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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Oct 27. 2016

육아와 연애와 영업은 통한다

육아에 적용하는 심리학

딸아이가 이제 곧 5살이 된다. '미운 5살이라고 했던가?' 지금도 말을 안 듣지만, 내년에는 더 큰 전쟁을 치러야 한다. 퇴근하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딸과 다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제법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말도 야무지게 잘한다. 기특하지만 한편으로 피곤하다. 더 이상 "이노옴"이나 "맴매"가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전략을 세워서 설득해야 한다. 며칠을 울고불고하다 보니 몇 가지 요령이 생겼다. 책이나 인생에서 배운 것을 써먹어보니 요 녀석도 사람인지라 먹혀들어가는 것이 용하고 뿌듯하다. 결론은 육아에도 심리학이 통한다는 것이다.


1. 둘 중에 하나 선택권을 준다.

영업할 때 배운 약속시간 잡는 스킬을 사용한다.(연애할 때도 유용하다)

언제 찾아뵙는 게 좋을까요? (X)
토요일 1시나 6시 중에 언제가 편하세요?(O)

외출할 때 유난히 옷을 마음대로 고르려는 딸 덕분에 30분씩 걸리다가 써먹은 방법이다. 입히고 싶은 옷을 두벌 정도 고른 후 앞에 내민다.


"자 예쁜 핑크 드레스랑 고양이가 있는 드레스 중에 어떤 거 입을까?"

"슈밍이가 고르게 해줄게"


딸은 미소를 머금으며 고민을 하다가 "이거"하고 덥석 집어 든다. 나와 아내는 흐뭇한 표정으로 말한다.

"슈밍이가 예쁜 옷을 골랐네. 잘했어. 그럼 네가 원하는 옷으로 입자"



2. 시간의 제약을 설명한다.

물건을 팔 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오늘까지만 세일이에요. 이게 마지막이에요."


치카치카하자고 하면, "조금 있다가~"를 외치는 딸에게 써먹는다.

"지금 치카치카를 하면 아빠가 잘 때 재밌는 이야기 해줄 거야. 10셀 동안 안 하면 이야기 안 해줄 거야"

그래 좀 치사하지만, 의외로 잘 먹혀든다.(역시 연애할  활용 가능하다)



3. 다른 이익을 제시한다.

업무를 하다 보면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을 때가 있다. 무조건 거절하지 못할 때 다른 이익을 제시하면 서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질 수 있다.


퇴근하고 종종 딸의 손을 잡고 편의점에 간다. 굳이 정체불명의 식품을 집어 들고 사달라고 고집을 부릴 때가 있다. 딱 봐도 불량식품이다. 먹이면 배탈이 날 수도 있다. 아내에게 혼날 가능성 100% +@


"오~! 이게 뭐지? 전에 먹었던 뽀로로 보리차 아니야? 우~와 맛있겠다."

"이건 달콤한 빼빼로네. 아빠는 이거 사야지"


딸은 손에 집었던 것을 도로 놓고 나에게 뛰어든다. 나는 냉큼 결제를 하고 딸을 안고 나간다. 딸도 나도 기분이 좋다. 이런 것을 Win Win이라고 하나보다. 임무 완료!



4. 양보하면 더 좋은 조건을 제시

회사에서 초과근무가 30분 정도 필요한 사항. 퇴근 준비를 하는 직원에게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거 오늘 마무리해주면 내일 30분 일찍 퇴근에다 커피 한잔 살게요, 콜?

그리고 다음날 커피를 사면서 칭찬한다."고마워요. 어제 덕분에 잘 마무리했어요. 역시 최고!"


딸은 길에 과자를 먹으려고 할 때가 있다. 길에서 먹다 보면 옷에 묻고,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넘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집에 가서 먹여야 하는데, 떼를 쓰거나 울기 시작한다.


"자자~ 아빠 봐! 슈밍이가 잘 생각해봐. 지금 여기서 먹으면 한 개만 줄 거야. 대신 집에 갈 때까지 잘 기다리면 3개 줄게. 여기서 먹을래? 집에 가서 먹을래?"

 

당연히 집에 가서 먹어야지. 집에 도착해서는 반드시 칭찬한다.


"잘했어. 슈밍이가 잘 기다렸다. 그치? 아빠가 약속했으니깐 3개 줄게"

"아빠 말 잘 듣고 기다리니깐 더 좋지?"


마쉬멜로우 이야기처럼 내일 먹으면 5개 줄 게까지는 아직 통하지 않는다.


※ 육아, 연애, 영업 셋다 사람을 대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래서 한가지를 고민하다보면 세가지 다 도움이 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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