말 침대에 누워있던 아내가 나지막이 말했다.


※ 감바스 알 아히요                                                                             

스페인 타파스(애피타이저)의 하나다. 새우와 마늘을 향신료와 함께 올리브유에 넣고 끓여 만든다. 스페인어로 감바스(Gambas)는 새우, 아히요(Ajillo)는 마늘을 뜻한다.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요리의 하나로, 술집에서 안주로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올리브유의 느끼한 맛을 마늘과 향신료가 잡아주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말린 페페론치노(Peperoncino)를 넣어 매콤하게 만들기도 한다. 바게트를 함께 먹는 경우도 많다. 기름기가 거의 없는 담백한 바게트는 풍미가 강한 감바스 알 아히요와 잘 어울린다. 바게트는 올리브유에 찍거나 새우 등을 얹어 먹는다. 와인 안주로 잘 어울린다.


"감바스? 그게 뭔데?"

"방송에 나오는 새우요리"

"아~ 김생민 영수증에서 '스튜핏' 주던 그 요리?"

"그랬나? 맞아 그거"

"당신 먹고 싶으면 먹으러 가자"


그때 딸이 말했다.


"내가 감바스 사줄게요"

"네가 돈이 어딨어?"

"어제 술쟁이 삼촌들한테 받았어요"


그러고 보니 어제 놀러 온 친구들을 만났는데 딸을 데리고 나갔더니 용돈을 쥐어주었다. 기특하게도 용돈 받은 걸로 엄마, 아빠 맛있는 걸 사주겠다는 것이다.




시내에서 유명한 스페인 요리점을 찾아갔다. 식당이라기보다 술과 안주를 파는 집이다. 대낮에 갔더니 손님이 우리 밖에 없다.


감바스와 미트볼 요리

감바스를 시켰다. 바게트가 아닌 폭신한 빵과 함께 감바스가 나왔다. 감바스 말고도 '알 본디 가스 엔 살사'라는 스페인 미트볼 요리도 시켰다.


딸이 감바스를 너무 잘 먹어서 사실 아내와 나는 새우를 하나씩만 먹었다.


"사장님, 여기 감바스 하나 더 해주세요"


그렇게 하나를 추가시켜서 감바스를 제대로 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바스는 메인디쉬가 아닌 애피타이저였다. 애피타이저로 배를 채우다니 웃겼지만 다들 맛있게 만족하고 먹었으니 그걸로 됐다.


계산은 딸이 했다. 딸이 우리와 한 약속을 지키게 하기 위해 카드를 딸의 손에 쥐어주었다.


"맛있게 잘 먹었어 슈밍아"


딸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용돈으로 갖고 싶은 것을 사지 않고 엄마, 아빠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는 마음이 너무 예쁘고 고마웠다. 마음만 받을게 용돈은 너의 통장에 잘 넣어둘게^^



※ 애피타이저라 그런지 새우가 몇 개 안 들어있네요. 다음에 집에서 새우 40마리쯤 넣고 감바스를 만들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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